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릴로 양손 뚫고 스스로 십자가에 매달렸다…국과수도 놀란 문경 십자가 사건의 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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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릴로 양손 뚫고 스스로 십자가에 매달렸다…국과수도 놀란 문경 십자가 사건의 전말

2026. 01. 30 10:49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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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어린이날 무렵 발견된 충격적 시신

경찰·국과수 "제3자 개입 없는 단독 자살"

초인적 고통 참아낸 종교적 신념

십자가에 매달려 숨진 김모(58)씨가 발견된 경북 문경시 농암면의 한 폐석장. 2011년 5월 4일 촬영된 사진. /연합뉴스

2011년 5월 1일, 경상북도 문경의 한 폐채석장에서 인간의 상식을 뛰어넘는 기괴한 현장이 발견됐다. 높이 187cm의 십자가에 한 남성이 못 박혀 숨진 채 매달려 있었던 것이다.


흰 속옷 차림에 머리에는 가시 면류관을 쓰고, 양손과 발은 대못에 관통당한 상태였다. 오른쪽 옆구리에는 흉기에 찔린 상처까지 남아 있어, 성경 속 예수의 십자가 수난을 완벽하게 재현한 모습이었다.


사건 초기, 대중과 수사기관은 "혼자서 이런 행위가 가능한가"라는 강한 의문을 품었다. 타살 혹은 조력자가 있을 것이라는 의혹이 빗발쳤다. 그러나 법과학과 수사 결과가 가리킨 진실은 더욱 충격적이었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재연한 남성의 시신 발견 당시 모습. /'그것이 알고싶다' 유튜브 캡처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재연한 남성의 시신 발견 당시 모습. /'그것이 알고싶다' 유튜브 캡처


골고다 언덕이 된 폐채석장

숨진 김 모(당시 58세) 씨는 택시기사 출신으로 평소 종교에 깊이 심취해 있던 인물이었다. 시신 앞에는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도록 거울이 놓여 있었고, 탁상시계도 발견됐다.


십자가 위에는 '유대인의 왕(INRI)'이라고 쓴 패까지 걸려 있어, 그가 단순한 자살이 아니라 부활을 꿈꾸며 예수의 죽음을 모방하려 했음이 드러났다.


현장은 치밀하게 계획되어 있었다. 김 씨의 차량과 거주지에서는 십자가 제작 도면과 실행 계획이 적힌 메모, 망치, 핸드드릴 등 공구들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그는 사건 발생 전 형에게 돈을 송금하고 남은 돈을 기부하는 등 신변을 정리한 상태였다.


스스로 십자가에 오르다... 국과수의 재구성

가장 큰 미스터리는 "양손을 못에 박은 상태에서 어떻게 나머지 손을 박았느냐"는 것이었다. 국과수와 경찰은 현장 증거와 김 씨의 메모를 토대로 사건을 재구성했고, 제3자의 개입 없이 혼자서도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실행 과정은 초인적인 고통을 수반했다.


  1. 발 고정: 김 씨는 십자가에 올라가 발등에 직접 못을 박아 고정했다.
  2. 몸 고정: 끈을 이용해 허리와 목을 십자가에 묶어 상체가 떨어지지 않게 지탱했다.
  3. 옆구리 자해: 흉기로 자신의 오른쪽 복부를 찔러 예수의 성흔을 재현했다.
  4. 손 천공: 가장 결정적인 단계로, 김 씨는 망치로 못을 박은 것이 아니라 '전동 드릴'을 사용해 자신의 양손에 구멍을 뚫었다.
  5. 최후의 거행: 미리 십자가 양쪽에 박아둔 못에, 드릴로 뚫은 손 구멍을 끼워 넣으며 십자가형을 완성했다.


결국 사인은 과다출혈이 아닌, 매달린 자세로 인한 질식사(저산소성 뇌손상)로 추정됐다.


"조력자는 없다"... DNA가 말해준 진실

사건의 기괴함 때문에 최초 목격자 주 모 씨가 조력자가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주 씨가 과거 종교 관련 카페를 운영했고 김 씨와 만난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찰 수사 결과, 두 사람의 교류는 2008년 이후 끊긴 상태였으며 현장의 면봉, 칼, 끈 등 모든 증거물에서 김 씨의 DNA만 검출됐다. 약물 검사에서도 독극물이나 마비 성분은 검출되지 않았고, 실행 도중 고통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신경안정제 성분의 심장약만 발견됐다.


경찰은 김 씨가 종교적 신념으로 육체적 고통을 승화시키며 단독으로 행위를 감행했다고 판단, 사건을 자살로 종결했다. 14년이 지난 지금도 이 사건은 한국 범죄 사상 가장 미스터리하고 충격적인 단독 자살 사건으로 기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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