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서 수백 건 환불받았더니 수천만원 배상 요구…사기죄 될까
배달앱서 수백 건 환불받았더니 수천만원 배상 요구…사기죄 될까
배달앱 측 "이례적으로 높은 환불 비율, 고의적 사기 의심"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배달앱을 자주 이용하는 A씨는 최근 앱 운영사로부터 메일을 받았다.
수개월간 수백 건에 달하는 배달 주문을 환불받아 업체에 수천만 원대의 손해를 입혔으니 이를 배상하라는 내용이었다.
업체 측은 A씨의 환불 비율이 비정상적으로 높다는 점을 들어 '고의적 환불'을 의심하며 내부 감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A씨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음식 파손, 누락, 배송 지연 등 명백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만 고객센터에 사유를 설명하고 사진 등 증거를 제출해 정식으로 환불을 승인받았다는 것이다.
A씨는 모든 절차가 고객센터의 검토를 거쳤다며 업체의 갑작스러운 거액 청구와 소명 요구에 막막해하고 있다.
수백 건 환불…'고의적 사기' vs '정당한 승인'
법조계 전문가들은 단순히 환불 횟수나 비율이 높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사기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사기죄가 성립하려면 허위 사실로 상대방을 속여 재산상 이익을 취하려는 '기망의 고의'가 입증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한 변호사는 "각 주문 당시 실제 하자가 존재했고 이를 고객센터에 사실대로 알린 후 독자적 심사를 거쳐 환불받았다면, 기망의 고의를 부정할 중요한 근거가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고객센터가 승인했으니 무조건 책임이 없다'는 논리만 내세우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상담원이 환불을 승인했더라도, 그 판단의 전제가 된 이용자의 설명이나 자료가 과장되거나 허위였다면 형사책임이 문제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나치게 높은 환불 비율,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반면, 상황을 다소 비관적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상식을 벗어난 압도적인 환불 비율 자체가 수사 과정에서 불리한 정황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법률 전문가는 "환불 비율이 이례적으로 높다면, 이는 단순한 불만 제기가 아니라 기망의 일환으로 의심받기 쉽다"며 "이 경우 형사 고소 시 사기나 업무방해 혐의를 피하기 어려울 수 있어, 합의를 통해 배상하는 것이 현실적인 해법이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경찰 고소 전 '소명서', 객관적 입증이 관건
전문가들은 경찰 고소 전 단계인 현재, 배달앱 측에 제출할 '소명서'를 어떻게 작성하는지가 향후 절차를 좌우할 핵심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 소명서가 향후 형사 및 민사 소송에서 쟁점을 다툴 주요 진술 자료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법조계 관계자들은 "단순히 '모두 정당한 환불이었다'고 감정적으로 호소하기보다는, 수백 건의 주문을 유형별로 분류해 대응해야 한다"며 "각 주문 건별로 환불 사유와 증거, 고객센터 승인 경위를 표 등으로 체계적으로 정리해 고의가 없었음을 객관적으로 입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