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 되면 외제차 사드릴게요" 팀장에게 약속한 신입사원, 진짜 사줘야 할까
"1등 되면 외제차 사드릴게요" 팀장에게 약속한 신입사원, 진짜 사줘야 할까
직원 50명에게 선물로 준 로또, 그중 1명이 1등에 당첨됐다
"외제차 사준다" 로또 사준 상사에게 한 약속, 꼭 지켜야할까

"외제차 사준다" 로또 사준 상사에게 한 약속, 꼭 지켜야 할까. 변호사와 함께 알아봤다. /연합뉴스
"3대가 공덕을 쌓아도 안 된다"는 말이 있다. 로또 1등 당첨이다. 그런데 우연히 상사가 사준 로또로 1등에 당첨된 사람이 있다. 당첨금은 자그마치 23억원(세전).
이 사연은 '이번 로또 1등 당첨자'라는 제목으로 지난 9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왔다. 당첨자 A씨의 팀장은 인센티브(성과급)를 받아 직원 50명에게 로또를 사줬다. 그중 신입사원인 A씨가 지난 7일 추첨한 제888회 로또에 당첨됐다. 당첨 소식을 팀장에게 알리며 "(고마움의 표시로) 외제차를 사드리겠다"고 했다.

한 신입사원이 팀장에게 로또를 선물 받았는데 그 로또가 1등에 당첨됐다.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그런데 신입사원이 말한 이 약속, 꼭 지켜야 하는 걸까? 과연 법적으로는 어떨까?

우리는 흔히 구두계약은 법적인 효력이 없다고 생각하는데 실상 그렇지 않다. 민법상 계약은 당사자의 합의만 있다면 성립한다. 이를 '낙성(諾成)계약'으로 부르는데 제안과 승낙만으로도 계약이 이뤄진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말로만 약속했다고 해도 로또 당첨자인 신입사원과 팀장간의 약속은 효력이 있다고 봐야 한다.
다만 '변호사 박창규 법률사무소'의 박창규 변호사는 "구두계약이 성립하려면 계약의 본질적인 부분인 '당사자(계약 맺는 사람)와 계약의 목적, 대금 등'이 구체적이어야 한다"고 했다. 구두계약일지라도 그 내용을 구체적으로 정해야 한다는 취지다.
구두계약이 성립하니까 신입사원은 외제차를 사줘야만 하는 상황에 놓인 걸까? 약속을 안 지키면 법적으로 문제가 있을까?
박창규 변호사는 "외제차를 사주겠다는 것은 민법상 증여계약에 해당된다"며 "외제차의 대상 자체가 명확하게 특정이 됐고 이 같은 사실이 충분히 언급됐다면 증여자(주는 사람)는 자신의 의무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입사원에게는 '취소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우리 민법은 증여 의사가 서면으로 표시되지 않은 경우 당사자가 이를 해제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에서 박 변호사는 "당첨된 직원 A씨가 회사에 사직서를 내고 사라져도 그에게 당첨금의 지급을 강제한다던가, 외제차의 이행을 강제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