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 흡연 훈계한 아버지 조롱당하자 '흉기'로 위협한 지적장애 형제…정당방위 인정될까
고교생 흡연 훈계한 아버지 조롱당하자 '흉기'로 위협한 지적장애 형제…정당방위 인정될까
흉기 사용으로 정당방위 성립은 무리
방위 수준 넘어선 '과도한 대응' 해석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주택가에서 담배를 피우던 고등학생들을 훈계하다 조롱을 당하자 분노를 참지 못하고 대응한 일가족이 결국 형사처벌을 받을 위기에 처했다.
학생들의 선행 도발과 모욕에서 비롯된 우발적 범행이지만, 무기와 물건을 사용해 위협한 탓에 '특수협박' 혐의가 적용되어 향후 이들이 어떤 법적 처분을 받게 될지 재판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담배 연기와 조롱, 그리고 아들의 분노
사건의 발단은 고등학생들의 무례한 태도였다.
광주 광산구 신창동의 한 주택가에서 고등학생 무리가 A씨 집 담을 넘어 건물 구석에서 담배를 피웠고, 연기는 고스란히 집 안으로 흘러 들어왔다.
참다못한 A씨가 "담을 넘지 마라", "담배를 피우지 말라"며 훈계했으나, 돌아온 것은 학생들의 비아냥과 심한 욕설이었다.
A씨가 청소용 밀대를 들고 이들을 쫓아내려 했지만, 고등학생들은 시비를 피하는 척 주택가를 뛰어다니며 아버지를 대놓고 조롱했다.
갈등이 흉기 소동으로 번진 것은 바로 이 지점이었다.
집 안에서 아버지가 고등학생들에게 조롱당하고 비아냥을 사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지켜보던 A씨의 지적장애 아들 2명은 분노를 참지 못했다.
결국 아들들은 아버지를 지키겠다는 듯 집에서 흉기를 들고 뛰어나와 학생들을 위협하기에 이르렀다.
다행히 아버지 A씨가 아들들을 달래며 흉기를 재빠르게 빼앗아 압수했고, 주민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 의해 상황은 일단락됐다.
광산경찰서는 아버지 A씨와 아들 형제를 특수협박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아버지가 든 밀대와 아들들의 흉기가 결합해 일가족 전체가 사법 처리 절차를 밟게 된 것이다.
정당방위 인정될까? "흉기 사용으로 상당성 초과"
향후 사건을 심리할 재판부는 이들의 위협 행위를 어떻게 판단할까. 형법 제284조에 따르면 위험한 물건을 휴대해 타인을 위협한 특수협박죄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법리적으로는 학생들의 무단 침입과 선제 조롱이 원인을 제공했다 하더라도 정당방위나 자력구제로 인정받기는 어렵다.
학생들이 직접적인 신체적 위해를 가하지 않은 상황에서 밀대를 휘두르거나 흉기를 꺼내든 것은, 방위행위로서 갖춰야 할 '상당성'을 현저히 넘어서는 과도한 대응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과잉방위 및 심신미약 감경이 핵심 변수
다만 형의 감경을 구하는 과잉방위(형법 제21조 제2항) 주장은 재판 과정에서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풀이된다.
아버지가 조롱당하는 부당한 침해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방위의 정도를 초과했다고 인정될 경우, 재판부의 재량에 따라 법정형의 상한과 하한 범위가 절반으로 줄어드는 법률상 감경(임의적 감경)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아버지를 보고 분노해 흉기를 들고나온 형제의 경우, 지적장애로 인한 심신미약 상태가 법정에서 인정된다면 추가적인 형량 감경도 기대할 수 있다.
실제 경찰 조사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평소 주택가 소음과 흡연 문제로 불만이 극도로 누적된 상태에서 발생한 우발적인 소동으로 파악됐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특수협박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아도 기소할 수 있는 '비(非)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지만, 대법원 양형기준상 '피해자의 처벌불원'은 가장 강력한 감경 사유 중 하나"라며, 현재 피해 학생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는 만큼 최종적으로는 집행유예나 벌금형 등의 선처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