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텃세 할머니들 돌아가시길" 수영장과 전쟁 벌인 회원, 영구퇴출은 정당했다
[단독] "텃세 할머니들 돌아가시길" 수영장과 전쟁 벌인 회원, 영구퇴출은 정당했다
1년간 57건 민원에 1인 시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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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장 텃세 고치겠다며 1년간 57건 민원 넣고 1인 시위까지 한 회원. 결국 영구 퇴출됐고, 법원은 이를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셔터스톡
수영장 '텃세 문화'를 바로잡겠다며 1년간 57건의 민원을 넣고 1인 시위까지 벌인 한 회원이 결국 영구 퇴출당했다. 회원은 "공익을 위한 정당한 문제 제기"라며 소송을 냈지만, 법원은 수영장 측의 손을 들어줬다. 판결문에 담긴 그녀의 정의는 과연 어떤 모습이었을까.
회원 A씨는 2022년 여름부터 자신이 다니던 서울 송파구의 한 대형 수영장과 전쟁을 시작했다. 이유는 '텃세'였다. 일부 고령의 장기 회원들이 샤워 자리를 선점하고, 수영 레인에서 진로를 방해하는 등 무례한 행동을 일삼는다는 것이었다.
A씨의 문제 제기는 집요했다. 1년간 수영장 홈페이지 공개 게시판에 37건의 비판 글을 올렸고, 국민신문고를 통해 20건의 공식 민원을 제기했다. 심지어 '정신병 걸린 피해자는 피눈물을 흘린다!'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수영장 앞에서 1인 시위까지 벌였다.
결국 수영장 측은 칼을 빼 들었다. 2023년 7월, "반복적인 민원으로 정상적인 공공서비스 제공을 방해했다"는 이유로 A씨에게 최고 수위 징계인 영구 이용제한 조치를 내린 것이다. A씨는 "부당한 조치"라며 곧장 법원으로 달려갔다.
공익 위한 활동 주장…그러나 판결문에 드러난 민낯은
A씨는 법정에서 자신의 모든 행동이 수영장 전체 회원을 위한 공익적 목적이었다고 주장했다. 서울동부지방법원 제15민사부(재판장 조용래)는 A씨가 직접 작성한 37개의 게시글과 20개의 민원 내용을 꼼꼼히 들여다봤다. 판결문에 적시된 A씨의 실제 발언들은 충격적이었다.
"텃세 할머니들은 나이도 무척 많던데 그냥 그분들 돌아가시기를 기다리는 방법밖에 없는 듯하다." (2022. 8. 21. 게시글)
"나는 코로나 보다 꼴불견 할머니들이 더 싫습니다." (2022. 8. 30. 게시글)
"그 분들 정말 볼품없고 초라하게 늙었습니다." (2022. 9. 23. 게시글)
재판부는 이러한 표현들이 "정당한 문제 제기를 넘어 원고와 갈등을 겪는 일부 회원들, 특히 장기·고령회원들에 대하여 모욕적이고 경멸적인 인식공격을 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공익인가 사익인가…법원의 최종 판단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A씨가 "느린 회원들이 길을 막는다"고 민원을 제기했다가, 몇 달 뒤 본인의 수영 속도가 빨라지자 "빠른 회원에게 양보하지 않는다"며 상반된 내용의 민원을 제기한 점을 지적했다.
이는 "전체 회원들을 위한 공익적 목적이 아닌 자신을 기준으로 한 이용 편의를 위한 사익적 목적으로 민원이 제기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수영장 측이 A씨의 민원에 따라 '에티켓 데이'를 실시하고, 샤워 자리 선점을 금지하는 안내문을 부착하는 등 일부 요구를 수용하며 개선 노력을 보인 점도 인정했다.
결국 법원은 A씨의 행위가 공익적 목적이 아닌 사적 이익을 위해 동일 사안에 대해 반복적으로 민원을 제기하며 수영장의 정상적인 서비스 제공을 방해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원고에 대한 이 사건 결정이 사회통념상 합리성을 잃은 것으로 재량권을 남용하거나 그 범위를 일탈한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A씨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참고] 서울동부지방법원 2024가합101672 판결문 (2025. 5. 29. 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