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문 앞 'X 테러'⋯재물손괴로 처벌할 수 있지만, 이대로 미궁에 빠질 확률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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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문 앞 'X 테러'⋯재물손괴로 처벌할 수 있지만, 이대로 미궁에 빠질 확률 높다

2020. 12. 01 12:10 작성
안세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y.ah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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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진 한 장⋯현관문, 도어락, 초인종 등에 '대변' 테러

윗집은 층간소음으로 분쟁 겪었던 아랫집 의심⋯아랫집은 "우리 아니다, DNA 검사 안 해"

확실한 처벌 대상인데⋯범인 붙잡을 방법은 정말 없을까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지난 22일 새벽 X테러를 당했다"며 피해 사진을 공개한 글이 올라왔다. DNA 검사로 쉽게 범인을 잡을 수 있을 것 같지만, 실상은 쉽지 않다. 이유를 정리해봤다. /셔터스톡⋅그래픽=조소혜 디자이너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지난 22일 새벽 X 테러를 당했다"며 피해 사진을 공개한 A씨의 '미궁' 같은 이야기다. 실제 대변이 아파트 현관문 입구는 물론이고, 도어락과 초인종에도 덕지덕지 발려있었다.


문제는 대변을 투척 당한 건 맞지만 '누가' 그랬는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우선 CC(폐쇄회로)TV 등 확실한 증거가 없다. 평소 층간소음으로 분쟁을 겪었던 아랫집이 의심되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의심에 머물렀다. DNA 조사만 하면 금방 해결될 것 같은데 아랫집이 조사를 거부하고 있다.


여기에 1일 본인을 "아랫집 당사자"라고 소개한 B씨의 글이 올라오면서 사건은 더욱 복잡해졌다. 글에서 B씨는 "제가 한 일이 아니다"며 오히려 윗집의 층간소음이 심각했다고 호소했다. "이 집에 온 후 인생이 절망으로 바뀌었다"며 "(층간소음 때문에) 지옥에 빠졌으며, 매일 전쟁터를 경험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과학수사대까지 나섰지만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이 사건. 꽉 막힌 이 사건을 정말 해결할 방법은 정말 없는 걸까. 변호사에게 자문을 구해봤다.


일시적으로 물건을 사용하지 못하게 한 경우도 '재물손괴'

일단 이 사건은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 범죄다. 형법상 재물손괴죄(제366조)가 다른 사람의 재물을 망가뜨린 것뿐만 아니라 물건을 일시적으로 사용할 수 없게 했을 때도 처벌하고 있다. 처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이 사건에 영향을 미치는 문구는 "일시적으로 사용할 수 없게 했을 때도"에 있다. 지난 2007년 대법원은 재물손괴에 대해 판단하며 "일시적으로 그 재물을 이용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드는 것도 여기에 포함된다"고 밝혔다.


하급심 판례도 있다. 실제 지난 2013년 울산지법(재판장 정계선 부장판사)은 층간소음을 겪던 이웃집 현관문에 라면 국물을 뿌린 행위 역시 "재물손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영장 나오면 강제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이유

문제는 '누가' 테러를 했는지 밝혀내는 게 어렵다는 점이다. A씨는 아랫집을 의심하고 있지만, 아랫집은 "우리가 한 게 아니다"라며 DNA 검사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 문제 해결을 위해 DNA 검사를 강행할 수 없을까.


불가능하다. 원칙적으로 당사자가 '자발적'으로 제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론상 방법이 없진 않다. 법원의 압수수색 영장을 통해 DNA 검사를 강제할 수 있다.


하지만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실무적으로는 '아랫집이 대변을 투척하는 걸 봤다'는 목격자가 나오지 않는 한 영장이 나오기 어려워 보인다"고 분석했다.


법원이 영장을 발부하려면 '나름의 기준'을 넘겨야 하는데, 구강 상피 세포를 강제로 채취하는 식의 DNA 검사 영장은 그 기준이 다소 높다. 이 변호사는 "아랫집 이외의 다른 범인이 있을 가능성을 수사기관이 증거를 통해 최대한 배제해야 한다"며 "그런데 '아랫집이 검사를 거부하고 있다는 정도'로는 영장이 발부될지 의문"이라고 했다.


게다가 "실제로 DNA 영장이 살인, 성폭행 등 중한 범죄에서 활용되고 있다는 점에서도 영장 발부 예측이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결국 "현실적인 이유에서 미궁에 빠질 가능성이 높은 사건"이라고 이 변호사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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