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위 징계 취소해달라" 법원에 올라온 16건의 사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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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폭위 징계 취소해달라" 법원에 올라온 16건의 사건들

2022. 06. 25 09:42 작성
안세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y.ah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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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톡뉴스는 '학교폭력'을 키워드로 대법원에서 공개한 최근 6개월 치 판결문을 모두 분석해봤다. 사실 학교폭력 사건이 법원까지 올라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 법원까지 넘어오는 경우는 학폭위에서 결정된 징계에 대해 '불복'할 때가 대부분이다.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아이들 사이의 문제'로만 여겨지던 학교폭력은 이제는 '범죄'로 인식되고 있다. 학교폭력을 바라보는 일반 대중의 시선은 바뀌었지만, 법원이 바라보는 시선 역시 바뀌었을까.


로톡뉴스는 '학교폭력'을 키워드로 대법원에서 공개한 최근 6개월 치 판결문을 모두 분석해봤다.


5호 처분부터 9호 처분까지, 어떤 사건들일까

우선, 사실 학교폭력 사건이 법원까지 올라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


경미한 사건이라면 '학교장 자체 해결'로 종결될 수 있고(학교폭력예방법 제13조의2), 대부분은 각 교육지원청 단위에 설치된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에서 가해 학생에 대해 특정한 징계를 하는 식으로 마무리된다(같은 법 제17조).


법원까지 넘어오는 경우는 학폭위에서 결정된 징계에 대해 '불복'할 때가 대부분이다. 관련 사건에 대한 법원 선고는 최근 6개월간 총 16건 확정됐다(중복사건 제외).


먼저, 16명의 가해자들이 어떤 처분을 받았는지 정리했다. 총 1호부터 9호까지의 처분 중 '5호(특별 교육이수) 처분'이 8건으로 가장 많았다. 여러 처분이 동시에 부과된 경우가 많았는데, 가장 무거운 처분을 기준으로 봤을 때 그랬다.


총 1호부터 9호까지의 처분 중 '5호 처분'이 8건으로 가장 많았다.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 및 그래픽=조소혜 디자이너
총 1호부터 9호까지의 처분 중 '5호 처분'이 8건으로 가장 많았다.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 및 그래픽=조소혜 디자이너


최근 학교폭력으로 논란이 된 걸그룹 르세라핌의 김가람 역시 해당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법원에서 '5호 처분'은 어떤 사건에서 확정됐을까. 다음과 같았다.


중학생 A학생. 그는 같은 반 여학생의 부채 앞에 성적 불쾌감을 주는 그림을 그려 전달했다. 속옷을 입고 있는 피해 학생이 성폭력을 당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는 그림이었다. (대구지법, 2022.4)


고등학생 B학생. 그는 피해 학생이 영어단어를 잘못 발음한 것을 빌미로 지속적으로 비웃고 조롱했다. (인천지법, 2022.2)


법원은 이 정도 사안이라면 '5호 처분'이 적정하다고 봤다.


'6호(출석정지)' 이상의 처분은 7건이었으며, 이중 가장 무거운 '9호(퇴학) 처분'은 1건 존재했다.


고등학교 학생이 사귀던 중학생을 상대로 불법촬영을 하거나, 북카페 등에서 성관계를 가진 사건(6호 처분), 고등학교 학생이 사귀던 여자친구를 상대로 교제 폭력을 저지르거나, 불법촬영⋅스토킹한 사건 등(8호 처분-전학)이었다.


가장 무거운 '9호 처분(퇴학)'은 성폭행을 저질렀을 때 부과됐다. 고등학생 C학생은 수시로 여자친구를 폭행했을 뿐 아니라 주거에 침입해 성폭행까지 저질렀다. 피해자가 이별을 요구했지만, C학생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런 C학생에 대해서만큼은, 법원도 퇴학 처분을 확정했다.


학교폭력예방법상 학교폭력 징계는 1호부터 9호까지 총 9종류가 있다. /그래픽=조소혜 디자이너
학교폭력예방법상 학교폭력 징계는 1호부터 9호까지 총 9종류가 있다. /그래픽=조소혜 디자이너


1년 넘게 피해 학생 따돌렸는데⋯법원 "불쾌한 감정 느꼈을 순 있어도 학교폭력은 아냐"

위와 달리 가해자들에 대한 징계를 취소해준 사건들도 있었다. 16건 중 절반이 넘는 9건에 대해선 "징계를 취소해달라"는 주장이 받아들여졌다.


어떤 이유에서 법원은 징계 처분을 취소해줬을까. "학생들 사이의 작은 갈등이었을 뿐, 학교폭력은 아니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받아들인 경우가 많았다.


법원은 기본적으로 "학교폭력 개념을 확대해석해선 안 된다"는 입장이었다. 공통된 판시사항으로 "학교폭력의 개념을 지나치게 넓게 인정할 경우 인격적으로 미성숙한 학생에 대해 법적 책임을 엄격하게 추궁할 위험이 있다"는 게 반복됐다.


하지만 그렇게만 보기 어려운 사건도 있었다. D학생의 경우가 그랬다. D학생은 학폭위에서 '5호(특별 교육이수)' 처분을 받았다.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약 1년 가까이 주위 친구들에게 "피해 학생과 놀지 말라"고 하며 따돌림을 시키고, 험담을 한 사실이 인정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3월, 창원지법은 D학생의 징계를 취소해줬다.


"지속적인 험담 등으로 피해 학생이 상당히 불쾌한 감정을 느꼈을 순 있다"고 했지만, 법원은 이를 '신체적 또는 심리적 공격'을 통한 학교폭력으로 보지 않았다. /대법원·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지속적인 험담 등으로 피해 학생이 상당히 불쾌한 감정을 느꼈을 순 있다"고 했지만, 법원은 이를 '신체적 또는 심리적 공격'을 통한 학교폭력으로 보지 않았다. /대법원·편집=조소혜 디자이너


법원도 "D학생이 '지속적인 험담으로 피해 학생에게 정신적 피해를 줬다'고 진술한 사실은 인정된다"며 "피해 학생이 상당히 불쾌한 감정을 느꼈을 순 있다"고 했다. 하지만 법원은 이를 "신체적 또는 심리적 공격을 가함으로써 학교폭력을 저지른 것으로 볼 수는 없다"고 봤다.


눈에 띄는 징계 취소 사유 중엔 '학폭위의 절차상 하자'도 있었다. 칼과 가위로 피해 학생의 가방끈을 자르고, 밀대걸레로 다리를 문지르는 등 폭행한 행위로 학폭위에서 최대 '8호(전학) 처분'을 받은 E학생과 F학생. 지난 1월, 울산지법은 이들에 대한 징계를 모두 취소해줬다. 학교에서 학폭위를 개최하기 전, 가해학생에게 "변호사의 참석이 불가능하다"고 통지한 게 문제가 됐다.


법원은 "학교폭력예방법상 징계 조치는 가해학생에게 있어 중요한 신분상의 불이익에 해당한다"며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보는 게 타당한데도 방어권을 행사할 수 없도록 했으므로 절차적으로 위법한 징계"라고 봤다.


그 결과 학폭위에서 결정한 가해 학생들에 대한 강제전학 처분은, 결국 취소됐다.


이 기사는 2022년 06월 17일 네이버 로톡뉴스 프리미엄에 먼저 발행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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