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탄전까지 벌이며 한동훈 유심칩을 압수수색한 진짜 이유는⋯텔레그램 본인인증?
육탄전까지 벌이며 한동훈 유심칩을 압수수색한 진짜 이유는⋯텔레그램 본인인증?
"무리한 수사" 오명 쓰고 얻은 유심칩, 3시간 만에 다시 돌려준 검찰

채널에이 기자의 강요미수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수사팀은 대체 왜 몸싸움까지 불사하며 한동훈 검사장의 유심칩을 확보하려고 한 걸까. /연합뉴스⋅셔터스톡
채널에이 기자의 강요미수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검언유착' 수사팀. 한동훈 검사장의 유심(USIM)칩을 압수하는 과정에서 현직 검사장과 몸싸움까지 불사했다. 이후 "왜 이렇게까지 무리한 수사를 감행했는지"를 의아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휴대전화에 본인 인증용으로 삽입하는 유심칩 하나를 얻기 위해 치른 대가가 만만찮았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이번 수사로 어렵게 확보한 유심칩은 확보 3시간 만에 한동훈 검사장에게 돌려줬다. 검찰 관계자는 30일 로톡뉴스와의 통화에서 "유심칩에서 '스모킹건'이 나온 건 아니다"고 밝혔다. 결국 얻은 것도 없이 "무리한 수사를 했다"는 오명만 뒤집어쓴 셈이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직할대처럼 움직이고 있는 형사1부 수사팀은 대체 왜 이렇게까지 일을 벌였을까.
취재를 종합해보면 수사팀은 한동훈 검사장 명의의 유심칩을 이용해 한 검사장의 텔레그램 등 SNS에 접속하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 확보한 유심칩을 특정 공기계에 넣으면, 본인인증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해당 유심칩을 이용해 과거에 접속했던 텔레그램 등의 SNS 대화방 정보를 열람할 수도 있다고 한다.
텔레그램 대화방을 통해 성착취 영상을 제작하고 유포했던 '박사' 조주빈도 이런 방식으로 수사를 당했다. 당시 조주빈을 수사하던 경찰은 이를 통해 일부 증거물을 확인하기도 했다.
이를 위해 지난 29일 오전 10시 30분쯤, 경기도 용인시 법무연수원 용인분원에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 수사팀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곳의 연구위원으로 있는 한동훈 검사장의 휴대전화 유심칩을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사전에 알리지 않은 기습적인 압수⋅수색이었다. 한동훈 검사장은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할 때는 원칙적으로 미리 집행의 일시와 장소를 피의자 등에게 통지해야 하는데 왜 하지 않았느냐"는 취지로 항의하면서 "변호사가 올 때까지 (압수수색을) 기다려달라"고 했다.
이에 정진웅 형사1부장은 "'급속을 요하는 때'에는 그런 통지를 생략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한 검사장이 "급속을 요한다는 근거가 무엇이냐" 물었고, 정 부장검사는 "수사팀의 재량"이라고 답했다고 전해졌다.
실제로 형사소송법 제122조에 따르면 '급속을 요하는 때'에는 예외로 둘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은 지난 2012년 "압수·수색영장 집행 사실을 미리 알려주면 증거물을 은닉할 염려 등이 있어 압수·수색의 실효를 거두기 어려울 경우라고 해석함이 옳다"고 '급속을 요하는 때'를 판시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정진웅 부장검사가 이끄는 수사팀은 압수수색의 대상인 유심칩이 은닉될 염려가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압수수색 영장 집행의 시점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 한동훈 검사장에 대한 유심칩 압수수색 영장은 지난 23일 발부됐다. 일주일 전쯤 발부된 것이다.
그런데도 집행은 그보다 6일이나 지난 29일 이뤄졌다. 은닉이 우려됐다면 발부와 동시에 집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