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투어 대박난 줄 알았는데 정산금 0원?... 법원이 "0원 맞다"고 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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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투어 대박난 줄 알았는데 정산금 0원?... 법원이 "0원 맞다"고 한 이유

2026. 02. 05 10:26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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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월드투어 뒤 감춰진 정산 갈등

법원 "매출 축소 증거 없다"

월드투어 수익 정산을 둘러싼 아티스트와 소속사 분쟁에서 법원이 소속사 손을 들었다. 정산금 10억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셔터스톡

무대 위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세계를 누빈 아티스트 A씨. 그는 자신의 월드투어가 소위 '대박'을 쳤다고 확신했다. 업계 관행과 현장 분위기를 고려했을 때, 자신이 받아야 할 정산금은 최소 10억 원이 넘을 것이라는 계산이 섰다.


하지만 소속사 B사의 계산기는 전혀 다른 숫자를 가리키고 있었다. B사 측은 이번 투어로 A씨가 얻은 수익은 1억 6,000만 원에 불과하며, 이미 선급금으로 2억 원을 가져갔기 때문에 추가로 지급할 정산금은 없다고 맞섰다.


기대했던 10억과 통보받은 0원. 이 간극을 메우지 못한 A씨는 결국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법원은 냉정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1-2민사부(재판장 김용두)는 지난 1월 16일, A씨가 소속사를 상대로 제기한 출연료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터무니없이 적다" vs "증거 있나"


이번 사건의 핵심은 월드투어 수익의 진실이었다. A씨 측은 "피고(소속사)가 업계 상황에 비추어 터무니없이 낮은 수익금을 언급하면서 구체적인 정산 자료도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정산받아야 할 돈이 10억 원 이상이라며, 그중 일부인 1억 원을 우선 청구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심증이 아닌 입증을 요구했다. 법원은 "피고가 정산 의무를 다하지 않아 손해가 발생했다는 점은 이를 주장하는 원고(A씨)가 증명해야 한다"고 전제했다.


적자 난 서울 공연 땐 이의 없었다... 발목 잡은 과거 정산 내역


재판부는 소속사 B사의 손을 들어준 근거로 세 가지를 꼽았다.


첫째, 의도적 매출 축소 정황이 없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월드투어 정산자료 기재 매출이 원고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하더라도, 피고가 이를 의도적으로 축소했다고 볼만한 정황은 발견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둘째, 과거 정산 방식이다. 앞서 진행된 서울 공연의 경우, 비용이 매출을 초과해 적자가 났다. 당시 A씨와 다른 아티스트들은 이 손실액을 분담해 정산을 완료했고,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법원은 이를 두고 "피고의 기존 정산 방식 자체가 불합리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해석했다.


셋째, 자료 제출 충실성이다. A씨는 소속사가 수익금을 숨기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피고는 나름의 정산 내역 및 증빙자료를 제출한 것으로 보인다"며 A씨가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누락됐는지 입증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공연 성공했다고 수익 보장되는 건 아냐"


A씨는 민사소송법상 '손해액 산정 규정(제202조의2)'을 들어 법원이 적절한 손해액을 정해달라고도 요청했다. 구체적인 액수 증명이 힘들다면 법원의 재량으로라도 배상금을 정해달라는 취지였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마저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계약서상 "일정 수준 이상의 수익금을 보장한다"는 조항이 없었고, 단지 수익금의 일부를 정산하기로만 약정했기 때문이다.


법원은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정상적으로 계약이 이행됐을 경우 받을 수 있었던 정산금 상당의 손해가 발생했다는 사실 자체가 입증되지 않았다"고 못 박았다.


결국, 화려했던 월드투어의 피날레는 패소로 막을 내렸다. 이번 판결은 연예계 정산 분쟁에서 아티스트가 단순히 행사의 성공이나 추정 수익만으로는 소속사의 정산 내역을 뒤집기 어렵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다.


[참고] 서울중앙지방법원 제1-2민사부 2024나72416 판결문 (2026. 1. 16.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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