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 아파트 후문 공사에 3900만원? 관리소장 사표 던지게 한 아파트 회장의 독단
양산 아파트 후문 공사에 3900만원? 관리소장 사표 던지게 한 아파트 회장의 독단
형사·행정·민사 3가지 책임 모두 물을 수 있어

후문 공사를 마친 한 아파트의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평범한 아파트 후문 공사에 3,916만 원. 규모를 감안할 때 상식 밖의 비용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은 "특허가 걸린 공사"라며 특정 업체와 계약을 밀어붙였고, 이 과정에서 동대표 회의 의결 절차는 생략됐다. 결국 "너무 위법해서 불안하다"던 관리소장은 입사 두 달 만에 사표를 던졌다.
최근 한 아파트 커뮤니티에 올라온 이 폭로 글은 단순한 동네 분쟁을 넘어, 우리 아파트 관리비가 어떻게 눈먼 돈이 될 수 있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회장의 독단적인 사업 추진과 불투명한 자금 집행은 민사, 행정, 형사 3가지 측면에서 모두 법의 심판대에 오를 수 있다.

① 형사 책임: 9억대 공사 독단 진행…업무상 배임 혐의
이번 사안에서 가장 무겁게 들여다봐야 할 부분은 형사 처벌 가능성이다.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은 주민들이 낸 관리비를 투명하게 관리하고 아파트의 재산상 이익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
업무상 배임죄(형법 제356조)는 바로 이 임무를 저버리는 행위를 처벌하는 범죄다. 회장이 정식 회의를 거치지 않고 독단적으로 과도한 비용의 공사를 진행했다면, 이는 명백한 임무 위배 행위로 업무상 배임죄에 해당할 수 있다.
폭로 글에 따르면 해당 회장의 재임 기간(2022년 1월~2025년 4월) 동안 특허 입찰 방식으로 진행된 공사는 총 6건, 금액은 9억 2,915만 원에 달한다. 만약 특정 업체에 일감을 몰아주는 대가로 금품이나 향응을 받았다면 배임수재죄(형법 제357조) 혐의도 추가될 수 있다.
② 행정 책임: 법령 무시한 깜깜이 행정…지자체 감독 요청해야
아파트 운영은 공동주택관리법이라는 명확한 규칙 아래 이뤄져야 한다. 해당 법 시행령에 따르면 관리비 집행을 위한 사업 계획과 예산 승인은 반드시 입주자대표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는 핵심 사항이다.
회장이 이 절차를 무시한 것은 명백한 법령 위반이다. 또한, 회장의 위법한 지시에 관리소장이 사퇴에 이르렀다면 이는 관리소장의 업무에 부당하게 간섭한 행위로 볼 수 있어 이 역시 법 위반에 해당한다.
③ 민사 책임: 부당하게 쓴 내 관리비, 소송으로 돌려받을 수 있다
주민들은 재산 피해를 직접적으로 회복할 수 있다. 적법한 절차 없이 부당하게 지출된 공사 대금은 주민들이 돌려받아야 할 돈이다.
주민들은 입주자대표회의나 전 회장 개인을 상대로 부당이득 반환청구소송이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우리 아파트 돈이 잘못 쓰였다"는 사실을 법적으로 확인하고, 그 책임을 물어 피해를 보상받는 절차다.
주민 대응 매뉴얼: 증거 확보부터 고발·소송까지
내 아파트에서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주민들은 다음과 같은 절차를 밟을 수 있다.
1. 증거 확보가 최우선
가장 먼저 관리사무소에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공사 계약서, 견적서, 입주자대표회의 회의록, 관리비 지출 내역 등 관련 서류를 모두 확보해야 한다. 특히 이번 사건처럼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전 관리소장의 증언은 결정적인 증거가 될 수 있다.
2. 지자체에 감독 요청
전체 입주자 10분의 2(20%) 이상의 동의를 받아 관할 시·군·구청에 조사를 요청할 수 있다. 지자체는 조사 후 위법 사실이 확인되면 시정명령이나 과태료 부과 등 행정 조치를 내릴 수 있다.
3. 경찰에 형사 고발
확보된 증거를 바탕으로 전 회장을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경찰서나 검찰청에 고발할 수 있다. 이는 개인의 비리를 처벌해달라고 요구하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다.
아파트 비리는 남의 일이 아니다. 부당하게 쓰인 관리비는 결국 내 재산 피해로 돌아온다. 투명한 아파트 운영을 위해 주민들의 적극적인 감시와 대응이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