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직원 투기, SH직원 15억 사기⋯두 사건 모두 변창흠 장관의 사장 재임 시기에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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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직원 투기, SH직원 15억 사기⋯두 사건 모두 변창흠 장관의 사장 재임 시기에 발생

2021. 03. 10 15:53 작성2021. 03. 10 16:11 수정
강선민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mea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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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 아닐 것" 변창흠 국토부 장관, LH 직원 두둔하다 '제 식구 감싸기' 아니냐는 비판

뒤늦게 재발 방지 약속했지만⋯그가 SH 사장 일때는 토지보상금 15억 꿀꺽한 사건도

"공기업의 존립 이유는 투명성과 청렴" 외쳤다는 그의 말과는 대조적인 LH와 SH의 모습

LH 신도시 투기 문제로 국민들이 분노했다. 변창흠 국토부 장관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반응은 싸늘하다. 이번 사태가 어쩌다 발생한 '일부' 직원의 일탈이 아니기 때문이다. /연합뉴스⋅네이버 뉴스 캡처⋅편집=조소혜 디자이너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습니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고개를 깊이 숙였다. LH 신도시 투기 문제로 온 나라가 뒤집힌 상황. 더군다나 변 장관이 LH 사장으로 재임하던 시절에 일어난 사건이었다. 그런데도 투기는 아닐 거라며 LH 직원들을 두둔했다가 논란을 빚기도 했다.


지난 9일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 긴급회의에서는 여야의 질타가 쏟아졌다. 변 장관은 "책임을 통감한다"면서도 "이번 사태가 공공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져선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이러한 변 장관의 말이 공허하게 들리는 이유가 있다. 이번 사태가 어쩌다 '우연히' 발생한 일부 직원들이 일탈이 아니기 때문이다.


공문서 위조해 토지보상금 15억 가로챈 SH 직원⋯범행에 걸린 시간은 단 10일

과거에도 지속적으로 공공주택 관리기관의 기강 해이가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2016년에는 SH(서울주택도시공사) 직원이 공문서를 위조해 토지보상금 15억원을 빼돌리는 사건도 있었다. 그리고 이 당시 SH의 사장도 변 장관이었다.


변창흠 국토부 장관의 SH와 LH공사 사장 재직 시절 발생한 직원 비위. /그래픽 = 조소혜 디자이너
변창흠 국토부 장관의 SH와 LH공사 사장 재임 시절 발생한 직원 비위. /그래픽 = 조소혜 디자이너


SH에서 공공택지 보상 업무를 맡았던 직원 A씨. 막대한 토지보상금이 오가는 직무였던 만큼 꼼꼼함과 책임감이 중요한 자리였다. 하지만 SH에서 10년간 근무한 A씨는 업무 지식과는 별개로 다른 지식도 쌓았다. 'SH의 내부 결재 시스템이 얼마나 허술한지'였다. 그리고 이를 이용해 다른 사람의 토지보상금을 '꿀꺽'할 수 있었다.


경위는 이랬다. A씨는 공공택지 보상 업무를 처리하다가, 이상한 서류 하나를 발견한다. 공공택지 개발을 위해 SH가 수용하게 된 한 토지. 그런데 토지를 파는 B씨의 인감도장만 찍혀 있고 세세한 청구내용은 공란으로 돼 있는 서류였다.


정상적인 업무 담당자라면, B씨에게 연락해 경위를 묻고 서류를 보완하도록 처리했을 것이다. 하지만 A씨에게는 그렇게 일할 마음이 없었다. 그의 생각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튀었다. 때마침 B씨와 자신의 아내가 이름이 같은 점을 이용해, 토지보상금을 가로채기로 한 것이다.


고차원적인 지능 범죄도 아니었다. A씨는 다른 서류의 사본을 오려 붙이는 방식으로 가짜 서류를 꾸몄다. 컬러프린터를 이용해 구청장 직인도 날조했다. 실무파악도 마치지 못했던 신임 부장은 별다른 의심 없이 결재를 내줬다. 회계부서의 결재도 속전속결이었다.


A씨가 서류를 위조해 15억원을 입금받는 데는 단 열흘밖에 걸리지 않았다. 반면 이 범죄사실이 밝혀지는 데는 2년의 시간이 더 필요했다.


"공기업 신뢰 무너뜨렸다" 징역 2년 6월 선고한 1심⋯그마저 2심에선 집행유예로

지난 2018년 SH 내부감사 중에 우연히 밝혀진 A씨의 범죄. 이미 A씨가 각종 부동산을 사들이고, 외제차를 타며 호화생활을 누린 다음이었다. A씨는 뒤늦게 사기와 공문서위조 등 혐의로 법정에 섰다.


서울중앙지법 제24형사부(재판장 김상동 부장판사)는 "피고인의 행위가 공기업의 토지 보상업무 신뢰성에 악영향을 미쳤다"며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공무원이 15억원이나 착복했는데 징역이 3년도 안 되냐며 공분을 살지 모른다. 하지만 이마저 2심에선 집행유예로 깎여 나간다.


서울고법 제11형사부(재판장 성지용 부장판사)는 A씨에게 징역 2년 6월,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형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한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인 셈이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죄 피해액 15억 3000여만원 중 13억 4000만원 정도는 갚은 상태"라며 선처 이유를 밝혔다.


A씨는 편취한 15억원을 그야말로 알차게 썼다. 아파트와 상가에 투자도 했다. 그렇게 불린 재산에서 일부를 팔아 피해액을 충당했을 뿐이다. 양심을 팔아 누렸던 2년간의 호화생활에는 죄를 묻지 못했다.


그렇게 A씨가 선처를 받은 지 2년여 만에, LH 신도시 투기 사태가 터졌다. 국회에 출석한 변 장관은 "재직하는 기간에 공기업의 존립 이유는 투명성과 청렴이라는 얘기를 끝도 없이 했다"고 말했지만, 그가 SH와 LH사장이던 시절 발생한 직원들의 일탈이 과연 우연이었을지 고민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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