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카 찍혔대" 소문낸 20대…법원 "성범죄 피해 사실 알린 건 명예훼손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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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카 찍혔대" 소문낸 20대…법원 "성범죄 피해 사실 알린 건 명예훼손 아냐"

2026. 08. 27 13:45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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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평가 저하 아니란 법원 판단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타인의 불법촬영 피해 사실을 주변에 발설한 20대 남성에게 명예훼손 무죄가 확정됐다.


성범죄 피해자가 되었다는 사실 자체가 사회 통념상 개인의 사회적 가치나 평가를 떨어뜨린다고 볼 수는 없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다.


"나체로 샤워하는 모습 찍혔다" 피해 사실 퍼뜨려

A씨는 지난 2022년 2월, 과거 자신이 머물렀던 아동복지시설에 방문해 10대 원생 B씨의 방에 들어갔다.


A씨는 B씨가 잠든 사이 평소 알고 있던 비밀번호를 입력해 B씨의 휴대전화 잠금을 몰래 풀었다.


그 안에서 A씨는 시설 사회복지사인 C씨가 샤워하는 모습을 B씨가 몰래 촬영한 동영상을 발견했다.


A씨는 자신의 휴대전화 카메라를 이용해 이 영상을 재촬영한 뒤, 시설 내 식당에서 지인들에게 해당 동영상을 재생해 보여줬다.


이후 A씨는 PC방 등에서 지인들에게 "B씨가 C씨가 나체로 샤워하는 모습을 몰래 촬영했다"는 취지로 말해 C씨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2심 "성범죄 피해 사실 공개, 명예훼손 될 수 없어"

1심 재판부는 명예훼손 혐의를 포함한 모든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항소심 재판부는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성범죄의 피해자가 되었다는 사실이 사회통념상 그 사람의 사회적 가치나 평가를 떨어뜨리기에 충분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고 그렇게 해석해서도 안 될 것"이라고 판시했다.


성범죄 피해 사실이 공개될 경우 부정적인 시선이 존재할 수는 있으나, 그것을 우리 사회의 보편적 통념으로 볼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이어 재판부는 사생활 침해와 명예훼손을 엄격히 구분했다.


재판부는 "성범죄 피해 사실은 개인의 사생활 중 가장 내밀한 영역에 속하므로 피해자의 의사에 따라 그 비밀이 최대한 보호되어야 한다"면서도 "명예훼손죄의 보호법익은 어디까지나 사람의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의미하는 외부적 명예이므로, 사람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스스로의 주관적 평가인 명예감정 또는 사생활의 비밀과는 구분하여 그 침해 가능성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즉, 타인의 성범죄 피해 사실을 폭로하는 행위가 내밀한 사생활의 비밀을 침해할 수는 있어도, 형법상 명예훼손죄를 구성하지는 않는다는 취지다.


단말기 잠금 해제도 무죄…불법촬영물 유포만 징역형 집행유예

아울러 재판부는 B씨의 휴대전화 단말기 잠금을 푼 행위(정보통신망법 위반)에 대해서도 무죄를 선고했다.


피해자의 휴대전화기가 단독으로 '정보통신체계'를 구성한다고 볼 수는 없어, 기기 잠금을 풀고 내부 영상을 열람한 것만으로는 '정보통신망'에 침입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A씨가 C씨의 샤워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재촬영해 소지하고 지인들에게 시청하게 한 혐의(성폭력처벌법 위반)는 유죄로 유지됐다.


재판부는 "죄질이 매우 불량하고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해 엄벌의 필요성이 있다"면서도, A씨가 범행 일체를 자백하고 반성하는 점, 범행 당시 만 20세의 비교적 어린 나이였던 점,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결과적으로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됐으나, 항소심에서 명예훼손 및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가 무죄로 뒤집히며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으로 감형됐다.


이후 검사 측이 상고했으나, 2024년 4월 16일 대법원에서 이를 기각하며 원심의 형이 최종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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