빽다방 점주 사과에도 알바생이 웃지 못하는 이유⋯전과 기록 어떻게 남을까?
빽다방 점주 사과에도 알바생이 웃지 못하는 이유⋯전과 기록 어떻게 남을까?
'업무상 횡령' 수사는 계속
형사 사건 종결 후 점주 상대로 '부당고소' 위자료 청구 가능성

2025년 6월 10일, 서울 시내 한 빽다방 매장 앞에 할인 안내문이 붙어있는 모습. /연합뉴스
매장 음료 3잔을 임의로 가져가 업무상 횡령 혐의로 고소당한 20대 아르바이트생 B씨. 최근 점주가 "생각이 짧았다"며 고소를 취하했지만, B씨에 대한 경찰 수사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10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B씨는 퇴근하며 1만 2800원 상당의 음료 3잔을 챙겨갔고, 점주 A씨는 이를 무단 제조 및 반출이라며 업무상 횡령 혐의로 고소했다.
B씨는 "제조 실수로 인한 폐기 대상이었고, 평소 직원들이 알아서 처리하는 것을 점주도 용인했다"고 호소했지만, 경찰은 혐의가 인정된다며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이후 검찰의 보완 수사 요구로 사건이 다시 경찰로 돌아온 상태에서 논란이 커지자 점주가 고소를 취하한 것이다.
하지만 점주의 사과와 고소 취하로 모든 상황이 종료된 것은 아니다. B씨가 넘어야 할 법적 산은 아직 남아있고, 반대로 B씨가 점주를 향해 빼 들 수 있는 반격 카드도 존재한다.

합의해도 수사는 직진⋯'빨간 줄' 피할 3가지 시나리오
점주가 고소를 취하했는데 왜 수사는 계속될까.
B씨에게 적용된 업무상횡령죄가 '반의사불벌죄(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범죄)'가 아니기 때문이다. 법적으로 고소는 수사를 시작하는 단서일 뿐, 고소를 무른다고 해서 수사기관이 수사를 멈춰야 할 의무는 없다.
관건은 경찰이 보완 수사 후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다. 알바생 B씨의 수사기록과 전과 여부는 이 처분 결과에 따라 극명하게 갈린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경찰이 B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불송치(혐의없음)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폐기 음료를 가져간 것이 관행이었다면 남의 물건을 가로채려는 불법영득의사가 없었다고 보아 죄 자체가 성립하지 않게 된다. 이 경우 전과 기록은 당연히 남지 않으며, 수사기관 내부 기록에는 일정 기간 보존되더라도 외부 조회나 취업 시 사실상 아무런 불이익이 없다.
두 번째는 경미범죄심사위원회에 넘겨지는 경우다. 피해액이 1만 원대로 소액이고 점주가 처벌을 원치 않는 점을 고려해 훈방 조치 등으로 끝날 수 있다. 이 역시 전과가 남지 않는다.
세 번째는 기소유예다. 죄는 인정되지만, 여러 상황을 참작해 검사가 재판에 넘기지 않고 한 번 용서해주는 처분이다.
이 경우 흔히 말하는 '빨간 줄'은 긋지 않지만, 수사기관 내부 기록인 수사경력자료에는 남는다.
일반 기업 취업이나 일반직 공무원 임용 시에는 문제가 안 되나, 경찰·국정원·직업군인 등 고도의 도덕성이 요구되는 특정 특수 직종에서는 조회될 여지가 있다.
"생각 짧았다"는 점주 사과, 역공 무기 될까⋯위자료 100만~500만 원 선
형사 사건이 B씨에게 유리하게 마무리된다면, 억울하게 수사를 받으며 고통받은 B씨는 점주를 상대로 역공을 펼칠 수 있다. 바로 부당고소를 이유로 한 손해배상(위자료) 청구 소송이다.
일반적으로 고소 자체를 불법행위로 보기는 몹시 까다롭다. 법원은 "고소인의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인한 권리 남용"이 입증돼야만 배상 책임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사건은 B씨에게 유리한 정황이 많다. 점주 스스로 매체를 통해 "생각이 짧았다"며 사실상 고소의 무리함을 인정했고, 피해액이 1만 2800원에 불과해 형사 고소라는 수단이 지나치게 과도했다는 점이 부각될 수 있다.
또한 평소 폐기 음료 처리를 묵인해왔다는 B씨의 주장이 입증된다면 점주의 중과실이 인정될 확률이 높다.
만약 민사 소송으로 이어진다면 B씨가 받을 수 있는 금액은 어느 정도일까.
실무상 부당고소로 인한 정신적 손해배상은 수사 기간과 피고소인이 겪은 고통의 크기에 따라 통상 100만 원에서 500만 원 사이로 책정된다. 여기에 변호사 선임 비용과 교통비 등 재산적 손해를 실제 비용으로 청구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