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니까 대신해줘요" 고객 요청으로 휴대전화 개통 서류에 사인했는데 '사문서위조'라고?
"바쁘니까 대신해줘요" 고객 요청으로 휴대전화 개통 서류에 사인했는데 '사문서위조'라고?
휴대전화 대리점 직원, 고객 부탁으로 개통 서류에 대신 사인
항상 고객 동의 하에 사인했는데 사문서 위조로 고소돼
고객의 동의 받았어도⋯'사인'을 대신하면 불법일까?

고객들이 휴대전화를 개통할 때 "바쁘니까 서류에 대신 사인해 달라"고 하면 종종 그렇게 해줬다. 그때는 고객의 허락을 받고 했기 때문에 불법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A씨는 최근 경찰서에서 전화를 받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사문서위조로 고소됐다"는 연락이었다. '어떻게 된 일인지' 곰곰이 고민하던 A씨는 얼마 전까지 근무하던 휴대전화 대리점의 대표가 떠올랐다. A씨는 대리점 대표와 갈등을 빚다 퇴사를 했는데, 그 대표가 자신을 고발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사문서위조라면 걱정되는 게 없지 않기 때문이다. 고객들이 휴대전화를 개통할 때 "바쁘니까 서류에 대신 사인해 달라"고 하면 종종 그렇게 해줬다. 그때는 고객의 허락을 받고 했기 때문에 불법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경찰서 출석을 앞둔 A씨.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사안을 검토한 변호사들은 A씨의 사인 대필은 '사문서위조'가 아니라고 말했다.
법무법인 오른의 백창협 변호사는 "고객의 부탁을 받고 했다면 동의가 있는 경우라서, 위조는 성립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문서위조는 문서를 작성할 권한이 없는 사람이 다른 사람의 명의를 도용해 작성하는 것을 말한다. A씨 말이 맞는다면, A씨의 행동은 고객 동의를 받고 한 것이기 때문에 사문서위조죄에 해당하지 않는다.
법무법인 인화의 김명수 변호사도 "(휴대전화의) 빠른 개통 등을 위해 고객의 동의를 얻어 서명 등을 한 경우라면 사문서위조의 책임을 면할 것"이라고 했다.
여기서 '동의'는 반드시 서로 얼굴을 보고 "사인 대신 해주세요", "네"와 같이 대화가 오고 가지 않아도 된다.
'변호사 최한나 법률사무소'의 최한나 변호사는 "승낙은 명시적인 것임은 물론 묵시적으로 이뤄져도 무방하다"며 "A씨의 경우 빠른 개통을 위해 묵시적인 승낙이 있었던 상황이라는 점을 진술해 대처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객이 직접적인 말과 행동이 없이, 은연중에 'A씨가 사인을 대신해도 된다'고 표현을 해도 동의로 인정된다.
그렇다면 A씨는 자신의 결백함을 어떻게 증명해야 할까.
법무법인 갑을의 옥민석 변호사는 "그동안 고객들에게 서명의 권한을 위임받아 개통해왔다는 점을 주장하고, 고객들의 증언을 확보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