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성추행' 그 산부인과 인턴은 재판 중에도 어디든 재취업할 수 있다
'환자 성추행' 그 산부인과 인턴은 재판 중에도 어디든 재취업할 수 있다
대형병원에서 환자 성추행한 혐의 받는 산부인과 인턴
해당 병원에서 사직한 후 재판받고 있지만⋯올해 초 다른 병원 재취업
형 확정 전엔 재취업 문제없고, 재판에서 징역 선고받더라도 면허에 영향 없다

"자궁을 먹을 수 있느냐" 등의 발언으로 공분을 샀던 인턴의사 A씨. 여성 환자를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있는 그가 이 와중에 서울 시내 다른 병원에 재취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게 어떻게 가능했는지 변호사들의 의견을 정리했다. /게티이미지코리아·셔터스톡·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여성의 신체를) 좀 더 만지고 싶으니 수술실에 있겠다", "여성의 Hymen(처녀막)을 볼 수 있나", "자궁을 먹을 수 있느냐."
대형병원 산부인과 수술실에서 위와 같은 발언을 연거푸 한 것으로 알려져 공분을 샀던 인턴의사 A씨. 그는 논란이 커지자 병원을 사직했다. 이후, 논란이 된 발언과 함께 환자를 성추행한 혐의(준강제추행)로 재판을 받고 있는데 법원의 출석 요구를 무시하는 등으로 또 한 번 지탄을 받았다. 그런데 A씨가 이 와중에 서울 시내 다른 대형병원에 재취업한 것으로 확인됐다.
TV조선에 따르면, 해당 병원 측은 "그런 일이 있는지 모르고 채용했다"며 "성범죄 혐의로 재판 중인 사실을 몰랐다"고 밝힌 상황. 로톡뉴스는 이게 어떻게 가능했는지, 재판 결과에 따라 A씨의 의사 면허는 취소될 수 있는지, 그가 계속 의사의 길을 밟아나갈 수 있는지 등에 대해 정리했다.
변호사들에게 문의한 결과, 그의 재취업이 가능했던 이유는 단순했다. 현행법상 병원에서 A씨가 '성범죄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없는 구조였기 때문이었다.
모든 의료기관에서는 의사 등 의료인을 채용할 때 성범죄 경력을 반드시 확인하도록 명시하고 있고(아동청소년성보호법 제56조 제5항), 실제 당사자의 동의를 거쳐 확인이 이뤄지고 있긴 하다. 하지만 이 절차로 확인이 되는 건, '성범죄로 유죄 판결이 확정'됐을 때의 경우다.
의사 겸 변호사인 정필승 변호사(법무법인 우성)는 "형이 확정되기 전에는 당사자가 먼저 사실을 말하지 않는 한, 병원에서 이를 확인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밝혔다.
의료법 관련 사건을 많이 다뤄본 더프렌즈 법률사무소 이동찬 변호사의 의견도 비슷했다. "수사⋅재판 중인 사건에 대해선 무죄추정 원칙에 따라 병원에서 이를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했다.
그렇다면, 새롭게 재취업한 병원에서 A씨에게 파면이나 해임 등 중징계 처분을 결정할 가능성은 있을까. 채용했을 땐 몰랐더라도, 이제는 병원도 A씨가 성범죄로 재판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그렇게 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고 예상했다.
대한변호사협회에 등록된 의료 전문 변호사인 임원택 변호사(법무법인 문장)는 "A씨에 대한 징계는 어렵다고 판단된다"며 "A씨에 대해 징계하려면 근로계약 기간에 발생한 사유여야 하는데, 취업 전의 사유로 징계할 수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정필승 변호사의 의견도 비슷했다. "병원에서 별도로 A씨를 징계하긴 어려울 것 같다"며 "해당 병원에서 일어난 사건이 아니기 때문에 징계를 위한 사전 조사에 어려움이 따를 것이기 때문"이라고 정 변호사는 말했다.
법률 자문

현재 서울동부지법에서 1심 재판을 받고있는 A씨. 재판 결과에 따라 그의 의사 면허가 취소될 가능성은 있을까. 확인 결과 아무리 높은 형량을 선고받더라도, 그 가능성은 '제로'다.
현행 의료법에 준강제추행 등 성범죄를 저지른 의료인에 대한 면허 취소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 의료인에 대한 면허 취소 사유는 '마약 중독자' 또는 '면허 대여'와 같이 의료법 위반 등으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만으로 규정하고 있다(의료법 제8조).
임원택 변호사는 "(재판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 A씨의 의사 면허에는 영향이 없다"고 했고, 정필승 변호사도 "의사 면허는 유지될 것 같다"고 했다. 이동찬 변호사 역시 "의사 면허 자체는 취소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물론 이 사건으로 A씨가 의사의 길을 걷는 데 있어서 불이익이 아예 없진 않다. 법원에서 성범죄 판결과 동시에 취업제한 명령(최대 10년)을 선고하는 경우다(아청법 제56조 제1항). 이렇게 되면 A씨는 해당 기간에 의료기관에서 일할 수 없고, 별도로 병원을 개설⋅운영할 수도 없다.
하지만 이 기간이 지나면, 그땐 A씨의 병원 복귀를 막을 방법이 없다. 성범죄로 면허 취소가 불가능한 현행 의료법상 그렇다.
이 기사는 로톡뉴스의 윤리강령에 부합하는 사실 확인을 거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