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사진 5년만 쓴다고 했잖아요, 이젠 계약대로 지워주세요"
"제 사진 5년만 쓴다고 했잖아요, 이젠 계약대로 지워주세요"
병원 홍보 조건으로 성형 수술을 받았던 A씨⋯계약서에 명시된 홍보 사용 기간 5년
5년 후 "사진 지워 달라" 요청에⋯병원 "제작물, 문제 삼지 않는다"는 조항 근거로 삭제 거절
이런 경우, 병원의 주장대로 사진은 삭제할 수 없는 걸까?

수술 전⋅후 사진을 5년간 사용하는 조건으로 성형외과에서 무료 수술을 받았던 A씨. 그러나 병원은 5년이 지났는데도 홈페이지에서 A씨 사진을 내려주지 않았다. 이럴 경우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는 참고용 이미지. / 게티이미지코리아
"〇〇성형외과에서 홍보 모델을 모집합니다."
과거 이 말에 혹했던 A씨. 자신의 콤플렉스를 고칠 기회였기에 큰마음 먹고 병원을 찾았다. 그리고 실제로 무료로 성형 수술도 받았지만, 문제가 생겼다. 애초에 계약한 홍보 기간 5년이 훌쩍 지났는데도 A씨의 수술 전⋅후 사진이 아직도 성형외과 홈페이지에 버젓이 올라와 있다.
계약서에도 분명히 명시된 '홍보물의 사용 기한은 5년'. 이를 바탕으로 삭제를 요구했지만, 병원은 "(A씨의) 사진을 홈페이지에서 내려줄 수 없다"고 했다.
병원의 계약서의 다른 조항을 근거로 들었다. 그 조항에는 'A씨는 이미 제작한 홍보물이나 행위에 대해서는 문제를 삼지 않는다'는 내용이 있었다. 즉 해당 사진은 '새로 제작한 홍보물'이 아니라 '이미 제작한 홍보물'이기 때문에 A씨가 지워달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A씨는 앞으로 방송 분야에서 활동하는 게 꿈이다. 그런데 성형이라는 '주홍글씨'가 따라붙을까 봐 걱정이 크다. 정말 삭제할 방법은 없는 걸까? 비슷한 사건 경험이 풍부한 변호사들이 병원 측 논리를 따져봤다.
계약서를 살펴본 변호사들은 "병원 측 주장은 매우 일방적인 주장으로 보인다"며 "충분히 A씨의 사진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6명 모두 만장일치였다.
리라법률사무소의 김현중 변호사는 "계약서가 홍보물의 '사용 기한'을 5년이라고 명시적으로 밝히고 있다"며 "따라서 병원에서 A씨에게 내세운 조항 역시 (A씨가) 5년 이내에서 문제 삼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즉, 5년이 넘었기 때문에 삭제 요청을 들어줘야 할 것이라는 취지다.
법무법인 다움의 이성준 변호사도 "병원에서 '계약 기간 종료 이전에 문제 삼지 않겠다는 내용을 무리하게 내세우고 있다'는 논리로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법무법인 효현의 박수진 변호사, 법무법인 해자현의 윤현석 변호사, 법무법인 오라클의 박현민 변호사, 법무법인 서상의 박준용 변호사도 같은 의견을 냈다. "이미 5년이 지났으니 사용을 금지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결국 "사진의 삭제와 사용금지 등을 요청하는 내용증명을 먼저 보내는 게 좋겠다"는 게 변호사들의 조언이었다. 만약 그래도 병원이 따르지 않는다면 그때 "홍보물의 사용금지를 구하는 가처분을 신청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