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식비 1400만원 꿀꺽한 '평택 반도체' 현장소장?...돈 받아낼 수 있을까?
숙식비 1400만원 꿀꺽한 '평택 반도체' 현장소장?...돈 받아낼 수 있을까?
개인사업자라 노동청도 외면…지급명령 신청했는데, 그 다음은 뭘 해야 하나

경기도 용인시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단 공사현장 / 연합뉴스
평택 반도체 업체 현장에서 개인사업자로 팀을 이끌던 A씨. 현장 책임자인 B부장이 팀원들 숙식비 지급을 미루다 결국 연락을 끊었다. A씨가 대신 내준 돈을 포함해 떼인 금액만 1400만원대에 달한다.
근로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고용노동부의 도움도 받지 못했다. 일단 법원에 지급명령을 신청했지만, 상대방이 카카오톡조차 읽지 않는 상황. A씨는 막막하기만 하다.
과연 A씨는 떼인 돈을 무사히 돌려받을 수 있을까?
개인사업자라는 이유로 '임금체불' 아닌 '민사 채무'로
A씨는 평택의 한 반도체 업체 현장에서 개인사업자 신분으로 팀원들과 함께 일했다. 월급은 업체에서 직접 받았지만, 팀원들의 숙식비는 현장 B부장이 정산해주는 구조였다.
그러나 B부장은 숙식비 약 1400만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A씨는 우선 자기 월급으로 팀원들의 숙식비를 해결해야 했다. B부장은 돈을 주겠다며 기다려달라고 하더니, 이제는 연락조차 받지 않는다.
A씨는 고용노동부를 찾았지만 “도와줄 수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 변호사들은 A씨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닌 개인사업자 신분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디센트 법률사무소 임호균 변호사는 “개인사업자 간 용역대금 미지급은 근로기준법상 임금체불이 아니라 민사상 채권·채무 관계로 다투게 된다”며 “고용노동부에서 도움을 받기 어려운 이유”라고 설명했다.
지급명령 신청이 끝 아냐…상대 이의신청하면 정식 소송으로
결론부터 말하면 A씨가 돈을 돌려받을 방법은 있다. A씨는 이미 법원에 지급명령을 신청해뒀다. 지급명령은 법원이 채권자의 신청만으로 채무자에게 돈을 갚으라고 명령하는 간이 절차다.
만약 B부장이 지급명령 서류를 받고 2주 안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지급명령이 확정된다. 확정된 지급명령은 판결문과 같은 효력을 가지므로, A씨는 이를 근거로 즉시 강제집행에 나설 수 있다.
문제는 B부장이 이의를 신청하는 경우다. 클리어 법률사무소 김동훈 변호사는 “상대방이 이의신청을 제기하면 사건은 정식 민사소송으로 전환되므로 철저한 법리적 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소송으로 전환되면 A씨가 B부장에게 돈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직접 입증해야 한다.
제이디종합법률사무소 전종득 변호사는 “‘돈을 주겠다’는 내용이 담긴 카카오톡 대화나 통화 녹음, 미지급 내역, 팀원 숙식비를 대신 내준 이체 내역 등이 핵심 증거가 된다”고 조언했다.
연락 끊긴 상대방 재산, 어떻게 찾아내 압류하나
B부장이 계속 연락을 피하며 재산을 빼돌릴 가능성도 있다. 이 때문에 변호사들은 지급명령 결과만 기다릴 게 아니라 선제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법무법인 도모 김상훈 변호사는 “상대방이 연락을 피하는 상황에서는 재산 은닉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지금 바로 상대방의 재산에 가압류를 병행하여 채권 확보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지급명령이 확정되거나 소송에서 이기면 B부장의 재산을 찾아 강제집행을 할 수 있다.
법무법인 심 심규덕 변호사는 “확정된 지급명령으로 상대방의 예금계좌, 급여채권, 부동산 등을 압류할 수 있다”며 “실제 회수를 위해서는 재산조회가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