2.7kg 술병으로 남편 죽이고 "정당방위" 주장...'부동산 일타강사 살인사건'의 전말
2.7kg 술병으로 남편 죽이고 "정당방위" 주장...'부동산 일타강사 살인사건'의 전말
아내 주장 "이혼 요구하자 흉기 위협"
법과학 증거 앞에 거짓 들통
법원 "확인 사살하듯 머리만 가격" 징역 25년 선고

'부동산 일타강사' 최성진 씨가 생전 강의를 진행하는 모습. /'그것이 알고싶다' 유튜브 캡처
"난 너무 불쌍해. 돈 버는 기계, 이러다 죽으면 끝이잖아? 나도 편하게 살아보자."
한때 '부동산 일타강사'로 명성을 떨쳤던 최성진 씨가 생전 아내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다. "전세금 4억 원만 해달라. 나머지는 다 주겠다. 제발 자유를 달라"는 남편의 간절한 호소에 아내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그리고 그 침묵의 끝은 파국이었다.
10일 YTN 라디오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에서는 이혼을 요구하는 남편을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5년을 선고받은 '부동산 일타강사 살인사건'의 전말이 다뤄졌다.
2.7kg 담금주 병으로 '확인 사살'… "죽어도 상관없다"
비극은 1년 전인 2025년 2월 15일 새벽, 경기도 평택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했다. 50대 아내 함 모 씨는 말다툼 도중 거실에 있던 무게 2.7kg의 담금주 병으로 남편 최 씨의 머리를 수차례 내리쳤다. 최 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12시간 만에 숨졌다.
초기 수사 단계에서 경찰은 상해치사 혐의를 검토했다. 아내 함 씨가 "남편이 흉기로 위협해 방어하려다 벌어진 일"이라며 정당방위를 주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장의 혈흔과 법의학 증거는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방송에 출연한 김정기 변호사(로엘 법무법인)는 "경찰은 단순한 방어 과정이 아니라 살인의 고의가 명백하다고 판단해 혐의를 살인으로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혈흔 분석 결과, 남편은 서서 대치한 것이 아니라 바닥에 누운 무방비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공격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변호사는 "무거운 담금주 병으로 머리라는 치명적인 부위를 4회에서 10회 이상 반복해서 가격했다"며 "이는 '내가 이 사람을 죽게 할 수도 있겠다'는 것을 인지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고 강조했다.
"남편이 칼 들었다"던 아내… 지문 감식 결과 '0'
재판 과정에서 아내 함 씨는 줄곧 "남편의 외도가 의심됐고, 사건 당일 만취한 남편이 흉기를 들고 위협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 모든 주장을 거짓으로 판단했다.
김 변호사는 법원이 정당방위를 인정하지 않은 결정적 근거 세 가지를 제시했다.
첫째, 남편이 휘둘렀다는 흉기에서 남편의 지문이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둘째, 아래층 주민이 "망치질 소리가 10~20회 반복적으로 들렸다"고 증언했다. 이는 단발성 방어가 아니었음을 시사한다. 셋째, 부검 결과 남편의 혈액에서 알코올 성분이 거의 검출되지 않아 "만취 상태였다"는 주장도 탄핵당했다.
김 변호사는 "아내는 남편의 외도를 의심했으나 일방적인 주장일 뿐, 부정행위 증거는 전혀 없었다"며 "오히려 흉기 위협 주장은 허위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됐다"고 덧붙였다.
"돈 버는 기계"… 남편의 문자가 살인 고의 입증했다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데는 숨진 최 씨가 남긴 문자 메시지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최 씨는 "경제적으로 모든 것을 양보할 테니 제발 자유를 달라"며 이혼을 애원했다. 김 변호사는 "이 문자 메시지는 피고인의 범행 동기를 파악하는 결정적 열쇠"라고 분석했다.
김 변호사는 "남편은 평화적인 이혼을 원했으나 아내가 이를 거부하며 갈등이 깊어졌다는 점이 증명됐다"며 "이는 아내의 범행이 급박한 상황에서의 정당방위가 아니라, 이혼 요구에 대한 격분에 의한 살인임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증거가 된다"고 설명했다.
'신체 훼손' 강화도 사건은 무죄인데… 왜 이 사건은 유죄인가?
한편, 최근 아내가 남편의 신체 일부를 절단했던 '강화도 사건'에서는 살인미수 혐의에 대해 무죄가 선고된 바 있다. 흉기를 미리 준비해 찾아갔음에도 살인 의도가 인정되지 않은 것이다.
이에 대해 김 변호사는 "가장 큰 차이는 확고한 의지의 유지 여부"라고 짚었다. 강화도 사건의 경우, 아내가 남편에게 치명상을 입혔으나 남편이 생명에 위협을 느끼자 공격을 멈추고 구호 조치를 했다.
반면 이번 사건은 피해자가 저항 불능 상태가 되었음에도 확인 사살하듯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김 변호사는 "이미 의식을 잃은 피해자를 무거운 술병으로 10회 이상 가격한 것은 '죽어도 상관없다' 혹은 '죽이겠다'는 의도가 명확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1심 법원은 "범행 수법이 매우 잔혹하고 반인륜적이며, 피고인이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징역 25년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