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밀린 세입자 '야반도주'했는데…청소하면 주거침입죄" 정말일까?
"월세 밀린 세입자 '야반도주'했는데…청소하면 주거침입죄" 정말일까?
집주인이라고 하더라도, 세입자 동의 없이 들어가면 주거침입죄
명도소송이 최선이지만, 현실적으로 오래 걸리는 소송
변호사 "보증금 받지 않고 입주시켰던 점이 안타깝다"

한 집주인이 5개월 치 월세와 공과금을 내지 않고 사라진 세입자의 짐을 함부로 뺄 수도 없는 처지에 놓였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편집=조소혜 디자이너
5개월 만에 들여다본 집 내부 상태는 처참했다. 싱크대에 설거짓거리가 쌓여있는 건 기본. 거실 바닥엔 반려동물 배설물이 가득했고, 침대 곳곳엔 오물이 묻어있었다. 화장실엔 쓰레기봉투가 가득 차 바닥에 휴지가 널려있었다.
지난 1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이 올라오며 알려진 이 사건. 자신을 집주인이라고 밝힌 작성자 A씨는 월세를 5개월 밀린 세입자가 '야반도주'를 했다고 했다. 이후 집을 확인해 봤더니 엉망으로 변해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악취 때문에 청소부터 해야 할 것 같다"며 "미쳐버릴 것 같다"고 하소연도 했다.
집의 상태도 걱정이 컸지만, 이런 와중에 A씨는 한 가지를 더 걱정했다.
"청소하려고 들어가면, 주거침입죄라고 해 치울 수도 없습니다. 어찌해야 할지 방법을 모르겠습니다."
사연은 안타깝지만, 실제로 집주인 A씨가 이 집에 들어가면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 세입자의 동의 없이 무단으로 침입하면 아무리 집주인이라고 하더라도, 주거침입죄다. 설사, 세입자가 월세를 밀렸다고 해도 함부로 들어가서는 안 된다.
형법상 주거침입죄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될 수 있다. 실제 판례도 있다. 지난 2015년 서울중앙지법은 세입자가 월세를 내지 않는다는 이유로 집에 들어가 전기선을 끊은 집주인에게 벌금 70만원을 선고한 바 있다.
그렇다면, 집주인 A씨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우선 법으로 보면, 세입자가 월세를 2회 이상 연체하면 집주인은 임대차계약의 해지를 통보할 수 있다. 5개월간 월세가 밀렸으니 A씨도 계약 해지를 통보할 수 있다. 이후 변호사들은 "명도소송을 통해 부동산을 반납받는 것이 최선"이라고 했다. 명도소송은 계약 기간이 끝났는데도 세입자가 부동산 인도를 거부할 때 이를 넘겨받기 위해 제기하는 소송이다.
하지만 소송에 시간이 걸린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집주인 A씨도 "6개월은 걸린다고 한다"는 내용을 글에 남겼다. 이에 대해 서초동의 B변호사는 "명도소송이 가장 정확한 방법이지만, 통상 시간이 오래 걸리는 점은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다"며 "쟁점이 복잡한 사건이 아니더라도, 보통 민사사건은 기일이 늦게 잡히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집주인 A씨에 따르면, 현재 집의 상태는 위생 말고도 문제가 많다. 세입자가 공과금을 내지 않아 가스가 끊기면서 동파와 누수가 발생했고, 이 때문에 아랫집에도 피해를 주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이에 대해 B변호사는 청소비와 수리비 등은 별개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통해 받아내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밀린 5개월 치 월세 역시 부당이득반환청구 소송을 통해 지연이자와 함께 받아야 한다.
그러면서, B변호사는 A씨가 이 세입자를 받을 때 보증금 없이 입주시킨 게 '아쉽다'고 했다. 보통 이런 사건이 발생하면 보증금에서 밀린 월세 등을 공제해 피해를 줄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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