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만원짜리 말을 3800만원으로… 말값 부풀린 마주, 1.8억 토해냈다
1500만원짜리 말을 3800만원으로… 말값 부풀린 마주, 1.8억 토해냈다
사기죄도 유죄 확정

허위 계약서로 말 값을 부풀려 보험금 1억 8천만 원을 챙긴 마주가 형사 유죄에 이어 민사에서도 전액 배상 판결을 받았다. /셔터스톡
허위 계약서로 말 값을 부풀려 1.8억 원대 보험금을 타낸 마주가 결국 전액을 토해내게 됐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이회기 판사는 보험사 A사가 마주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1억 8785만 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며 보험사의 손을 들어줬다. 사기죄로 대법원 유죄 확정 판결을 받은 데 이어, 범죄 수익 전부를 반환하라는 민사상 책임까지 인정된 것이다.
1500만원짜리 말이 3800만원으로
모든 일은 10여 년 전, 가짜 계약서 한 장에서 시작됐다. 마주 B씨는 가축재해보험이 말의 가치를 매매계약서에 크게 의존한다는 허점을 파고들었다. 2010년, B씨는 지인을 내세워 경주마 'C'를 1500만 원에 사들였다. 그리곤 이 말이 여러 사람의 손을 거쳐 최종적으로 3800만 원에 거래된 것처럼 매매계약서를 꾸몄다.
B씨는 이 허위 서류를 보험사에 내밀어 보험가입금액 3800만 원짜리 보험에 가입했다. 몇 달 뒤 말이 병으로 죽자 B씨는 태연히 보험금을 청구했고, 보험사는 계약서만 믿고 2653만 원을 지급했다. B씨의 계획은 완벽하게 성공하는 듯했다.
6마리로 1.8억 챙긴 대담한 범행
첫 성공에 자신감을 얻은 B씨의 범행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B씨는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자신이 직접 생산했거나 헐값에 사들인 경주마 5마리를 상대로 똑같은 수법을 반복했다. 실제로는 거래조차 없던 말들을 수천만 원에 팔린 것처럼 서류를 조작해 보험가입금액을 최대 5000만 원까지 부풀렸다.
이 말들이 경주 중 다치거나 병들어 폐사할 때마다 B씨의 통장에는 거액의 보험금이 꽂혔다. 이런 방식으로 6마리의 말을 이용해 B씨가 챙긴 돈은 무려 1억 8785만 원에 달했다. 하지만 B씨의 수상한 보험금 청구 행태를 의심한 보험사의 조사로 사기 행각은 결국 덜미를 잡혔다.
엇갈린 하급심, 대법원의 최종 결론은
법의 심판대에 선 B씨의 재판은 순탄치 않았다. 1심 법원은 6건의 혐의 중 첫 범행만 유죄로 보고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 나머지 5마리는 "보험가액이 실제 가치를 현저하게 넘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의 시각은 달랐다. 6건 모두 유죄로 판단을 뒤집었고, 2019년 대법원이 이를 확정하며 기나긴 법정 다툼에 마침표를 찍었다.
대법원은 "허위 계약서로 보험사를 속여 초과보험 상태를 만든 뒤 보험금을 청구한 행위 자체가 기망행위"라고 명확히 했다. 말의 실제 가치가 얼마인지는 사기죄 성립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판단이었다.
형사처벌이 끝 아니다…법원 "전액 배상"
형사재판이 끝나자 보험사의 반격이 시작됐다. 보험사 A사는 B씨의 사기라는 불법행위 때문에 보험금 1억 8785만 원의 손해를 입었다며 전액을 돌려달라는 민사소송을 냈다.
B씨는 법정에서 "말들의 실제 가치가 보험가액보다 높아 보험사에 손해가 없다"거나 "보험계약자는 다른 사람이니 내 책임이 아니다"라며 발뺌했다.
하지만 법원은 B씨의 주장을 일축했다. 재판부는 "피고의 기망행위가 없었다면 보험계약 자체가 체결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사회 통념상 용납될 수 없는 위법한 행위로 얻은 보험금 1억 8785만 원 전액이 보험사의 손해"라고 못 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