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사 오면 만나줄게요" 미녀의 유혹, '함정수사'였다면 처벌 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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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사 오면 만나줄게요" 미녀의 유혹, '함정수사'였다면 처벌 피할까?

2020. 01. 13 19:57 작성
안세연 인턴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y.ah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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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덤채팅 애플리케이션에서 만난 여성 "마약 사오면 만나주겠다"

고민 끝에 마약 구매 후 약속장소에 갔더니 기다리고 있던 건 경찰

"함정수사에 속았다"며 억울하다는 A씨, 변호사들의 생각은?

채팅에서 만난 여성을 만나기 위해 마약을 구입했다가 경찰에 붙잡힌 A씨. 함정수사에 걸린 것 같아 억울하다. /게티이미지코리아

몇 달 전 A씨는 랜덤채팅에서 한 여성과 대화를 나눴다. 굉장한 미인이었다. 여성은 '솔깃한 제안'을 해왔다. "아이스(마약을 뜻하는 은어)를 가지고 오라"며 "그러면 만나주겠다"고 말했다.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된 A씨. 하지만 결국 인터넷에서 대마를 주문했다. 그걸 들고 여성과 만나기로 약속한 장소에 갔다. 그러나 기다리고 있던 건 경찰이었다. A씨는 그 자리에서 체포됐고, 조사 끝에 A씨를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억울하다. '함정 수사'에 당한 기분이다. 그게 아니라면 경찰이 어떻게 그 자리에 있을 수 있겠냐고 했다. 정말로 경찰의 함정 수사였다면, 문제가 있을지 변호사들과 함께 알아봤다.


변호사들도 "수사에 문제없다"⋯ 대법원 판례로 본 함정수사의 기준

YK법률사무소 최고다 변호사는 "실제로 의뢰인들 중 함정수사에 걸렸다며 억울해하는 경우가 있다"며 "하지만 이런 수사가 무조건 위법한 함정수사는 아니다"고 했다.


최 변호사는 "수사기관 관계자가 범행을 권유하거나 (마약과 관련한 내용을) 부탁하기만 한 정도에 그쳤다면 위법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판례의 입장 또한 마찬가지"라고 했다.


지난 2007년 대법원이 함정수사의 위법성에 대한 기준을 밝히기도 했다.


당시 대법원은 "범행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범행에 사용될 금전까지 제공하는 등 과도하게 개입하는 경우 위법하다"고 했다. 하지만 동시에 "단순히 여러 차례 범행을 부탁하였을 뿐이라면 위법하지 않다"고 했다. 범행을 적극적으로 부추겨야 불법적인 함정수사라는 취지다.


이에 좋은날 법률사무소 김영삼 변호사도 "A씨의 경우 (경찰의 수사기법은) 합법적인 것으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유혹을 당한 그 여자로부터 마약을 구매까지 한 경우라면 위법한 함정수사로 인정될 가능성이 있으나, A씨는 제3자로부터 마약을 구매했다"고 밝혔다.


직접 경찰이 A씨에게 마약을 판매한 것이 아니라 권유한 정도이기 때문에 대법원이 말한 '과도한 개입'이 아니라는 취지다.


법원의 일관된 태도 "경찰의 '이런' 수사, 위법성 없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2018년 A씨 사연과 거의 일치하는 사건을 심리했다. 서울에서 근무하는 한 경찰관은 채팅 애플리케이션에 여성으로 등록한 후 "마약을 같이 흡입할 사람을 찾는다"는 취지의 글을 올려 피고인을 검거했다.


이 사건 피고인은 "위법한 함정수사에 당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시 재판부는 "(위법한) 함정수사란 범행의지가 없는 사람에게 수사기관이 범죄를 유발시킨 경우를 말한다"며 "(이번 사건은) 그런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 근거로 "경찰관이 쓴 글은 범행 의지가 없는 일반인에게 마약을 매매하게 할 정도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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