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시스템은 사기 치기 좋다고 생각했나요? 그게 당신 발목 잡을 증거인 줄도 모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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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시스템은 사기 치기 좋다고 생각했나요? 그게 당신 발목 잡을 증거인 줄도 모르고

2020. 11. 20 19:04 작성2020. 11. 23 16:30 수정
박선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w.park@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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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불 물건 보내는 즉시 환불받는 시스템 악용⋯물건 대신 벽돌 보내고 환불 금액은 챙겨

한 사람이 총 74차례에 걸쳐 1억 3000만원 가로채기도

범행 저지르기 쉬운 환불 제도⋯사기 혐의 입증한 확실한 수단

배송받은 물건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무조건 환불해주는 쿠팡의 환불정책을 악용해 사기를 친 87명이 적발됐다. /쿠팡 홈페이지 캡처⋅편집 및 그래픽=조소혜 디자이너

배송받은 물건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무조건 환불해주는 쿠팡의 환불정책. 심지어 고객이 배송 직원에게 박스를 건네는 순간, 고객 계좌에는 환불금이 입금된다.


이런 신뢰를 바탕으로 한 환불제도를 악용한 소비자들이 있었다. 배송받은 물건을 빼돌린 뒤 박스에 다른 물건을 담아 환불하는 식으로 쿠팡을 속인 고객 87명이 적발됐다.


이들은 추후 쿠팡이 물건에서 이상을 발견해도 환불이 이미 완료된 상태라는 점을 악용했다. 신뢰를 역이용한 범죄였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오히려 자기 꾀에 자기가 넘어간 꼴"이라고 했다. 허술해 보였던 쿠팡의 환불 제도가 오히려 사기 혐의를 확실하게 입증할 수단이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쉬운 환불 제도'로 사기 치기도 쉽지만, 사기 입증하기도 쉽다

변호사들은 공통적으로 법원이 이들의 '사기죄'를 인정할 가능성이 확실하다고 했다. 그 이유는 범죄 자금의 흐름이 단순하고, 그 흐름의 증거가 쿠팡 서버에 고스란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다단계 범죄는 여러 단계를 거쳐 범죄 자금이 흘러간다. 단독으로 범행을 저지르지도 않는다. 여러 명이 역할을 나눠 수행한다. 따라서 자금과 용의자 추적이 어렵고 찾아내도 범죄 증거가 그대로 있을 거라는 보장이 없다.


하지만 쿠팡의 경우는 간단하다. 환불 절차에서 관련 당사자는 '고객'과 '쿠팡'이다. 환불금은 곧장 고객의 계좌 등으로 입금되고 그 내역은 모두 쿠팡이 갖고 있다.


법률 자문
'법률사무소 진률'의 김진휘 변호사, '법무법인 화현'의 한용희 변호사. /로톡DB
'법률사무소 진률'의 김진휘 변호사, '법무법인 화현'의 한용희 변호사. /로톡DB


법률사무소 진률의 김진휘 변호사는 "보이스피싱과 같은 복잡한 사안에 비해 범죄 자금의 흐름이 비교적 단순한 사안"이라며 "사기 혐의를 입증하기 용이할 것"이라고 했다.


법무법인 화현의 한용희 변호사도 "사기죄 성립에 별다른 이견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법무법인 101(백일)의 이용수 변호사 역시 "무난히 사기죄가 성립한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쿠팡과 합의 등 피해 회복 하지 않으면 실형 확률 높아

하지만 잦은 범행 횟수나 큰 피해 금액에도 불구하고, 합의 등 피해 회복이 이뤄지면 '집행유예'로 그칠 수 있다. '변호사 이현웅 법률사무소'의 이현웅 변호사는 "사기죄는 동종 전과가 없다면 합의 시, 집행유예가 가능하다"고 했다.


실제로 지난 5월, 쿠팡 고객 A씨가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총 525차례에 걸쳐 빈 포장 박스를 환불 물건인 척 보내 약 2260만원을 챙겼다.


한용희 변호사는 "(지난 5월 사례의 경우) 합의를 했거나 피해 금액을 공탁했기 때문에 집행유예가 나왔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공탁이란 피해자와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때 피고인이 법원에 합의금을 내는 방식으로 피해 회복에 노력하는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다. A씨의 경우 '공탁'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변호사는 "피해회복이 전혀 안 됐다면 6개월까지 실형이 나올 수 있었던 사안"이라고 했다.


합의 안 된다면⋯1억원 이상 빼돌린 그는 1년 내외 실형

만약 이번에 범죄를 저지른 87명이 쿠팡과의 합의에 실패한다면 처벌 수위는 어떻게 될까.


이번에 적발된 87명 중 한 명인 B씨의 경우 총 74차례에 걸친 환불로 약 1억 3000만원을 챙겼다. 이에 대해 이현웅 변호사는 "(B씨는) 1년 내외의 실형이 선고될 것"이라고 했다.


법률 자문
'법무법인 101(백일)'의 이용수 변호사, '변호사 이현웅 법률사무소'의 이현웅 변호사. /로톡 DB
'법무법인 101(백일)'의 이용수 변호사, '변호사 이현웅 법률사무소'의 이현웅 변호사. /로톡 DB


빼돌린 환불 금액을 쿠팡에 갚아도 실형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이용수 변호사는 "피해액이 1억 내외인 경우 그 금액을 (쿠팡에) 변제한 경우라도 단기 실형의 확률이 더 높다"고 했다.


아울러 수사는 구속 상태에서 받을 가능성이 높다. 김진휘 변호사는 "1억원 이상의 사기죄의 경우 구속수사의 가능성이 있다"며 "피의자(피고인)가 피해금액을 변제하면 불구속 수사를 받을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이용수 변호사는 이러한 사건을 막기 위해 쿠팡 측이 노력할 부분도 있다고 했다. 민사상 지참채무(持參債務)원칙은 물건을 받는 사람(택배 기사)이 물건의 수량 파손 여부 등을 검수하고 수령한 때에 채무(환불 절차)가 이행된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이용수 변호사는 "쿠팡이 고객의 환불권 보장의 취지로 법 원칙보다 이른 때에 지급을 완료하는 것은 스스로 수량 부족 파손 등의 위험을 감당한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며 "택배 기사가 쿠팡을 대신하여 물건을 간단히 검수하게 하는 계약 조건을 도입하는 등 재산상 손해 방지를 위해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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