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말고사 답안지 유출' 고등학교, 4년 전 시험지 빼돌렸던 그 학교였다
'기말고사 답안지 유출' 고등학교, 4년 전 시험지 빼돌렸던 그 학교였다
재학생 2명, 교사 노트북에 악성코드 심는 방법으로 답안 빼돌려
경찰 조사에서 "성적 부담감 때문 그랬다" 자백
건조물 침입·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

광주 대동고에서 발생한 '기말고사 답안지 유출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야간에 교무실에 침입한 것으로 알려진 재학생으로부터 자백을 받아냈다. 또한 해당 학교는 4년 전에도 시험지 유출 사건이 발생해 관련자들이 처벌을 받았다. /셔터스톡
광주광역시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 2명이 교사의 노트북에 악성코드를 심어 시험지와 답안지를 빼돌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26일 광주 서부경찰서는 A군 등 대동고 2학년 재학생 2명을 건조물침입,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말, A군 등은 기말고사를 앞두고 교무실에 침입한 뒤 교사들 컴퓨터에 악성 프로그램을 설치해 시험 문제 등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조사 결과, 이들은 야간 시간에 잠기지 않은 창문을 통해 교무실에 들어갔다. 그리고선 교사들의 노트북에 USB 저장장치를 꽂아 일정 시간마다 화면을 캡처하는 악성 프로그램을 설치했다. 며칠 후 캡처된 화면 내용을 회수하는 수법으로 시험 문제와 답안을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지난 11일~13일 기말고사 4과목 시험지 모퉁이에 작은 글씨로 답을 적은 뒤, 시험 시간이 끝날 때마다 해당 부분을 찢어 쓰레기통에 버렸다.
하지만 당시 A군의 태도를 수상하게 여긴 동급생들이 쓰레기통을 뒤져 쪽지 내용을 확인해 본 결과 정답과 일치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를 일부 학부모가 시 교육청에 신고하면서 답안 유출 의혹이 제기됐다.
A군의 시험 점수는 수학과 지구과학 모두 100점, 한국사 93점, 생명과학 86점이었다. 생명과학의 경우 시험 이후 오류 출제된 문항 등 4개 문항의 정답이 정정됐는데, A군은 수정되기 전 답을 적어 내 86점을 받았다. 만약 정정 과정이 없었다면, A군은 만점이었다.
이런 수상한 정황에 학교 측이 수사를 의뢰하면서 이들의 범행이 드러났다. 경찰은 A군의 집 등을 압수수색했고, 이 과정에서 범행에 가담한 동급생이 있는 정황을 파악해 추가로 학생 1명을 입건했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A군 등은 성적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이런 일을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A군의 1학년 내신 성적도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현재로서는 A군 등 2명의 범행 가능성이 유력하고, 교사와 관련성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추가 공범 유무와 유출 범위 등은 후속 수사를 통해 규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동고에서는 지난 2018년에도 3학년 1학기 중간·기말고사 시험문제가 전부 유출되는 사건이 있었다. 당시 행정실장이 한 학부모의 부탁으로 학교 등사실에서 시험지를 빼돌렸다. 이후 학부모는 해당 시험문제를 재정리해 아들에게 기출문제인 것처럼 건네 미리 풀어보게 했다.
이 사건으로 행정실장과 학부모는 1심에서 각각 징역 2년을 선고받았지만, 2심에서 각각 징역 1년 6개월로 감형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