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취해 새벽 3시에 우리 집 도어락 누른 이웃…주거침입죄 될까?
술 취해 새벽 3시에 우리 집 도어락 누른 이웃…주거침입죄 될까?
같은 동 주민, 층수 착각 주장

술에 취해 10분간 문고리만 잡고 있었더라도 침입 의사가 인정되면 주거침입죄가 성립할 수 있다. /셔터스톡
A씨는 새벽 3시, 도어락 비밀번호를 누르고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 문밖의 인물은 A씨의 물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10분이 넘도록 현관문을 강제로 열려고 시도했다.
경찰 출동 후 붙잡힌 범인은 술에 취한 이웃 주민 B씨였다. 경찰은 그를 집으로 돌려보냈지만 A씨의 공포는 사라지지 않았다.
단순한 술주정으로 치부하기엔 너무나 무서웠던 그날의 기억. A씨는 이웃 주민 B씨를 법적으로 처벌할 수 있을까?
"술 취해 착각했다"는 주장, 법정에서도 통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A씨는 B씨를 주거침입미수 혐의로 고소할 수 있다.
변호사들은 실제로 문을 열고 들어오지 못했더라도, 비밀번호를 누르고 문손잡이를 잡아당긴 행위는 주거의 평온을 해치는 실행의 착수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법적으로 주거침입죄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으며, 미수범도 처벌 대상이다.
다만 가장 큰 쟁점은 B씨의 고의 여부다.
법무법인 오른 백창협 변호사는 “B씨 입장에서는 집을 착각했다는 항변, 즉 고의성을 부정할 수도 있는 사안”이라고 짚었다.
법률사무소 나인 신승호 변호사는 “변호사 조력 없이 홀로 고소할 경우 수사기관은 이를 범죄가 아닌 단순 주취 해프닝으로 치부해 불송치 결정을 내릴 위험이 매우 크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술에 취해 집을 착각했다는 주장이 언제나 통하는 것은 아니다. 변호사들은 A씨가 집 안에서 누구냐고 묻고 제지했는데도 B씨의 행동이 계속된 점에 주목했다.
이는 단순 실수를 넘어 미필적 고의가 인정될 수 있는 대목이다.
법무법인 채비 홍은영 변호사는 “영상에 집 안에서 누구인지 묻거나 문 치지 말라고 하는 목소리가 담겨 있고 그 이후에도 계속 시도했다면, 적어도 그 시점부터는 자기 집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볼 여지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고소 결심했다면…영상·CCTV 등 증거 확보가 우선
B씨를 고소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증거 확보가 급선무다. 다수 변호사들은 A씨가 직접 촬영한 영상과 112 신고 기록이 고의성을 입증할 핵심 증거라고 강조했다.
법무법인 약속 조범수 변호사는 “현재 촬영한 영상은 원본 그대로 보관하고, 112 신고내역과 당시 신고 녹취도 확보해 두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특히 복도나 엘리베이터 CCTV 영상은 보존 기간이 짧아 서둘러야 한다.
법무법인 태강 정윤 변호사는 “실무적으로는 영상 원본, 112 신고내역·녹취, 도어락 기록, 현관 주변 CCTV 여부를 확인하고 고소장에 기재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