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동 필로폰 음료 사건’은 예고편이었나?...‘중국인-캄보디아-한국인' 구조 드러나
'대치동 필로폰 음료 사건’은 예고편이었나?...‘중국인-캄보디아-한국인' 구조 드러나
‘2023년 대치동 필로폰 음료’의 악몽, 캄보디아 ‘한국인 고문치사’로 이어졌나
‘중국인-캄보디아’ 범죄 커넥션의 검은 실체
캄보디아 프놈펜, 중국인 범죄조직의 한국인 표적화 허브로 부상

기사 내용 이해를 돕기 위해 만든 참고 이미지. /구글 제미나이
최근 캄보디아에서 고문을 당해 사망한 22세 한국인 대학생 사건이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2년 전 대치동 학원가에서 발생한 '마약 음료' 사건 역시 '캄보디아-중국인 범죄조직'이라는 연결고리에서 재조명되고 있다.
두 사건은 모두 캄보디아를 거점으로 한 중국인 범죄자들이 한국인을 표적으로 삼았다는 공통점을 보이며, 동남아시아 범죄 허브로서 캄보디아의 위험성을 부각시킨다.
대한민국 외교부는 10월 10일, 프놈펜에 대한 여행경보를 발령했으며, 조현 외교부 장관은 캄보디아 대사를 직접 초치해 강력한 대응을 요구했다. 이는 캄보디아 내 한국인 대상 범죄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으며, 국제 공조의 한계를 외교적 압박으로 돌파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2025년 보코르산 고문 살인 사건의 충격
2025년 8월, 캄보디아 캄포트주 보코르산 인근에서 한국인 관광객 박모(22세) 씨가 숨진 채 발견되었다. 그의 시신에서는 심한 고문으로 인한 심장마비 소견이 나타났다. 캄포트 지방법원은 이 사건의 용의자로 중국인 리싱펑(32세), 주런저(43세), 류하오싱(29세) 등 3명을 체포했으며, 이들은 폭력에 의한 살인 및 기술 시스템을 이용한 사기 혐의로 기소되었다.
박 씨가 일하던 빌라의 관리자였던 류하오싱의 체포로 이 사건이 단순 우발 범죄가 아닌, 취업 사기와 연계된 조직적 범죄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대한민국 외교부는 이 사건과 관련하여 캄보디아 내 한국인에 대한 취업 사기 및 구금 문제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캄보디아 정부에 즉각적이고 실질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2023년 대치동 필로폰 음료 사건, 프놈펜 연결고리
시간을 거슬러 2023년 4월, 서울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 행사를 가장해 학생들에게 마약 음료를 제공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범죄는 해외에 거점을 둔 보이스피싱 조직이 마약 범죄를 결합한 신종 수법으로, 미성년자에게 필로폰이 든 음료를 마시게 한 뒤 부모를 협박해 금품을 갈취하려 했다.
이 끔찍한 범죄의 배후에는 캄보디아 프놈펜에 은신처를 둔 필로폰 공급 총책, 중국인 A씨(39세)가 있었다. 대한민국 국가정보원은 캄보디아 경찰과의 긴밀한 정보 교류를 통해 2024년 4월 16일, 프놈펜의 은신처에서 A씨를 검거했다. 체포 현장에서는 필로폰 4kg과 제조 설비 등이 발견되어 한국으로의 송환 대신 캄보디아 현지 법에 따라 재판이 진행되었다.
2025년 1월, 캄보디아 1심 법원은 A씨에게 징역 26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국내에서 범행을 기획한 주범 이모 씨는 항소심에서 징역 23년을, 제조책 길모 씨는 대법원에서 징역 18년을 확정받았다.
중국인-캄보디아-한국인 피해 패턴의 구조화
두 사건은 캄보디아가 중국 조직범죄의 동남아시아 거점으로 기능하며 한국인을 표적화하는 구조적 패턴을 명확히 보여준다. '강남 마약 음료 사건' 판결문에 따르면, 이들 범죄집단은 총책, 관리책, 콜센터, 현금수거책 등 철저한 점조직 형태로 운영되며, 추적이 어려운 해외에 거점을 둔다. 마약 공급 총책이 프놈펜에 은신하고, 한국인 대학생이 캄포트주에서 살해된 것은 프놈펜과 그 인근 지역이 범죄 네트워크의 중추 역할을 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최근 캄보디아 내에서는 고수익 일자리를 미끼로 한국인을 유인한 뒤, 여권과 휴대전화를 빼앗고 사이버 사기 범죄에 강제로 동원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면 고문과 구타가 자행되며, 이는 2025년 8월의 비극적인 살인 사건으로까지 이어졌다. 2024년 10월, 한국의 한 방송사는 캄보디아 내 사기 조직에 대해 보도하며 "단순히 계좌 탈취를 넘어 처음부터 몸값을 노린 납치가 발생하고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국제 공조의 한계와 외교적 압박 강화
'강남 마약 음료 사건'에서 국정원이 캄보디아 경찰과 공조해 총책을 검거하고 중형을 이끌어낸 것은 국제 공조의 성공 사례로 평가된다. 국정원은 2024년 2월 출범한 '아시아 마약정보협력체(INTAC)' 등을 통해 마약·스캠·보이스피싱 등 국제범죄에 대한 공조를 강화할 방침이다.
그러나 이러한 성공은 예외적인 경우이며, 대부분의 사건에서 국제 공조는 심각한 한계를 드러낸다. 한국과 캄보디아 간 범죄인 인도 조약이 부재하고, 현지 사법 시스템의 부패 문제로 인해 용의자 신병 확보와 송환에 어려움이 많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조현 외교부 장관이 직접 캄보디아 대사를 초치한 것은,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외교적 채널을 총동원해 우리 국민을 보호하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두 사건의 재조명은 캄보디아를 거점으로 한 중국 조직범죄의 한국인 표적화가 구조화되고 있음을 경고한다. 소셜미디어를 통한 '고수익 해외 일자리' 제안 등은 인신매매 유인 수법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국민 개개인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동시에, 정부는 캄보디아 당국과의 실질적인 사법 공조 체계를 강화하고, 국정원-검찰-경찰 간 통합 대응 시스템을 구축하여 더 이상의 비극을 막아야 할 중대한 과제를 안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