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 음주, 차단기 앞 멈췄어도 '면허취소' 날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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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 음주, 차단기 앞 멈췄어도 '면허취소' 날벼락

2026. 02. 05 11:39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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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중농도 0.12%의 벽

'도로' 여부가 구제 유일한 열쇠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도로로 나가지도 않았는데 면허취소라니요."


새벽 3시, 상가 주차장 2층에서 1층 출구 차단기 앞까지 운전했다가 혈중알코올농도 0.12%로 적발된 운전자 A씨. 그는 도로에 진입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억울함을 호소하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냉혹한 현실을 지적한다.


A씨의 운명을 가를 열쇠는 단 하나, 운전한 '주차장'이 법적으로 도로에 해당하는지 여부다. 그러나 이마저도 넘기 힘든 벽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차단기 앞에서 멈췄어요"…음주 운전자의 하소연

친구들과의 술자리가 끝난 새벽, A씨는 상가 주차장 2층에 세워둔 자신의 차에 올랐다. 1층 출구로 향했지만, 굳게 닫힌 차단기가 그의 앞을 막아섰다.


도로로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한 채 멈춰선 순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음주 사실이 드러났다. 측정된 혈중알코올농도는 0.12%, 명백한 면허취소 수치였다.


A씨는 벌금은 각오했지만, 생계가 걸린 운전면허만큼은 지키고 싶다는 심정이다. 삼면이 막혀 있고 출입구도 하나뿐인 주차장 안에서, 그것도 차단기를 넘지 못하고 아주 짧은 거리를 이동했을 뿐이라는 게 그의 항변이다. 과연 그의 바람은 이뤄질 수 있을까.


주차장도 '도로'?…면허취소 가르는 법의 잣대

A씨의 운명을 결정지을 핵심 쟁점은 운전한 '상가 주차장'이 도로교통법상 '도로'에 해당하는지 여부다. 법이 개정되면서 주차장처럼 도로가 아닌 곳에서의 음주운전도 형사처벌(벌금·징역) 대상이 됐다. 하지만 면허취소나 정지 같은 행정처분은 오직 '도로'에서의 음주운전에만 적용된다.


문제는 법원이 '도로'의 개념을 폭넓게 해석한다는 점이다. 특히 불특정 다수가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상가 주차장은 도로로 인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더든든 법률사무소 조수진 변호사는 "불특정 다수가 자유롭게 출입 가능한 상가 주차장은 도로교통법상 도로로 인정됩니다"라고 명확히 설명했다. 법무법인(유한) 바른길 안준표 변호사 역시 "상가주차장은 불특정 다수가 출입할 수 있고 실제로 차량 통행이 이루어지는 공간이어서, 차단기가 있더라도 통상 도로교통법상 ‘도로’로 인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라며 도로로 판단될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0.12%의 높은 벽, "감경·구제 기대 어려워"

설상가상으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 0.12%는 구제의 문을 더욱 좁히는 결정적 요인이다. 현행법상 혈중알코올농도 0.08% 이상이면 면허가 취소될 수 있는데, 특히 행정심판 등 구제 절차에서 이 수치는 절대적인 기준으로 작용한다.


법률사무소 예준 신선우 변호사는 판례를 근거로 "혈중알코올농도 0.08% 이상이면 원칙적으로 면허취소"이며, 특히 "0.10%를 초과하면 ‘감경(구제)’ 대상에서 제외되는 취지로 운영됩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는 운전이 생계에 필수적인 '생계형 운전자'라 할지라도 0.1%를 넘는 높은 수치가 나오면 선처를 기대하기 매우 어렵다는 의미다. 법무법인 유안 조선규 변호사 또한 "운전면허 취소 처분을 피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라며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남은 길은 '도로 아님' 증명뿐…전문가들의 조언

모든 전문가가 공통적으로 제시하는 사실상 유일한 탈출구는 A씨가 운전한 주차장이 '도로가 아님'을 객관적 자료로 증명해내는 것이다. 모두로 법률사무소 한대섭 변호사는 "이 ‘도로 아님’ 법리를 주장하는 것이 귀하에게는 유일하고도 가장 현실적인 동아줄입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해당 주차장이 아무나 드나들 수 있는 공개된 공간이 아니었음을 입증해야 한다.


신선우 변호사는 이를 위해 ▲단순 요금징수용 차단기가 아닌, 카드나 등록 차량만 통과시키는 등 사실상 외부 통제가 있었는지 ▲'관계자 외 출입금지' 같은 명확한 표지판이 있었는지 등을 객관적 자료로 모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길이다. 결국 A씨가 면허를 지키기 위해서는 경찰 조사 초기부터 주차장의 폐쇄성을 입증할 자료를 철저히 준비해 법리적으로 치열하게 다퉈야 하는 험난한 과정만이 남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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