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례적 구속 기각, 이례적 인터뷰, 갑작스러운 팀 교체⋯조국 수사 둘러싼 혼돈의 연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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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례적 구속 기각, 이례적 인터뷰, 갑작스러운 팀 교체⋯조국 수사 둘러싼 혼돈의 연속

2019. 10. 10 15:28 작성
안세연 인턴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y.ah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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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전달자는 구속, 돈 받은 조국 동생은 불구속⋯ 이례적인 일

민감한 시기에⋯ 유시민, '조국 금고지기' 김경록과 단독 인터뷰

김경록과 인터뷰한 KBS 법조팀, 갑자기 보도에서 배제

['확률 0%'를 깬 남자] 학교법인 웅동학원 관련 비리 의혹을 받는 조 장관 남동생 조모씨가 9일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대기하고 있던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자료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불출석한 피의자의 영장이 기각된 건 3년간 한 번도 없었던 일이다. / 연합뉴스

전례 없는 법무장관 일가 수사에 예상대로 흘러가는 게 하나도 없다. 쏟아지는 의혹을 두고 ‘조국 수호 vs. 조국 구속’ 으로 민심이 분열되고 있으나, “수사가 이례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의견만큼은 한 목소리다.


최소한 다음 네 가지 장면은 모두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혼돈의 연속이었던 조국 장관 가족의 검찰 수사 과정. /연합뉴스⋅그래픽 편집=조하나 기자


① 서울중앙지법에서 3년 만에 최초로 ‘서류만으로’ 심사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조 장관 동생 이야기다.

② 검찰이 수사중인 핵심 피의자가 유튜브 방송과 인터뷰를 했다. 조 장관 가족의 ‘금고지기’ PB 이야기다.

③ 그렇게 방송된 인터뷰가 조 장관 가족에게 유리하게 편파 편집됐다. 이 방송을 이끈 유시민 이사장은 KBS와 검찰이 짬짜미를 했다고 저격했다.

④ KBS는 검찰 수사를 취재해온 법조팀 기자 전원 교체하고 보도본부장 직할팀을 편성해 투입했다.


사건의 시작, '조국 장관 동생'의 영장 기각

이 모든 사건은 지난 9일 조 장관 동생 조모(52)씨의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되면서 시작됐다. 조씨는 자신이 사무국장으로 있던 웅동학원에서 교사 채용 대가로 돈 2억원을 뒷돈으로 받은 혐의를 받았다. 하지만 구속을 피했다.


앞서 이 돈을 조씨에 전달한 관계자 2명이 이미 구속된 상태여서 "이례적이다"는 평가를 받았다. 우리 형법은 돈을 준 사람보다 받은 사람을 더 무겁게 처벌하고 있다. 그런데 심부름을 한 종범(從犯) 2명은 구속되고, 돈을 받은 주범(主犯)은 불구속되는 이해하기 힘든 모양새가 됐다.


'기적적 결과'라고 말하는 데엔 다른 이유도 있었다. 조씨가 대면 영장심사를 포기했기 때문이다. 영장심사 포기는 ‘방어권의 포기’나 다름 없다. 따라서 영장 발부가 자연스런 결과인데, 기각됐다는 점에서 이례적이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불출석한 피의자가 불구속된 건 3년간 한 번도 없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역시 영장심사에 불출석했지만 구속을 피하지 못했다. 서류만으로, 그것도 주범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전무후무한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검찰, 민감한 시기에 피의자 인터뷰 낸 유시민 불쾌

법원의 기각 결정에 검찰은 “납득하기 어려운 결정”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별도 혐의를 추가해 영장을 재청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검찰의 이런 반발은 영장심사 하루 전날 공개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유튜브 때문이기도 하다. 유 이사장은 지난 8일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조국 가족 ‘금고지기’인 김경록 한국투자증권 PB(브라이빗 뱅커) 차장과 나눈 인터뷰를 공개했다. 그간 김 차장이 검찰 등에서 밝힌 내용과는 상반됐다.


김 차장은 조국 법무 장관 자택의 PC 하드디스크를 직접 교체하고, 동양대 연구실 PC 본체도 밖으로 옮겼다고 알려진 인물이다. 입시부정⋅사모펀드⋅증거인멸 3대 의혹 중 증거인멸 의혹의 ‘몸통’인 셈이다. 그런데 김 차장은 20분 분량의 인터뷰에서 정경심 교수의 PC를 가져온 것에 대해 “자료를 보기 위해서 갔다”며 검찰의 ‘증거 인멸’ 발표를 부정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방송 직후 검찰 관계자는 언론을 통해 “불쾌하다”는 메시지를 냈다. 검찰로선 잘 드러내지 않는 감정 표현이었다.


