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간 2.7조원 '아파트 가구 담합' 7개 업체 2심도 유죄..."공정성 신뢰 훼손"
9년간 2.7조원 '아파트 가구 담합' 7개 업체 2심도 유죄..."공정성 신뢰 훼손"
한샘·에넥스 등 가구업체들 783건 입찰 담합...최 전 한샘 회장만 무죄 선고

한샘 사옥 전경. /한샘 홈페이지
9년간 2.3조원대 아파트 가구 입찰 담합...법원 "공정성 신뢰 훼손" 유죄 선고
한샘, 에넥스 등 7개 가구업체가 9년간 2조원대 규모의 아파트 가구 입찰에서 담합한 혐의로 2심에서도 유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5부(권순형 부장판사)는 15일 건설산업기본법·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가구업체 임직원들에게 징역형을 선고하고 법인들에게는 벌금형을 부과했다.
재판부는 한샘·한샘넥서스·에넥스·넥시스·우아미·선앤엘인테리어·리버스 등 7개 가구업체 임직원 중 최 전 회장을 제외한 10명에게 각각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각 법인에는 양벌규정에 따라 1억~2억원의 벌금형이 부과됐다.
이들 가구업체는 2014년 1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무려 9년이라는 장기간에 걸쳐, 24개 건설업체가 발주한 전국 아파트 신축 현장 783건의 주방·일반 가구공사 입찰에 참여하면서 낙찰예정자와 입찰가격 등을 사전에 합의하는 불법 담합을 지속해왔다. 담합한 입찰 규모는 약 2조3천억여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민간 입찰의 공정성에 대한 일반의 신뢰와 입찰 시행자인 건설사들의 최적 계약 선택권을 침해했다"며 "특판 가구 시장의 담합이 장기간 지속해 고착화되어 실효성 있는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대법원 2019도57398 판례에 따르면, 사업자들이 입찰에서 투찰가격이 겹치지 않도록 투찰구간을 분산하여 입찰에 참가하기로 합의한 행위는 경쟁제한성이 있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에 해당한다. 특히 이 판례는 입찰담합의 경우 계약금액을 과징금 기본 산정기준으로 삼는 것이 적법하다고 판시했으며, 담합 참여자 중 낙찰자가 없더라도 계약금액을 기준으로 과징금을 산정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재판부는 다만 "개인 피고인 대부분은 입찰 담합이 이미 시작된 후 해당 업무를 맡게 된 이전 관행을 중단하지 않고 지속해 오는 등 적극적으로 제안을 주도하지는 않았다"며 "건설사들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입찰 제도 운영방식이 범죄가 지속되는 데 기여한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최 전 한샘 회장에 대해서는 1심과 마찬가지로 "임직원들이 최 전 회장에게 직접 보고한 사실이 있다는 사실 또는 증언 진술을 찾아볼 수 없다"며 "공모에 가담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무죄 이유를 설명했다.
이번 사건은 가구업체들이 9년간 783건의 입찰에서 2조3천억원 규모의 담합을 벌인 중대한 공정거래법 위반 사례로,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이러한 입찰담합은 그 자체로 경쟁제한성이 인정되어 위법하다. 담합의 규모와 지속 기간을 고려할 때 법원의 유죄 판결과 처벌은 법리적으로 타당하다고 볼 수 있다.
공정거래법은 사업자가 다른 사업자와 공동으로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으며, 특히 가격을 결정·유지 또는 변경하는 행위와 입찰 또는 경매에 있어 낙찰자, 경락자, 투찰가격, 낙찰가격 또는 경락가격 등을 결정하는 행위를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