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40억 내주고도 웃은 최태원?…법조계 "4조 아낀 실리적 판정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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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40억 내주고도 웃은 최태원?…법조계 "4조 아낀 실리적 판정승"

2026. 07. 28 13:53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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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주식 가치 산정 기준일 2년 전으로 적용

재산분할액 5조→9440억 축소

사진은 지난달 15일 2차 조정 기일에 출석하는 최 회장과 노 관장 모습. /연합뉴스

9440억이라는 역대급 재산분할 판결이 나왔지만, 숨은 법리를 뜯어보면 실리를 챙긴 건 최태원 SK그룹 회장이었다.


지난 24일 법원은 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파기환송심에서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현금 9440억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노 관장의 기여도가 33%라는 높은 비율로 인정됐음에도 불구하고, 법조계에서는 이번 판결을 최 회장 측의 판정승으로 분석했다.


손수호 변호사는 27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명분은 노소영, 실리는 최태원"이라며 그 이유를 2가지로 요약했다.


5조 될 뻔한 분할금, 4조 가른 '가액 산정 기준일'


가장 결정적인 승부처는 재산분할 대상인 최 회장 보유 주식(SK주식회사 등)의 가액 산정 기준일이었다. 우리 법은 원칙적으로 사실심(1심과 2심) 변론 종결일 당시의 가액을 기준으로 재산분할 가치를 판단한다.


이 사건의 2심 변론 종결일은 두 개였다. 대법원으로 가기 전인 2024년 4월 16일과, 대법원 파기환송 후 다시 열린 재판의 종결일인 2026년 6월 26일이다.


노 관장 측은 파기환송심의 종결일인 2026년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주당 80만 원으로, 재산분할액은 무려 5조에 달한다.


하지만 재판부는 2024년 4월을 기준으로 판단해 주당 16만 원을 적용했다.


손수호 변호사는 "이혼은 이미 확정됐고 재산 분할만 남은 상태"라며 "대법원 판례에 따라 재판상 이혼이 확정된 후 재산 분할을 청구한 경우 먼저 확정된 이혼 소송의 사실심 변론 종결일을 기준으로 정한다"고 설명했다.


이혼 후 주가가 폭등하거나 폭락하는 등 예외적으로 가치 변동을 반영해주는 조항이 있지만, 법원은 SK 주가 5배 상승이 외부적 요인이 아닌 최 회장의 경영적 기여 때문이라고 보아 예외를 인정하지 않았다.


노태우 비자금 300억, 불법원인급여 철퇴


환송 전 재판에서 가장 뜨거운 쟁점이었던 노태우 비자금 300억 역시 이번 재산분할 판단에서 철저히 배제됐다. 노 관장 측은 이 비자금 메모를 근거로 그룹 성장의 종잣돈이 되었다고 주장해 왔다.


재판부는 대법원의 파기 취지에 따라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손수호 변호사는 "대법원은 설령 300억을 받았다고 가정하더라도 이는 불법원인급여(뇌물 등 불법적인 원인으로 제공한 재산)이기 때문에 분할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봤다"고 짚었다.


국가의 보호를 받을 수 없는 불법 자금을 재산분할 기여도 근거로 삼을 수 없다는 명확한 법리적 선 긋기다.


과거 특혜 논란이 일었던 SK텔레콤 인수 역시 김영삼 정권 시절인 1994년 경쟁 입찰에서 최고가를 써내 합법적으로 인수했음이 확인됐다.


이번 판결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굴지 기업의 지배구조와 직결되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양측의 주장 차이가 4조에 이르는 만큼, 판결문 송달 이후 다시 한번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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