유시민 "검찰과 언론 유착" vs. 김경록 PB “유시민, 편파적 편집”

또한 공개된 인터뷰 분량에서 김 차장은 “정 교수가 증거인멸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KBS 법조팀장과 인터뷰를 하고 들어왔는데, 검찰 조사를 받으러 가니 그 인터뷰 내용이 검사의 모니터 대화창에 떠 있었다”고 주장했다.


앞서 검찰에서 한 진술과는 전격 배치되는 동시에 KBS 등 언론이 검찰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정보를 주고받았다는 폭로였다.


[조국 장관 가족 '금고지기'와 단독 인터뷰한 유시민] 노무현재단 유시민 이사장이 유튜브 알릴레오 3회 방송을 통해 조국 법무부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 교수의 자산관리를 맡은 한국투자증권 프라이빗뱅커(PB) 김경록 차장과의 인터뷰 녹취록을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방송이 나간 직후 “이것이야 말로 언검유착(言檢癒着⋅검찰과 언론이 한 패)”이라는 반응이 나오며 논란이 불거졌다. 일부 조 장관 지지자들은 “그 어떤 언론도 말해주지 않는 진실을 유 이사장이 터뜨렸다”고 환호했다.


그런데 반나절도 지나지 않아 해당 인터뷰가 다소 일방적으로 편집된 상태로 방송에 나갔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2시간 가까이 이어진 대화 중 20분 분량만 방송에 나갔고, 빠진 분량 때문에 김 차장의 주장이 온전히 담기지 않았다는 것이다.


게다가 유 이사장은 “KBS는 김 차장과 인터뷰를 하고도 보도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KBS는 "김 차장 인터뷰 다음 날인 9월 11일 해당 내용을 보도했다"고 반박했다.


"검찰에 인터뷰 유출 안 했다" 반박한 KBS, 법조팀 갑자기 교체

KBS 측은 이날 9시뉴스에서 “유 이사장의 말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며 즉각 반박했다. 김 차장의 증언이 사실과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검찰에 재확인했을 뿐, 인터뷰 내용을 검찰에 유출한 적 없다는 입장이었다. 통상적인 팩트체크였다는 해명이었다.


그럼에도 의혹이 해소되지 않자 KBS 측은 추가적인 조사의 필요성이 있다며 외부 인사를 포함한 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 그러면서 기존 법조팀을 취재 라인에서 뺐다. 두 달간 조 장관 의혹을 취재해 오던 KBS 법조팀 기자들이 보도에서 배제된 것이다. 전무후무한 일이다.


이 같은 결정은 유 시장이 공개적으로 “KBS 법조팀에 대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요구한 뒤에 벌어진 일이라 논란은 더 컸다.


유시민 인터뷰 방송 나간 직후⋯ 검찰, 김경록 다시 불러 심야 조사

검찰도 이례적인 사건 하나를 추가했다. 검찰은 유 이사장의 방송이 나간 지난 8일. 당일에 김 차장을 불러 저녁 7시 30분부터 밤 11시까지 3시간 반 동안 긴급 심야조사를 벌였다. 그리고 그 조사 내용을 공개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차장은 녹취록 전체를 들고 검찰청사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김 차장은 검찰에 “잘못했다”고 사과하면서 “(유 이사장과) 인터뷰한 것을 후회한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터뷰 당사자가 검찰에 가서 '인터뷰가 편파적으로 방송됐다'고 사과한 것이다.


검찰에 제출된 인터뷰 전문에 따르면 김 차장은 방송에 공개된 것과 전박적으로 다른 취지의 발언을 했다. 유 이사장에게 “검찰 수사가 진실을 밝히는 방향으로 진영과 관계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한 것이 대표적이다. 검찰 수사의 정당성을 긍정하는 발언이었지만 실제 방송에서는 빠졌다.


또한 김 차장은 자신이 증거인멸을 했다고 인정했다. 녹취록을 보면 유 이사장이 이런 발언을 만류하지만 김 차장은 “정 교수가 증거인멸 및 교사 행위를 한 게 맞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그러면서 “(맡겨진 하드디스크 등) 손 대지 않았지만, 행위 자체로 증거인멸이라고 인정하는 게 맞다”고도 했다. 그러나 방송에서는 증거인멸 인정은 죽고, 방어권 행사만 살아남은 게 됐다.


노무현재단, 김 차장 인터뷰 녹취록 전문 공개

인터뷰 내용을 놓고 공방이 격화되는 가운데 노무현재단은 10일 김씨 인터뷰 전문을 공개했다. 동시에 "KBS도 김 차장과 9월에 진행한 한 시간 분량 인터뷰를 모두 공개해라"고 했다.


재단은 전문과 함께 유 이사장이 10일 오전 10시 48분 김 차장으로부터 받은 카톡 메시지도 올렸다. 메시지에서 김 차장은 "인터뷰 내용 후회 없다"며 "언론과 검찰의 시스템에 대한 경종을 울린 것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또한 "편집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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