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낸드 설계자, SK하이닉스 이직 막혔다…법원 "1년 6개월 취업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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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낸드 설계자, SK하이닉스 이직 막혔다…법원 "1년 6개월 취업금지"

2026. 07. 14 09:08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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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낸드플래시 설계 맡았던 퇴직자 2명 상대로 전직금지 가처분 신청

수원지법, 2027년 4월 30일까지 SK하이닉스 취업 금지

어기면 하루 500만원

삼성전자 낸드플래시 핵심 인력 2명이 SK하이닉스로 이직하자 법원이 1년 6개월간 전직금지를 명령했다. /연합뉴스

이직할 자유가 있어도, 언제나 옮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로 옮긴 삼성전자 핵심 인력 2명에게 법원이 제동을 걸었다. 일정 기간 경쟁사에서 일하지 말라는 것이다.


무슨 일이 있었나


두 사람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에서 10~11년간 낸드플래시 핵심 설계를 담당한 중간관리자급 인력이다. 지난해 10월 삼성전자를 퇴사한 뒤 올해 2월 SK하이닉스로 이직했다.


삼성전자는 이들을 상대로 전직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수원지법 민사31부(부장판사 신우정)는 지난 9일 이를 일부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두 사람이 퇴직 후 1년 6개월이 지나는 2027년 4월 30일까지 SK하이닉스와 그 계열사에 취업하거나 자문 등 노무를 제공해서는 안 된다고 결정했다.


이를 어기면 삼성전자에 하루 500만원을 지급하라는 간접강제 명령도 함께 내렸다.


회사가 이직을 막을 수 있나


직업을 고르고 회사를 옮기는 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자유다. 그래서 최근 법원은 회사가 낸 전직금지 청구를 엄격하게 본다. 이직을 막으면 그만큼 근로자의 직업 선택 자유와 자유로운 경쟁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전직을 막을 수 있는 경우가 있다.


대법원은 전직금지약정이 유효한지를 ▲보호할 가치가 있는 회사의 이익이 있는지 ▲근로자가 퇴직 전 어떤 지위였는지 ▲금지 기간·지역·대상 직종이 지나치지 않은지 ▲그 대가를 받았는지 ▲어떤 경위로 퇴직했는지 ▲공공의 이익 등을 종합해 판단한다.


회사의 이익이 크고 근로자가 핵심 정보를 쥐고 있었다면 이직 제한이 정당화될 여지가 커진다.


전직을 '가처분'으로 다투는 데에도 이유가 있다. 근로자가 일단 경쟁사로 옮기고 나면 영업비밀은 사실상 이미 넘어간 것으로 봐야 한다.


그래서 뒤늦게 손해배상을 청구하기보다, 옮기는 것 자체를 미리 막는 편이 실효적이다. 영업비밀 침해를 막아달라는 청구는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법에 근거가 있다.


이 사건에서 재판부는 삼성전자 쪽 주장을 상당 부분 받아들였다.


낸드플래시 설계가 국가핵심기술이자 국가첨단전략기술에 해당해 보호 가치가 매우 높다는 점, 두 사람이 핵심 설계 정보를 알고 있었고 회사가 이들을 핵심 인력으로 관리해온 점을 인정했다.


특히 이들이 퇴사할 때 진학 등을 이유로 대며 이직 사실을 숨긴 점이 불리하게 작용했다.


재판부는 "해당 기술은 경쟁업체에 노출될 경우 상대방의 기술 격차 단축이라는 이득과 신청인(삼성전자)의 경쟁력 손실을 동시에 초래한다"며 "반도체 분야의 치열한 경쟁 상황에서 공정한 시장 질서를 확립할 필요가 있다"고 판시했다.


다만 삼성전자가 청구한 2년의 금지 기간은 "직업 선택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할 우려가 있다"며 1년 6개월로 줄였다. 회사 이익을 보호하되, 이직 자유도 함께 저울에 올린 셈이다.


경쟁사로 옮길 때 무엇을 조심해야 하나


같은 업계, 특히 경쟁사로 이직을 준비하는 직장인이라면 이 판결이 몇 가지를 일러준다.


첫째, 입사할 때 서명한 서약서를 다시 확인한다. 전직금지·비밀유지 약정을 맺었는지, 기간과 범위가 어떻게 돼 있는지 본다. 약정이 있다고 항상 유효한 것은 아니지만, 핵심 정보를 다뤘고 대가를 받았다면 법원이 이를 인정할 가능성이 있다.


둘째, 이직 사실을 숨기지 않는다. 이 사건에서 '진학한다'며 이직을 감춘 점이 불리한 정황이 됐다. 퇴직 경위의 솔직함은 뒤에 분쟁이 붙었을 때 판단 요소가 된다.


셋째, 다툼이 예상되면 미리 법률 상담을 받는다. 전직금지가 유효한지, 기간이 과도하지는 않은지는 사안마다 다르다. 가처분이 들어오면 옮긴 자리에서 일을 시작하지도 못한 채 다퉈야 하므로, 이직 전에 위험을 점검해두는 편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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