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차별 폭행 당하는 여성 보고도 자리 떠난 경찰…법적 책임 물을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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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차별 폭행 당하는 여성 보고도 자리 떠난 경찰…법적 책임 물을 수 있나

2021. 10. 15 16:50 작성2021. 10. 15 16:55 수정
안세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y.ah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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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자리에서 처음 만난 여성 20분 동안 3차례에 걸쳐 무차별 폭행한 남성

경찰 간부 A씨 등 다른 동행들 있었지만⋯"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다" 주장

경찰인 A씨에게 법적 책임 물을 수 있을까?

술자리에서 무차별 폭행을 당하는 여성을 외면하고 조치 없이 현장을 벗어난 현직 경찰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연합뉴스TV 캡처⋅편집=조소혜 디자이너

광주의 한 술집에서 남성이 처음 만난 여성을 무차별 폭행했다. 갑자기 물건을 집어 던지더니, 바닥에 쓰러진 여성의 머리채를 붙잡고 주먹을 휘둘렀다. 폭행은 약 20분 동안 3차례에 걸쳐 이어졌다. 경찰이 출동할 때까지 남성은 잠시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돌아와 여성을 폭행하는 행위를 반복했다.


이날 술자리엔 둘만 있었던 게 아니었다. 현직 경찰 간부인 경감 A씨 등 다른 동행들도 있었다. 하지만 피해자는 "아무도 자신을 도와주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처음에 가해자를 잠시 말렸을 뿐,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도착하기 전 모두 자리를 떠났다. 경찰 간부 A씨 역시 쓰러진 여성을 몇 초 살펴보다, 그대로 짐을 챙겨 가게 밖으로 나갔다.


사실 위험에 빠진 사람을 보고도 도움을 주지 않았던 사건은 종종 있어 왔다. 그때도 비난의 목소리는 있었지만, 이번에 유독 큰 건 A씨가 경찰이었기 때문이다. A씨는 "가해자가 112에 신고해서 상황이 마무리된 줄 알았다"고 했지만, 반응은 싸늘하다. 국민의 안전을 수호하는 경찰이 위험에 처한 사람을 보고도 그냥 지나쳤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의견 갈린 이번 사건⋯다만, 책임지지 않는 쪽에 무게 추 기울어

이 사건을 본 법무법인 문장의 임원택 변호사는 "다른 이들은 어렵지만, 적어도 경찰관인 A씨는 처벌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엔 '착한 사마리아인 법'이 없다. 착한 사마리아인 법은 자신이 위험에 빠질 상황이 아니었는데도, 위험에 처한 사람을 구조하지 않았을 때 처벌하는 법률이다. 이 때문에 함께 동석했던 다른 사람들은 처벌이 어렵다고 본 것이다. 다만, A씨는 경찰관 직무집행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고 임 변호사는 봤다.


임 변호사는 "경찰관은 적당한 보호자가 없으며 응급구호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사람인 경우 적절한 보호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다(경찰관 직무집행법 제4조)"며 "지체 없이 구호대상자의 가족 등 에게 연락하거나, 연락이 되지 않으면 공공보건의료기관 등에 즉시 인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실제로 이 법이 적용되려면, '당시 피해자에 대해 응급구호가 필요했다'는 게 입증되어야 한다. 임 변호사는 "현재 알려진 내용만으론 이 부분이 명확하지 않다"면서도 "입증된다면 A씨는 1년 이하의 징역(같은법 제12조)으로 처벌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도덕적 책임 외에 법적 책임까지 묻긴 어려워 보인다"는 의견도 있었다.


법률자문
'법무법인 문장'의 임원택 변호사, '변호사 김상배법률사무소'의 김상배 변호사. /로톡뉴스DB⋅로톡DB


변호사 김상배법률사무소의 김상배 변호사는 "당시 A씨는 공무 수행 중이 아니었다"며 "사적 모임이었던 만큼 도덕적으로 문제가 될 순 있지만 형사 책임이 발생한다고 보긴 어렵다"고 했다.


경찰은 가해자를 폭행 혐의로 입건하는 한편, A씨에 대한 내부 감찰에 착수했다. 광주경찰청 측은 "사실관계를 확인해 문제가 드러난다면 합당하고 엄정한 절차가 뒤따를 것"이라는 입장이다. 실제 A씨가 징계를 받을 가능성도 있을까.


임 변호사는 "징계도 가능하다"며 "당시 피해자에게 추가적인 가해의 위험성이 있었다면 감봉 이상의 무거운 징계도 가능해 보인다"고 봤다.


다만 "구체적인 징계 수위는 A씨와 피해자의 관계, 폭행 동기와 전후 관계, 재발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피해자의 부상 정도나 가해 행위가 응급구호가 필요할 정도가 아니었다면 견책 등 가벼운 징계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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