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촬영 29명 피해 사건, 법원은 왜 '초범'을 이유로 감형했나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불법촬영 29명 피해 사건, 법원은 왜 '초범'을 이유로 감형했나

2026. 08. 30 13:53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다수 피해자·반복성 있어도 전과 없으면 감경 여지

다수 피해자가 발생한 불법촬영 사건에서도 초범이나 처벌불원 의사가 형량 감경 사유로 반영된 사례가 지적됐다. /셔터스톡

불법촬영으로 수십 명의 피해자가 발생한 사건에서도 '전과 없는 초범'이라는 이유로 형량이 줄어드는 판결이 나오고 있다. 법원은 어떤 기준으로 형을 정하고, 어떤 사정이 가해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는 것일까.


무슨 일이 있었나


최근 29명을 상대로 155차례 불법촬영을 저지른 피고인이 이전 처벌 전력이 없다는 이유로 재판에서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됐다.


또 다른 사건에서는 강제추행 가해자가 1심 실형 후 항소심에서 피해자의 처벌불원 의사가 반영되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성평등가족부가 2026년 8월 개최한 젠더폭력 양형 포럼에서는 이 같은 판결이 현행 양형기준을 벗어나거나, 기준이 제대로 적용되지 않은 사례로 지적됐다.


법적으로 왜 문제가 되나


불법촬영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으로 처벌된다. 촬영 자체가 피해자 동의 없이 이루어졌다면 촬영물 유포 여부와 관계없이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문제가 되는 지점은 두 가지다. 첫째, '초범' 감경이다. 현행 디지털성범죄 양형기준은 불특정 또는 다수 피해자를 대상으로 하거나 상당 기간 반복 범행한 경우에는 전과가 없더라도 초범을 유리한 양형인자로 보지 않도록 명시하고 있다.


그런데 실제 판결에서는 이 기준이 제대로 적용되지 않은 사례가 확인됐다.


둘째, '처벌불원'이다.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면 이것이 양형에서 감경 사유로 반영될 수 있다.


현행 성범죄 양형기준에서 처벌불원은 형량 감경 여부를 판단할 때 중요하게 반영되는 특별양형인자로 분류돼 있다.


전문가들은 합의를 통해 피해 배상을 받으려면 처벌불원 의사를 밝혀야 하는 구조가 피해자를 '처벌이냐 돈이냐'의 선택 앞에 세운다고 지적했다.


처벌 수위는 어떻게 정해지나


불법촬영죄(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징역 7년 이하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 이 법정형 범위 안에서 실제 선고형은 아래 변수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 피해자 수·범행 횟수: 피해자가 다수이거나 반복 범행이 확인되면 양형기준상 가중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 초범 여부: 전과가 없으면 통상 유리한 양형인자로 고려된다. 단, 다수 피해자·반복 범행의 경우 양형기준상 이 인자의 적용이 제한될 수 있다.
  • 처벌불원·합의: 피해자가 처벌불원 의사를 밝히거나 합의가 이루어진 경우 감경 요소로 반영될 수 있다.
  • 촬영물 유포 여부: 촬영물이 유포되지 않았다는 점이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된 판결도 있었으나, 촬영물을 수사기관이 압수한 결과임에도 이를 감경 이유로 삼은 것이 타당한지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 상태다.

이 기사, 어떻게 보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