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만나주지 않으면 죽겠다"며 사제폭탄 들고 간 스토커, 그의 처벌 수위를 예상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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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랑 만나주지 않으면 죽겠다"며 사제폭탄 들고 간 스토커, 그의 처벌 수위를 예상해봤다

2020. 10. 19 21:24 작성
백승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bse@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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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주지 않아 죽으려고 했다" 여성의 집 앞에서 사제 폭탄 터뜨린 남성

스토킹으로 인한 경범죄처벌법 위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형법상 협박 및 강요 등 적용 가능

사제폭탄이 '폭발물'이냐 '폭발성 물건'이냐에 따라 처벌 수위 달라질 듯

한 남성이 손수 만든 사제 폭발물이 전주의 한 아파트에서 터졌다. 이 남성은 대체 왜 이런 범행을 저지른 걸까. 해당 이미지는 기사와 관련 없는 참고용 이미지. /셔터스톡

'펑.'


지난 주말 저녁, 전북 전주의 한 아파트에 굉음이 울려펴졌다. 마치 폭탄이라도 터진 듯한 소리였다.


이 소리의 정체, 한 남성이 손수 만든 사제 폭발물이었다. 폭발이 시작된 자리에는 한 남성이 쓰러져 있었고, 바닥엔 쇠 구슬이 40~50개가 나뒹굴었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날 만나주지 않아 눈앞에서 죽으려고 했다"

사건은 지난 17일 오후 8시쯤, 20대 남성 A씨로부터 시작됐다.


해당 아파트에는 A씨가 몇 년 전부터 집요하게 "만나 달라"고 연락을 했던 여성 B씨가 살고 있었다. 하지만 여성도, 그리고 B씨의 아버지도 교제를 허락하지 않자 앙심을 품었다.


그리고 유튜브 등을 보고 만든 사제 폭발물을 들고 B씨의 집 앞으로 찾아갔다. 그러다 B씨의 아버지와 마주치자 허겁지겁 자리를 피했고, 그때 폭탄이 터졌다. 이로 인해 A씨는 왼손을 다치는 큰 부상을 입었다.


해당 남성은 조사에서 "나를 만나주지 않아 눈앞에서 죽으려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집요하게 스토킹을 하다, 거절당하자 피해자 집 근처에서 폭발물까지 터뜨린 A씨. 어떤 처벌을 받게 될지 변호사들과 함께 정리했다.


'폭발물'로 인정된다면⋯최대 사형까지 받을 수 있는 폭발물 사용죄 적용 대상

우선 스토킹에 따른 '경범죄처벌법' 위반이 적용될 수 있다. 일반적인 스토킹의 경우라면 그렇다.


다만 A씨는 사제 폭발물을 소지하고, 사용한 것에 따른 처벌이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법률 자문
법무법인 신광의 정윤 변호사, 변호사 김병현 법률사무소(안산)의 김병현 변호사. /로톡 DB
법무법인 신광의 정윤 변호사, 변호사 김병현 법률사무소(안산)의 김병현 변호사. /로톡 DB


이에 대해 법무법인 신광의 정윤 변호사는 "피해 여성 B씨나 B씨의 아버지에게 상해를 입힐 목적으로 폭발물을 가지고 불을 붙였다면 형법 제119조에 따른 폭발물사용죄가 적용될 수 있다"고 했다.


이 죄는 '폭발물'을 사용해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하면 사형 또는 무기징역,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지는 중범죄다.


대법원의 2012년 판결에 따르면 여기서 말하는 '폭발물'은 사람의 생명, 신체, 재산 및 공공의 안전이나 평온에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정도의 강한 파괴력을 사진 물건이어야 한다.


정 변호사는 "이러한 관점에서 봤을 때, 손가락이 절단될 정도였다면 해당 사제 폭탄은 대법원이 말하는 폭발물에 해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남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입히지 않았기에 '미수' 혹은 형법 120조(예비, 음모, 선동죄)가 적용될 것으로 변호사는 예상했다. 이때는 2년 이상의 징역으로 처벌 수위가 내려간다.


변호사 김병현 법률사무소(안산)의 김병현 변호사는 "다른 사람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가하지 않았기 때문에 폭발물사용죄 미수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감경 대상'이고, 폭탄이 터져 스스로 상해를 입은 점이나 향후 피해자와 합의 상황이 고려되면 집행유예도 나올 수 있다"고 김 변호사는 말했다.


폭발물 아닌 '폭발성 물건'으로 인정된다면⋯처벌 수위 확 낮아져

그렇지만 A씨에게 폭발물사용죄가 반드시 적용된다는 보장은 없다. 다른 혐의가 적용될 수도 있다. A씨가 사용한 사제 폭발물이 '폭발물사용죄'에서 말하는 '폭발물'에 미치지 않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A씨가 저지른 사건과 여러 가지 측면에서 유사했던 '연세대 교수 텀블러 테러'(2017년)사건에서도 폭발물사용죄 대신 폭발성 물건 파열죄(형법 제172조)가 적용됐다. 이 사건은 한 대학원생이 교수의 텀블러에 나사와 화약 등을 넣어 텀블러를 폭파시킨 뒤 해당 교수에게 화상을 입힌 일이었다.


해당 사건을 심리한 대법원은 "폭발물사용죄에서 말하는 '폭발물'이란 강한 파괴력을 가진 물건을 의미한다"라며 판단했다. 성능이 다소 떨어지는 사제 폭발물은 형법 제119조가 아닌 제172조를 적용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종합할 때, A씨가 소지하고 있던 폭발물이 폭발물사용죄(형법 제119조)에서 말하는 '폭발물'일 경우 최소 7년 이상의 징역형이다. 하지만 폭발성 물건 파열죄(형법 제 172조)에서 말하는 '폭발성 물건'으로 판단될 경우엔 1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질 것으로 보인다.


정보통신망법 적용도 가능⋯폭발 직접 목격에 대한 충격도 민사소송 가능

이 밖에도 변호사들은 A씨에게 정보통신망법 위반, 그리고 협박 등의 혐의도 적용될 수 있다 분석했다.


정윤 변호사는 "지속적으로 만남을 요구하며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는 문자 등을 했다면 정보통신망법 위반으로 1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 벌금을 선고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즉, A씨가 여성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진 "(만나주지 않으면) 죽어버리겠다" 등의 메시지는 정보통신망법 위반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형법상 협박죄나 강요죄에 해당할 가능성도 있다.


더불어 A씨가 폭탄을 터뜨리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을 피해 여성 아버지는 A씨에게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도 청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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