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없는 집에 들어간 불륜남은 주거침입"이란 대법원 38년 판례에 반기든 2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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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없는 집에 들어간 불륜남은 주거침입"이란 대법원 38년 판례에 반기든 2심

2020. 09. 01 12:09 작성2020. 09. 01 14:21 수정
박선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w.park@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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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집 비운 사이 아내와 시간 보낸 남성⋯주거침입으로 고소당한 불륜남

"공동주거권자 양쪽의 승낙 없었다면 '주거침입'" 1982년부터 내려온 대법원 판례

이번 판결도 '주거의 평온' 지키는 입장⋯"한 쪽 허락 있었다면 사실상 '평온' 깨진 것 아니라는 것"

대법원은 공동주거권이 있는 집에 누군가 들어갔을 때, 공동주권자 모두의 승낙이 없다면 '주거침입'으로 인정해왔다. 하지만, 이런 판례를 깬 2심이 나왔다. /셔터스톡

남편이 집을 비운 사이 아내와 내연관계에 있는 남성이 집에 들어왔다면, 이 불륜남을 '주거침입죄'로 처벌할 수 있을까?


대법원이 지난 1982년 "(주거침입으로) 처벌이 가능하다"는 판례를 만든 이래로 하급 법원에서는 줄곧 '유죄'라는 일관된 판결이 내려왔지만, 이에 반기를 드는 2심 판결이 최근 나왔다.


"아내의 승낙을 받고 평온하게 집에 들어갔으니 주거의 평온을 깬 것으로 볼 수 없다를 침입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울산지법 제2형사부는 지난달 "불륜남 A씨가 내연녀(부인) B씨의 '승낙'을 받고 집에 들어간 것이므로, 죄가 되지 않는다"며 앞선 1심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지난 1982년 대법원 판단 이후 함께 사는 사람의 승낙 없었다면 '주거침입죄'였는데

불륜 관계에 있던 내연녀의 집을 세 차례 방문했던 A씨. 남편이 없는 틈을 노렸다. 이후 B씨의 남편이 이 사실을 알게 됐고 '주거침입죄'로 A씨를 주거침입죄로 고소당했다.


이에 지난 1월 1심은 대법원의 기존 판례에 따라 '유죄'를 내렸었다.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항소심(2심)을 맡은 울산지법 제2형사부(재판장 김관부 부장판사)는 "피고인인 A씨가 남편이 일시 부재중일 때, 내연녀 B씨와 간통의 목적으로 세 차례에 걸쳐 들어간 사실은 인정된다"면서도 "B씨의 승낙을 받고 평온하게 들어간 것이므로 주거를 침입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에 대해 피데스법률사무소의 정민규 변호사는 "2심 재판부는 피해자인 남편의 주거권은 침해되었을지 몰라도 사실상의 평온은 침해되지 않았다고 봤는데, 이는 기존에 확립된 판례와 다르다"고 했다.


기존에는 공동주거권이 있는 집에 누군가 들어갔을 때, 공동주권자 모두의 승낙이 없다면 주거침입죄가 성립할 수 있다는 판례를 깬 것이기 때문이다.


거주자의 의사에 반해 누군가가 주거에 들어왔다면 그 평온을 깨뜨렸다고 봤지만, 이번에는 둘 중 한 명이 들어오는 것을 허락해 준 것이기 때문에 '주거의 평온'이 깨졌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법률사무소 민(일산)의 정성열 변호사는 "사실상 '주거 평온의 상태'가 깨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죄 판결을 내린 것"이라고 했다. 다만 "만약 대법원 판단을 받게 될 경우 이 판결이 유지될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율봄 법률사무소의 진선우 변호사는 "기존의 판례에 따르면 울산지법의 사안은 공동주권자인 남편의 동의없이 주거에 들어간 것이므로 주거침입죄에 해당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판결은 남편의 주거권 침해는 별론으로 하고, 피고인이 내연녀 B씨의 동의 하에 주거에 들어간 것이기 때문에, 주거 등의 사실상의 평온을 침해하는 태양으로 들어가지 않아 '침입'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에 따라 주거의 사실상 평온도 깨졌다고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며 "이는 기존의 확립된 판례와 다른 판결이며, 추후 이 사건에 대한 대법원의 판단이 기대된다"고 했다.


법률 자문
'피데스법률사무소'의 정민규 변호사, '법률사무소 민(일산)'의 정성열 변호사, '율봄 법률사무소'의 진선우 변호사. /로톡DB
'피데스법률사무소'의 정민규 변호사, '법률사무소 민(일산)'의 정성열 변호사, '율봄 법률사무소'의 진선우 변호사. /로톡DB


울산지법 "기존 대법원 판례와 다른 '전향적' 판단"

이에 대해 로톡뉴스는 울산지법에 직접 문의해봤다. 공동주거권자의 '승낙'을 놓고 왜 1⋅2심이 다른 판단을 내렸는지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문의 결과를 종합해보면, 이번 무죄 판결은 "전향적 판단"이라고 했다.


울산지법 관계자는 "주거침입죄의 보호법익을 주거의 평온으로 보고 있는 것은 기존 판례와 동일한 입장"이라면서도 "그 논리라면, 내연녀 B씨의 동의를 받고 들어갔기 때문에 사실상 주거의 평온을 해치지 않았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즉, '주거의 평온'에 대해 당시 집에 없었던 공동주거권자인 남편의 의사까지 고려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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