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억 보증금 증발 위기, 계약 만료 50일 전 집주인에 '최후통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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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억 보증금 증발 위기, 계약 만료 50일 전 집주인에 '최후통첩'

2025. 09. 01 17:53 작성
김혜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hj.kim@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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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만 먼저? 합의서 없으면 '독'

대출이자 폭탄은 집주인에게 변호사들이 제시한 보증금 완전 사수 전략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계약 만료 50일을 앞두고 세입자 A씨의 세상이 무너졌다.


"9월에 반전세로 바꿔서라도 꼭 돌려주겠다"던 집주인이 돌연 말을 바꾼 것이다. 1억 4천만 원 전세보증금 전체가 허공에 뜰 위기. A씨는 결국 법적 대응이라는 마지막 카드를 꺼내 들었다.


A씨는 순조로운 이사를 위해 계약 만료일(2025년 10월 21일)을 넉 달이나 앞둔 지난 6월, 집주인에게 퇴실 의사를 명확히 전달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다음 세입자가 구해져야 보증금을 줄 수 있다"는, 법적으로는 아무 근거 없는 답변뿐이었다.


답답한 마음에 A씨는 직접 부동산에 매물을 홍보하는 등 발 벗고 나섰다.


그런 A씨를 안심시킨 것은 "9~10월 중 반드시 보증금을 마련하겠다"는 집주인의 약속이었다. 그러나 10팀 넘게 집을 보고도 계약이 불발되자, 집주인은 "계획이 없다"며 손바닥 뒤집듯 약속을 저버렸다.


"대출금 빼고 내 돈만 먼저 준다는데 덥석 받으면 큰일"

궁지에 몰린 집주인은 한술 더 떠 A씨의 대출금 8800만원을 뺀 5200만원만 먼저 돌려주겠다고 제안했다. 전문가들은 '독이 든 사과'가 될 수 있다고 강력히 경고한다.


법무법인(유한) 한별의 김전수 변호사는 "전세보증금은 전액 동시 반환이 원칙"이라며 "일부만 반환하겠다는 것은 그 자체로 명백한 계약 위반"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 변호사는 "만약 일부라도 먼저 받아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라면, '총보증금 중 일부를 우선 변제받으며, 잔금 지급 기일과 위반 시 지연손해금(연체이자)을 명시한' 합의서를 반드시 작성해야 후폭풍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집주인 때문에 대출 연체 이자 폭탄, 내가 책임져야 하나?"

A씨의 진짜 고민은 8800만 원에 달하는 버팀목 전세자금 대출이다. 대출 연장 계획이 없는 A씨는 집주인이 돈을 갚지 않으면 고스란히 연체 이자를 떠안고 신용불량자가 될 수도 있다.


HB & Partners의 이충호 변호사는 "대출 상환의 1차 의무는 세입자에게 있는 것이 맞다"면서도 "집주인의 보증금 미반환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발생한 대출 연체 이자 등 금융 손해는, 집주인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특별손해'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즉, A씨가 낸 추가 이자는 추후 보증금반환청구소송에서 손해배상으로 함께 청구해 받아낼 수 있다는 의미다.


계약 만료 50일 전, 변호사들이 제시한 '3단계 액션플랜'

기다림만으로는 내 돈을 지킬 수 없다. 변호사들이 이구동성으로 제시한 '보증금 사수 3단계 액션플랜'은 다음과 같다.


1단계: 내용증명 발송 (공식 최후통첩)

법무법인 유안의 조선규 변호사는 "현시점에서 보증금 전액 반환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우체국을 통해 내용과 발송 사실을 증명하는 우편)을 보내야 한다"며 "이는 집주인에게 심리적 압박을 가하는 동시에, 향후 소송에서 '반환을 공식적으로 요구했다'는 핵심 증거가 된다"고 말했다.


2단계: 임차권등기명령 신청 준비 (권리 확보의 마지노선)

법률사무소 명중의 임승빈 변호사는 "계약 만료일 다음 날 즉시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할 수 있도록 지금부터 서류를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차권등기명령은 이사를 나가더라도 보증금을 돌려받을 권리(대항력 및 우선변제권)를 붙잡아두는 가장 강력하고 필수적인 법적 장치이다.


3단계: 가압류 검토 (실질적 환수를 위한 쐐기)

변호사 김일권 법률사무소의 김일권 변호사는 "보증보험 미가입 상태라면, 소송에서 이기더라도 집주인이 재산을 빼돌리면 돈을 받기 어렵다"며 "소송 전이라도 집주인의 전세집 등 다른 재산을 임시로 묶어두는 가압류를 해둬야 승소 후 강제집행이 수월하다"고 덧붙였다.


법은 A씨에게 보증금 전액은 물론, 집주인의 잘못으로 발생한 대출 이자 손해까지 받아낼 권리를 보장한다.


하지만 그 과정은 내용증명, 임차권등기, 그리고 기나긴 민사소송이라는 험난한 길을 예고하고 있다. "다음 세입자만 구하면…"이라는 집주인의 무책임한 말 한마디가, 한 세입자의 삶을 법정 싸움의 한복판으로 밀어 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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