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m 대형수조가 '펑' 터졌다…업체 과실? 주인 과실? 변호사와 따져봤다
2m 대형수조가 '펑' 터졌다…업체 과실? 주인 과실? 변호사와 따져봤다
가정집에 설치된 8자 대형 수조 '파열'
아랫집에 그 아랫집까지 대대적인 침수 피해
수조 결함 vs. 설치 환경 문제⋯누구 과실 더 클까 따져보니

일명 '8자 수조'로 불리는 대형 수조가 집 안에서 산산조각이 났다. 이로 인해 흘러넘친 물은 아랫집과 그 아랫집까지 침수시켰다. 이 대형 사고의 책임은 누가 져야 하는 걸까? /온라인커뮤니티 캡처
경기 평택의 한 아파트가 말 그대로 '물바다'가 됐다. 가정집 거실에 설치돼 있던 대형 수조가 터져버렸기 때문이다.
해당 수조는 너비 2.4m·높이 1.2m·깊이 0.9m로, 일명 '8자 수조'로 불린다. 부피를 계산했을 때 많게는 2~3톤까지도 수용 가능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번 사고로 인해 수조를 설치한 집은 물론, 아랫집에 그 아랫집까지 대대적인 침수 피해를 입었다. 추정되는 피해 복구액만 5000만원을 훌쩍 넘는다.
엄청난 피해 앞에 책임 공방이 이어졌다. 수조를 설치한 당사자 A씨는 "제품을 구매한 지 2년도 안 돼 사고를 당했다"며 "애초부터 수조에 결함이 있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해당 수조를 제조·설치한 업체는 "수조가 설치돼 있던 마룻바닥이 큰 격차로 꺼져 있었다"며 사후 관리의 문제라고 반박했다.

이 물바다 사건의 책임은 누가 지게 될까? 로톡뉴스가 변호사들과 함께 사건의 면면을 검토해봤다.
뜻밖의 사고를 당한 A씨로선 억울할지 몰라도 법적으로 보면 유리한 상황은 아니었다. 일단, A씨가 수조로 인해 마룻바닥이 꺼지고 있음을 수개월 전부터 인지하고 있었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였다.
A씨가 처음 수조를 설치한 건 지난 2020년 8월경. 그는 후에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마룻바닥이 걱정된다" "수평이 맞지 않는다" 등의 언급을 해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큰맘 먹고 산 수조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우려하는 마음에 글을 계속해서 올렸던 것이다.
법무법인 대웅의 김민기 변호사는 "A씨가 수조를 설치하고 마룻바닥이 꺼지는 현상이 있음을 알고 있는 상태였다"면서 "수조 업체 측은 수평이 1cm 이상 차이 나면 위험하다는 사실을 알렸다고 하는데, 이 점도 중요하다"고 짚었다.
A씨가 이런 꺼짐 현상을 알고 있었음에도,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실질적인 대처가 없었다면 A씨의 과실이라는 것.

법률사무소 에스제이파트너스의 옥민석 변호사 역시 "A씨는 이전부터 마룻바닥이 꺼지는 현상을 인지하고 이에 대해 업체에 문의했다"며 "이때 업체가 그 위험성에 대해 고지한 상황이라면 조치를 취하지 않은 A씨의 책임이 크다"고 설명했다.
법률 자문

법무법인 정향의 유진영 변호사도 "A씨는 바닥 꺼짐과 관련해 수조업체 측에 문의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이런 염려에도 불구하고 수조 업체 측이 '그 정도로는 깨질 일 없으니 걱정말라'는 식으로 대응한 것이 아닌 한 A씨 책임이 더 크게 인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수조업체 측의 과실이 아예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변호사들은 말했다. 일단 유진영 변호사는 "일반 가정에 이런 대형수조를 설치하겠다고 했을 때, '하중을 견디기 어려울 것'이라는 등 위험성을 고지했어야 한다"고 했다. 만약, 이런 설명을 했다는 사실을 입증하지 못한다면 업체 측 역시 일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봤다.
법무법인 명재의 하나 변호사도 "A씨의 수조를 설치할 당시, 업체 측이 충분한 주의 안내와 설치 환경 등에 대한 적절한 설명을 했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지금까지 알려진 상황을 종합했을 때는 업체 측 과실보다는 설치자인 A씨 측 과실이 더 크게 인정될 것으로 봤다. 하나 변호사는 "A씨의 인터뷰에 따르면, 10년 넘게 키운 물고기가 있다는 것을 봐서는 해당 분야에 대해 이해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르면 업체 측보다는 A씨 측 책임이 더 크다고 볼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변호사들은 "수조가 깨지면서 발생한 각종 침수 피해도 일단 A씨가 배상해야 한다"고 했다. 만약 A씨가 자가가 아닌 전셋집에 살고 있다면, 피해를 본 아랫집과 그 아랫집뿐만이 아니라 집주인에 대해서도 배상해야 한다.

유진영 변호사는 "만약 A씨가 임차인이라면 빌린 목적물을 정상적인 용도로 사용하고, 돌려줄 때는 원상회복할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임대인 입장에선 가정집에 대형 수조가 설치되리라고 예상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정상적인 임대차 목적으로 볼 수 없는 만큼, 침수로 인해 발생한 배상 책임과 더불어 마룻바닥 꺼짐 현상 역시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다품 법률사무소의 한지은 변호사도 "민법 제758조에 따르면, 공작물(工作物)을 설치했다가 하자 등이 발생한 경우 1차적 책임은 점유자(A씨)가 져야 한다"면서 "이 사건 역시 수조를 설치하면서 아랫집 등에 피해가 발생한 만큼 A씨가 직접 책임을 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사고 원인이 수조 자체의 결함인지, 관리 소홀로 인한 문제인지와는 무관하게 아랫집 등이 입은 손해는 일단 A씨에게 배상 책임이 있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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