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문혁 교수의 '모르면 후회할 법 이야기'(28)] 남의 부동산을 사용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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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문혁 교수의 '모르면 후회할 법 이야기'(28)] 남의 부동산을 사용하려면?

2021. 12. 08 17:08 작성2021. 12. 24 11:35 수정
호문혁 교수의 썸네일 이미지
homoon@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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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익물권-지상권, 지역권, 전세권

사용과 수익을 위한 물권에는 지상권과 지역권, 전세권이 있다. /셔터스톡

물권 중에서 소유권은 대상인 물건을 완전히, 즉 사용가치와 교환가치 모두를 지배할 수 있는 권리인데 점유권 이외의 그 밖의 물권은 특정의 목적을 위해서만 제한적으로 그 물건을 지배할 수 있는 권리여서 이를 제한물권이라고 한다. 제한물권에는 사용가치만을 지배하는 용익물권과 교환가치만을 지배하는 담보물권이 있다. 용익물권(用益物權), 즉 사용과 수익을 위한 물권에는 지상권과 지역권, 전세권이 있다.


지상권(地上權)은 타인의 토지에서 건물 등의 공작물이나 수목을 소유하기 위하여 그 토지를 사용할 수 있는 권리이다. 이춘풍이 풍광이 좋은 허생원의 토지에 정자를 지으려고 그 토지를 사용하기 위해서 그 토지를 채권계약으로 임차하는 수가 많지만, 건물 등의 공작물이나 수목같이 장기간 사용, 수익하는 물건을 소유할 경우에는 안정적인 토지 사용이 보장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하여 물권의 하나인 지상권 제도가 마련되었다.


지상권은 지상권설정계약 없이 법률의 규정으로 설정되는 경우도 있다. 한 사람이 건물과 그 대지를 모두 소유하다가 어떤 사정으로 건물과 대지의 소유자가 달라지는 경우가 있다. 이춘풍이 자기 토지에 정자를 지었는데, 김선달에게서 빌린 돈을 갚지 못해 정자가 경매가 되어 허생원이 정자의 새로운 소유자가 되었을 경우인데, 정자의 새로운 소유자 허생원이 이춘풍의 대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법률의 규정으로 이춘풍이 허생원을 위해서 그 토지에 지상권을 설정한 것으로 인정한다(법정지상권). 우리 법원에서는 경매가 아닌 부동산 매각 등으로 소유자가 달라진 경우에는 관습상의 지상권을 인정한다.


지상권의 존속기간은 소유하려는 물건이 견고한 건물이나 수목인 경우에는 30년, 그 밖의 건물일 때에는 15년, 건물 이외의 공작물이면 5년 이상이어야 한다. 소유할 건물 등의 공작물의 종류와 구조를 정하지 않았으면 그 지상권의 존속기간은 15년이 된다.


지역권(地役權)은 자기 토지의 편익을 위해서 남의 토지를 이용하는 권리이다. 주로 자기 토지로 통행하기 위하여 남의 토지를 이용하거나 자기 토지에 물을 끌어 쓰기 위해서 남의 토지를 이용하는 데에 쓰인다. 편익을 얻는 토지를 요역지(要役地), 또는 편익필요지라고 한다. 편익을 주는 토지는 승역지(承役地), 또는 편익제공지라고 한다. 편익제공지의 소유자 등 이용자는 지역권자인 편익필요지 소유자의 이용을 받아들이고 자신은 지역권자의 이용을 방해하지 않도록 이용을 제한할 의무를 부담한다.


전세권(傳貰權)은 전세금을 지급하고 타인의 부동산을 사용·수익하고, 전세권이 기간 만료 등으로 소멸하면 그 부동산으로부터 전세금의 우선변제를 받을 수 있는 권리이다. 이춘풍이 허생원의 집에 전세금으로 3억원의 목돈을 지급하고, 전세권 등기를 하여 세 들어 살고, 기간이 끝나면 전세금 3억원을 다시 받아서 나가는 것이다. 만일 전세기간이 만료했는데 허생원이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하면 이춘풍이 그 집을 경매하여 전세금을 우선적으로 받아갈 수 있다. 외국에서 일반적으로 이용하는 월세로 주택을 임대차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우리나라의 독특한 제도이다.


전세금을 내고 남의 집에 세 들어 사는 방법은 전세권 외에 주택임대차계약의 일종인 채권적 전세도 있다. 실제로 목돈이 있는 사람은 전세를 이용하고, 목돈이 없는 사람은 달마다 월세를 내고 거주하는 사글세를 널리 이용하였고, 근래에는 전세와 사글세를 겸한 반전세도 많이 이용된다. 그러나 세입자들의 장기간 거주도 확보되지 않고, 보증금의 반환도 담보가 되지 않아 세입자 보호가 매우 취약했다. 그럼에도 오랫동안 물권으로서의 전세권은 잘 이용되지 않았는데, 이제는 채권적 전세도 등기를 할 길이 열려 전세금 반환에서 우선권을 갖게 되어 세입자 보호가 더욱 강화되었고, 이를 계기로 등기가 필수라는 관념이 널리 퍼져 전세권 이용도 활발해졌다.


요새 내 집 마련이 어려워졌다고 난리가 났다. 유럽처럼 세입자들이 목돈 없이 장기간 안심하고 품질 좋은 주택에서 살 수 있는 여건은 언제나 마련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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