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아파트 놀이터 오면 도둑" 아이들 신고한 입주민 대표, 소송 가면 오히려 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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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아파트 놀이터 오면 도둑" 아이들 신고한 입주민 대표, 소송 가면 오히려 불리

2021. 11. 09 18:36 작성2021. 11. 11 16:51 수정
강선민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mea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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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내 놀이터 온 외부 아이들 관리실에 잡아두고 경찰에 신고한 입주민 대표

아파트 부지는 사유지이니 제재해도 문제없다? 입주민 대표 행동, 법적으로 보면 문제 '있다'

한 아파트 입주민 대표가 단지 내 놀이터를 찾아온 아이들을 다그치고, 경찰에 신고까지 한 사실이 알려지며 파장이 일고 있다. 해당 아파트에 살지 않는 외부 아이들만 골라서 면박을 준 건데, 사유지라고 하지만 법적으로 따져 보면 불리한 건 아이들이 아니라 입주민 대표 본인이었다.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남의 아파트 놀이터 오면 도둑인 거 몰라?"


인천 영종도의 한 아파트 놀이터가 때아닌 분쟁 지역이 됐다. 해당 아파트 입주민 대표가 외부에서 놀러 온 아이들을 다그치고, 급기야는 경찰에 신고까지 하면서다. 아이들에게 주어진 혐의는 '기물 파손'이었다. 입주민 대표 손에 끌려간 아이들은 부모님이 찾아올 때까지 해당 아파트 관리실에 계속 붙들려 있었다.


이러한 사실은 최근 아이들 부모 중 한 명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이번 일을 두고 양측 모두 법적 대응에 나선 상황. 앞선 입주민 대표의 신고로 경찰이 사건을 조사 중인 가운데, 아이들 부모 측은 문제의 입주민 대표를 협박과 감금 등 혐의로 고소했다.


로톡뉴스는 이 사건의 법적 쟁점은 무엇이고, 누구에게 어떤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건지 정리해봤다.


"사유지인데 외부인 이용 못 하게 막는 건 당연"⋯건조물 침입죄 등 적용할 수 있을까 봤더니

이처럼 아파트 공용부지 사용 문제를 두고 다툼이 이는 건 비단 해당 아파트만의 문제는 아니다.


최근 들어 아파트 단지 내에 외부인이 출입해 불편을 겪는다는 쪽과, 출입이 금지된 곳이 아닌 한 임의로 이용 자체를 막을 수는 없다는 입장이 맞서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기 때문. 이 사건 입주민 대표도 "아파트 놀이터는 엄연한 사유지이니, 외부인을 막는 건 당연한 처사"라는 주장을 편 거로 풀이된다.


법률 자문
'법무법인 우리'의 백혜랑 변호사, '법무법인(유) 강남'의 이필우 변호사. /로톡뉴스DB
'법무법인 우리'의 백혜랑 변호사, '법무법인(유) 강남'의 이필우 변호사. /로톡뉴스DB


이에 대해 법무법인 우리의 백혜랑 변호사는 "아파트 주차장도 건조물 침입죄가 적용된다는 하급심 판례가 있다"며 "경우에 따라서 놀이터 역시 건조물 침입죄 대상에 포함될 수는 있다"고 짚었다. 다만, 백 변호사는 "단순히 아이들이 놀이터 안에서 노는 정도이고, 입주민의 평온을 해치거나 사회상규에 위배되는 행동을 한 게 아니라면 이를 법적으로 문제 삼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유) 강남의 이필우 변호사는 "건조물 침입죄나 주거 침입죄 등을 통해 보호하려는 법익은 주거의 건전한 평온을 깨뜨리는 걸 막기 위한 것"이라면서 "아파트 단지 내 공원에 있는 놀이기구를 이용한 것이 주거의 평온을 깨뜨리는 행위로 볼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그런 논리라면 누군가 아파트 단지 내를 가로질러 걸어가는 자체도 불법이 된다"고 꼬집기도 했다.


이어 변호사들은 입주민 대표가 주장한 기물 파손 행위, 즉 '재물손괴죄'도 적용이 어려울 거라고 봤다. 경찰이 CCTV 등을 살펴본 결과 아이들의 기물 파손 정황이 밝혀지지 않기도 했지만, 실제 파손이 발생했더라도 무작정 형사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 우리 형법은 ① 고의를 가지고 ② 물건의 기능을 해칠 만큼 파손을 했을 때, 비로소 재물손괴죄를 적용하기 때문이다.


이필우 변호사는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놀다가 실수로 기물을 파손했다면, 그 부모를 상대로 민사상 손해배상은 청구할 수 있다"면서도 "입주민 대표의 주장처럼 재물손괴죄를 적용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백혜랑 변호사 역시 "놀이기구의 효용을 해하는 수준으로 망가뜨린 게 아니라면, 단순히 기구를 사용했다고 해서 재물손괴죄를 적용하긴 어렵다"고 짚었다.


변호사들 "법적으로 보면, 입주민 대표가 불리"

오히려, 법적으로 책임을 져야 하는 건 입주민 대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아이들을 임의로 관리실로 데려가 붙들어 둔 건 위법 소지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필우 변호사는 "누군가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면 112에 신고를 하고, 현행범으로 체포 등의 행위를 할 수는 있다"면서 "이 정도 수준을 넘어서 일정 시간 이상 아이들을 강제로 가둔 거라면, 감금죄가 성립할 수밖에 없다"고 의견을 냈다.


백혜랑 변호사도 "아이들에게 겁을 주거나 장시간 관리실 등에서 못 나가게 막았다면, 건조물 침입이 문제 됐더라도 합법적인 현행범 체포로 볼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백 변호사는 "아이들에게 경멸적·적대적 표현 등을 쓰거나 과한 협박 행위를 했다면 정서적 아동학대에도 해당할 수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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