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5년 전에 돌아가셨는데…밀린 주차비 4000만원을 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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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5년 전에 돌아가셨는데…밀린 주차비 4000만원을 내라고요?

2022. 07. 31 13:25 작성2022. 07. 31 13:38 수정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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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급명령서 받고 2주 내 법원에 이의신청해야⋯소멸시효 최대 3년

5년 전에 돌아가신 아버지 차량 앞으로 밀린 주차비 4000만원을 내라는 지급명령서가 날아왔다. /셔터스톡

최근 A씨는 법원으로부터 지급명령서 한 통을 받았다. 5년 전에 돌아가신 아버지 차량 앞으로 주차비 4000만원이 밀려 있다는 내용이었다. A씨는 아버지가 돌아가실 당시만 해도, 주변을 살필 경황이 없어 그런 차량이 있는지조차 확인하지 못했다. 그런데 장례를 치른 지 5년이나 지나서 주차비로만 수천만원이 청구된 것이다.


A씨는 해당 주차비가 부풀려진 건 아닌지, 이 돈을 정말 다 내야 하는 건지 고민이 든다. 막막하기만 한 A씨가 변호사 도움을 구했다.


2주 내 이의신청 '필수'⋯채무부존재 주장해야

먼저 변호사들은 "A씨가 서둘러 법원에 이의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씨가 받은 '지급명령'은 채권자의 신청에 따라 상대방인 채무자를 심문하지 않고, 그 지급을 명하는 간이 소송 절차라서다.


법률사무소 수율의 황보민 변호사는 "지급명령은 송달받은 날로부터 2주 이내에 이의신청하지 않으면 그 내용이 확정된다"고 설명했다. 지급명령에 적법한 이의신청이 있으면 소송으로 책임 여부를 다툴 수 있지만, 별도의 이의신청이 없을 경우 채권자의 주장대로 지급명령이 그대로 확정된다는 것이다.


법무법인(유) 효성의 서동민 변호사는 "법원에서 지급명령서를 보냈더라도 이는 확정된 판결이 아니다"라며 "상대방 측 청구에 이의를 제기해 채무부존재 판결을 받아야 할 사안"이라고 짚었다.


특히, 변호사들은 "이미 주차비를 청구할 수 있는 기한 자체가 지났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법이 정해둔 채권의 소멸시효 때문이다.


법률사무소 은강의 장은민 변호사는 "자리를 빌려주고 받는 돈인 대석료는 민법 제164조에 따라 소멸시효가 1년"이라고 말했다. 민법 제164조 제1호는 음식점 비용이나 숙박료, 대석료 같은 소비성 채권은 1년간 권리를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시효가 완성되는 채권으로 분류하고 있다.


법무법인 다산의 김춘희 변호사는 "민법 제163조 제1호에 따라서 주차료를 일정한 '사용료'로 구분하더라도 소멸시효는 최대 3년"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반해 주차장 측이 이미 5년 넘게 채권을 행사하지 않았으니, 그 권리가 박탈됐을 거라는 지적이었다.


이어 김춘희 변호사는 "더욱이 주차비가 4000만 원이 나올 때까지 법적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권자의 태도는 '권리남용' 내지 '신의칙상' 문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짚기도 했다. 설령 주차비 채권이 인정되더라도, 채권자에게도 책임이 있는 만큼 상당 부분 감액을 주장할 수 있을 거라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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