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악플 ‘미친X’ 10만원, ‘도둑X’ 30만원…법원은 악플에 가격표를 어떻게 매길까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민희진 악플 ‘미친X’ 10만원, ‘도둑X’ 30만원…법원은 악플에 가격표를 어떻게 매길까

2025. 09. 10 16:55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모욕 수위와 내용 따라 위자료 천차만별

2024년 7월 9일,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가 '업무상 배임' 혐의 관련 첫 소환 조사를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모습. /연합뉴스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를 향한 온라인 악성 댓글에 법원의 가격표가 매겨졌다. 똑같은 욕설처럼 보여도 어떤 댓글은 30만 원의 배상 책임이, 어떤 댓글은 10만 원의 책임이 인정됐다. 심지어 일부 거친 표현은 ‘무죄’ 판결을 받았다.


표현의 자유와 인격권 침해의 경계선 위에서 법원이 악플의 무게를 재는 3가지 기준을 들여다봤다.


전쟁터가 된 댓글창, 법정에 선 악플러들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민희진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경영권 분쟁이었다.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 만큼, 관련 기사의 댓글창은 민 전 대표를 향한 무차별적인 비난과 조롱의 전쟁터가 됐다.


이에 민 전 대표는 악플러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고, 헤럴드경제 단독 보도에 따르면 최근 법원은 19명의 악플러 중 13명에게 유죄를, 6명에게는 무죄를 선고했다.


서울서부지방법원 김한철 판사는 “댓글이 민 전 대표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훼손할 만한 모욕적 표현”이라며 “사회 비판이 아닌, 개인을 비하하고 조롱하려는 목적이 명백하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위자료 액수는 댓글에 따라 5만 원부터 30만 원까지 크게 엇갈렸다.


법원의 ‘악플 가격표’, 무엇이 달랐나

법원은 단순히 욕설의 유무가 아닌, 크게 3가지 기준을 종합해 위자료를 산정한다.


기준 1. 모욕의 수위와 구체성

법원은 악플의 불법성을 판단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표현의 악의성과 모욕 정도를 꼽는다.


가장 무거운 30만 원의 배상 책임은 구체적인 허위 사실을 담거나 차별적 비난을 더한 댓글에 내려졌다. “도둑X이 회사 기술 팔아 먹고 통째로 훔칠려다 들켰는데”와 같은 댓글은 단순한 모욕을 넘어 ‘기술 유출’이라는 허위 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봤다.


또한 “욕심에 쩌든 추악한 X…이래서 여자하고 사업하면 안 된다”는 표현은 성차별적 비난을 더해 인격에 대한 공격 수위가 매우 높다고 판단했다.


반면, “어우 진짜 X여우 같은 X”, “미친X” 등 구체적인 사실 적시 없이 직접적인 비하 표현만을 사용한 경우는 20만 원의 위자료가 인정됐다.


여기서 더 나아가 “딱 세 글자 미친 X”처럼 내용의 구체성 없이 짧은 욕설로 경멸감만 표현한 경우, 위법성은 인정되나 배상액은 10만 원으로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됐다.


기준 2. 공익성 없는 인신공격

재판부는 민 전 대표가 공적 인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서도, 해당 댓글들이 공적 사안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재판부는 “사회 현실이나 세태를 비판하려는 게 아니라 민 전 대표를 비하하거나 조롱하려는 목적”이라고 지적했다. 즉, 공익적 목적이 없는 순수한 인신공격은 표현의 자유로 보호받을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기준 3. 인격권 침해에 이르렀는가

반면, 법원은 일부 표현에 대해서는 위자료 배상 책임이 없다고 판단했다. “교활한 X”“난 X은 난 X일세…인정!”과 같은 표현들은 욕설이 포함됐음에도 법원은 손해배상 책임을 묻지 않았다.


이는 해당 표현들이 사회 통념상 개인의 인격권을 심각하게 침해할 정도에는 이르지 않은, 주관적 평가나 비판 영역에 있다고 본 것이다. 법원이 무조건적인 처벌이 아닌, 표현의 전체적인 맥락과 사회적 용인 수준을 함께 고려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