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케데헌을 알아?" 사사건건 무시하는 남편, 이혼 사유 될까
"네가 케데헌을 알아?" 사사건건 무시하는 남편, 이혼 사유 될까
"아내가 무식하다" 친구와 험담까지
변호사들 "모욕 빈도·정도 심하면 이혼 사유"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결혼 3년 차, 두 돌 된 아들을 키우며 둘째를 임신 중인 A씨. 독서광인 남편의 박식함은 연애 시절엔 든든했지만, 결혼 후엔 아내를 조롱하고 무시하는 도구로 전락했다.
남편은 A씨가 역사 프로그램을 보면 "이해는 하고 보는 거냐"고 비꼬고,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보다 "데몬이라는 사람은 언제 나와?"라고 묻자 "악령이라는 뜻도 몰라?"라며 한심하다는 듯 쳐다봤다.
남편의 무시는 친정에서도 계속됐다. A씨의 아버지가 뉴스를 보며 의견을 말하면 "장인어른, 그건 잘 모르셔서 하시는 말씀인데..."라며 대놓고 면박을 줬다.
A씨의 가슴에 멍이 들던 어느 날, 남편의 메신저를 우연히 보게 됐다. 거기엔 "아내가 무식하다", "처가가 경우 없다"는 등 친구에게 늘어놓은 험담이 가득했다.
남편이 지방 발령을 자처하며 함께 가자고 했을 때, A씨는 거부했다. 남편이 먼저 이혼 이야기를 꺼내고 A씨도 동의했지만 남편은 갑자기 "임신 중에는 이혼할 수 없다"며 말을 바꿨다. A씨는 남편의 태도에 치가 떨려 이 결혼을 끝내고 싶다.
변호사들 "지속적·모욕적 언사, 명백한 이혼 사유"
전보성 변호사(법무법인 신세계로)는 25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 "남편의 무시와 가족 폄하는 이혼 사유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입증이다. 일상적인 대화는 증거로 남기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전 변호사는 "이혼을 결심했다면 미리 증거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며 "남편과의 대화를 직접 녹음한다면 위법이 아니며 증거능력도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상대방이 눈치채지 못하게 평소 태도가 드러나도록 녹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임신 중 이혼 불가"는 틀린 말
남편의 주장과 달리, 임신 중에도 이혼은 가능하다. 전 변호사는 "임신 중이라는 이유로 이혼을 못 하는 일은 없으며, 이혼 과정에서 불리해질 것도 전혀 없다"고 못 박았다.
A씨처럼 전업주부인 경우 재산분할에 대한 걱정이 앞설 수 있다. 그러나 법원은 외벌이 가정이라도 전업주부의 가사노동과 육아를 재산 유지에 대한 기여로 인정한다. 따라서 A씨는 남편을 상대로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다.
배우자의 지방 발령을 따라가지 않은 것이 이혼의 책임 사유가 될지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전 변호사는 "지방 발령을 거부한 것 자체만으로는 이혼 사유가 되기 어렵다"면서도 "이 문제로 갈등이 깊어져 혼인 관계가 파탄에 이르렀다면 이혼이 가능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