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아동수당을 게임에 탕진하는 동안, 14개월 쌍둥이는 배고파서 벽에 머리를 찧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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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아동수당을 게임에 탕진하는 동안, 14개월 쌍둥이는 배고파서 벽에 머리를 찧었다

2026. 02. 04 17:23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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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유값으로 게임 아이템 구매한 아빠

아빠는 배달 음식, 14개월 쌍둥이는 맨밥에 물

친부 징역 1년 6개월 실형

14개월 쌍둥이를 굶기고 방치한 친부에게 징역 1년 6개월이 선고됐다. 출산지원금은 아이가 아닌 게임에 쓰였다. /셔터스톡

새벽녘, 정적을 깨고 쿵, 쿵, 쿵 하는 둔탁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단순한 소음처럼 들렸던 이 소리의 실체는 참혹했다. 14개월 아기들이 극심한 배고픔을 견디다 못해 벽에 머리를 찧으며 보내는 신호였기 때문이다.


광주지방법원 장찬수 판사는 최근 아동복지법 위반(아동유기·방임) 혐의로 기소된 친부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친모 B씨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도대체 그 집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아빠의 밤샘 게임, 멈춰버린 아이들의 시간


2025년 1월, 전남 나주의 한 아파트. 엄마 B씨가 짐을 싸서 집을 나갔다. 남편의 실직 문제와 육아 스트레스로 다투다 친정으로 가버린 것이다. 남겨진 건 27개월 된 첫째와 14개월 된 쌍둥이 형제, 그리고 아빠 A씨뿐이었다.


엄마가 떠난 후, 아빠 A씨는 밤새도록 컴퓨터 앞에 앉아 게임을 했고, 해가 뜨면 잠을 잤다.


아이들의 식탁은 참혹했다. 14개월 쌍둥이는 하루에 최소 600~800ml의 분유를 먹어야 했지만, 아빠는 분유를 주지 않았다. 이유식도 없었다. 하루에 딱 한 번, 맨밥에 참치 통조림과 간장, 참기름을 비벼 주는 게 전부였다.


그마저도 귀찮아지자, 2월부터는 반찬도 없이 맨밥에 물을 말아 하루 한 끼를 때우게 했다.


돈이 없어서였을까? 아니었다. 출산장려금과 아동수당은 아이들의 분유통이 아닌, 아빠의 게임 계정으로 들어갔다. A씨는 정부 지원금으로 게임 아이템을 결제했고, 자신이 먹을 배달 음식을 시켰다.


배가 고파서 벽을 들이받은 쌍둥이들


집안은 거대한 쓰레기장으로 변했다. 3개월 동안 청소를 하지 않아 바닥엔 물건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고, 악취가 진동했다. 아이들이 소변을 본 침구는 세탁되지 않아 얼룩과 지린내가 가득했다. 손톱을 깎아주지 않아 아이들의 손은 엉망이었다.


극한의 굶주림은 본능적인 이상행동으로 이어졌다. 3월 초순경 새벽 시간, 배가 너무 고팠던 쌍둥이들은 이상한 행동을 보이기 시작했다. 배고픔의 고통을 이기지 못해 스스로 벽에 머리를 수차례 찧은 것이다.


> "피해아동 쌍둥이들이 새벽에 배가 고파 벽에 머리를 수 회 찧는 등 이상행동을 보이고..." (판결문 중)


벽을 쿵쿵 들이받는 소리에 아랫집 주민이 올라와 항의했지만, 아빠 A씨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는 아이들을 달래지도, 밥을 주지도 않고 그저 방치했다. 그렇게 아이들은 2025년 3월 24일 응급 구조될 때까지 3개월간 지옥 같은 시간을 견뎌야 했다.


법원의 심판 "비난 가능성 매우 높다"


재판에 넘겨진 부부. 친모 B씨는 "남편이 아이들을 제대로 돌보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화가 나서 나갔다"고 진술했다. 그녀는 아이들이 있는 집과 가까운 같은 아파트 단지 내 친정에 머물면서도, 구조될 때까지 아이들을 한 번도 들여다보지 않았다.


재판부는 엄중히 꾸짖었다. 장찬수 판사는 판결문을 통해 "피고인 A씨(친부)는 방임의 정도가 매우 중하여 비난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며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친모 B씨에 대해서는 "다투었다는 이유만으로 친모로서의 의무를 저버린 점은 비난받아 마땅하다"면서도, 반성하고 있고 앞으로 아이들을 보호하겠다고 다짐한 점을 참작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참고] 광주지방법원 2025고단1959 판결문 (2025. 7. 9.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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