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집 문에 발 넣어 못 닫게 한 행동, "기억이 안 나요"라는 말로 넘어가긴 어렵습니다
남의 집 문에 발 넣어 못 닫게 한 행동, "기억이 안 나요"라는 말로 넘어가긴 어렵습니다
모르는 여성 쫓아가 문 열려고 시도했던 '신림동 원룸 사건'도 주거침입 인정해 징역 1년

일명 '블랙아웃' 상태에서 남의 집 문을 열려고 한 A씨. 자신은 정말 기억이 안 나는데, 이 일로 처벌이 될까 두렵기만 하다.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A씨는 정신을 차려보니 파출소에 있었다. 친구와 술을 마셨던 것까진 기억이 나는데 그 이후는 도통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일명 '블랙아웃' 상태였다. 경찰은 A씨가 한 빌라에서 주거침입 현행범으로 잡혔다고 했다. 해당 빌라는 자신의 집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있다.
이어 경찰이 말해준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A씨는 여자 둘이 사는 집의 현관문을 열려고 하고, "집을 잘못 찾은 것 같다"며 집주인이 문을 닫으려 하자 문틈으로 발을 넣고 버티기까지 했다고 한다. 결국 신고를 받고 도착한 경찰에 의해 현장에서 체포됐다는 A씨.
경찰의 이야기를 들은 A씨는 황당하기만 하다. 정말 자신이 벌인 일인지 도저히 믿기 어렵다.
경찰 설명에 따르면, A씨는 신고한 여성이 사는 빌라에 들어갔고 문을 열려고 시도했던 상황이다. 이를 바탕으로 봤을 때 변호사들은 "주거침입죄로 형사처벌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형법 제319조에 따라 3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한다.
법무법인 공명의 김준성 변호사는 A씨의 사건과 2019년에 있었던 일명 '신림동 원룸 사건'과 유사하다고 봤다. ① 모르는 남성(A씨)이 ② 빌라 공동현관을 통과해 ③ 현관문을 열려고 시도했다는 점에서다. 재판부는 이 사건 피고인에게 주거침입죄를 적용해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유승 종합법률사무소의 김장천 변호사도 주거침입죄 성립 가능성을 높게 봤다. 김장천 변호사는 "주거침입에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하기에는 'A씨가 문틈으로 발을 넣었다'는 부분이 걸린다"고 짚었다.
A씨는 술에 취해 당시 상황을 기억하지 못하고, 억울하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점이 수사단계에서 고려될 수 있을까.
법률사무소 다감의 오현종 변호사도 "'내 집으로 착각하고 들어가려 했다', '술에 많이 취해있었다'는 등의 사정만으로는 무혐의를 받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준성 변호사 역시 "술에 취해 사건 당시의 정황이 기억나지 않는다는 진술은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A씨의 상황이 더 불리해질 수도 있다고 변호사는 내다봤다. 단순 주거침입에서 강간미수로 사건이 진행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김준성 변호사는 "유사한 사건에서 검찰이 계속해 피의자에게 '여성을 성폭행하려고 쫓아간 것이 아니냐'는 식으로 질문을 했다"며 "진술 한 마디에 죄명이 바뀔 수 있다"고 당부했다.
강간미수가 적용되면 벌금형 없이 3년 이상 징역으로 처벌된다. 주거침입죄가 적용되는 것보다 처벌 수위가 확연히 올라간다. 이 때문에 "정말 범죄를 저지를 고의성 없이, A씨의 실수로 이뤄진 일이라면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해냄의 조대진 변호사는 "주거침입의 고의가 없었다는 것을 주장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했고, 법무법인 오른의 백창협 변호사도 "침입한 집과 A씨 집의 거리 등을 파악해 오인할 가능성이 있는지 등 여러 사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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