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벗어!" 아버지처럼 따랐던 교수의 두 얼굴…소변까지 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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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 벗어!" 아버지처럼 따랐던 교수의 두 얼굴…소변까지 먹였다

2025. 09. 02 15:53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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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 빌미로 제자 유린

제자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대학 교수가 항소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셔터스톡

"교수님이랑 예전처럼 지냈으면 좋겠어요. 스승과 제자로요."


대학원 진학을 꿈꾸며 자신의 지도 교수를 아버지처럼 믿고 따르던 제자 B씨. 그녀의 간절한 외침은 닿지 않았다. 돌아온 것은 "나는 너에게 교수이자 아빠이자 연인이고 싶다"는 대답과 멈추지 않는 폭력이었다. 학문적 스승이라 믿었던 교수는 자신의 지위를 위력으로 삼아 제자의 삶을 송두리째 파괴했다.


이 충격적인 권력형 성범죄에 대해 1심과 2심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1심은 일부 강제추행 혐의만 인정했을 뿐, 핵심이었던 위력에 의한 간음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의 시선은 달랐다. 서울고등법원 제10형사부(재판장 남성민)는 1심 판결을 뒤집고 가해자인 교수 A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하며 법의 엄중함을 보였다.


신뢰가 악몽으로…책창고에서 시작된 비극

A교수와 제자 B씨의 인연은 2013년, B씨가 A교수의 교양 강의를 들으면서 시작됐다. A교수가 지도하는 인문학 독서토론 동아리 'C학회'에 가입하며 둘의 관계는 더욱 돈독해졌다.


B씨는 자신의 전공(영어영문학)을 바꿔 A교수의 전공인 사학(중국사)으로 대학원 진학을 결심할 만큼 그를 신뢰하고 의지했다. A교수는 그런 B씨에게 "내가 웬만하면 어디든 보내줄 수 있다"며 학계에서의 영향력을 과시했고, B씨의 대학원 진학을 적극적으로 도왔다. B씨에게 A교수는 단순한 스승을 넘어, 자신의 미래를 이끌어줄 유일한 등대와도 같았다.


그러나 그 믿음은 2017년 1월 14일, 산산조각 났다. 전날 술에 취한 B씨에게 강제로 입을 맞추고 유사성행위를 했던 A교수는 다음날 B씨를 자신의 개인 서재, 이른바 '책창고'로 불렀다. B씨는 전날의 일에 대해 사과할 것이라 기대했지만, 그를 맞이한 것은 간이침대와 함께 날아온 A교수의 강압적인 한마디였다.


"옷 벗어!"


평소와 다른 말투와 모습에 B씨는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했다. A교수는 "내 위로 올라와서 네 신체 부위를 내 허벅지에 비벼라" 등의 지시를 내렸고, B씨가 거절하자 몸 위로 올라타 성폭행했다. 비극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후 약 3개월간 A교수의 범행은 더욱 가학적으로 변해갔다.


판결문에 따르면 A교수는 모텔에서 B씨에게 "너는 더러운 XX 같은 X이다", "네가 싫은 게 나한테는 쾌감이다. 너는 내 노예가 되는 거다"와 같은 폭언을 퍼부으며 간음했다. 심지어 화장실로 끌고 가 자신의 소변을 입에 보도록 강요하고, 입안에 가래침을 뱉고 삼키게 하는 등 인간의 존엄성을 짓밟는 행위도 서슴지 않았다.


1심 "위력 없었다" vs 2심 "지위 자체가 위력"

이 끔찍한 범죄에 대해 1심 법원은 A교수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이는 5차례의 강제추행 혐의 등 일부만 유죄로 인정한 결과였다. 재판의 핵심 쟁점이었던 5차례의 '피감독자 간음'(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혐의에 대해서는 모두 무죄로 판단했다.


A교수가 B씨의 대학원 진학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위치에 있지 않았고, B씨가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성관계에 응한 것으로 보인다는 이유에서였다.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이 침해되지 않았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은 단호히 달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교수로서 대학원 진학을 준비하던 제자 B에 대하여 사실상 보호·감독하는 지위에 있었다"고 명확히 했다. A교수가 B씨의 전공 변경과 대학원 진학 결정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고, 학계 인맥과 영향력을 이용해 B씨의 진로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한 그 자체가 바로 '위력'이라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힘"을 뜻하는 '위력'이 폭행·협박뿐만 아니라 "사회적·경제적·정치적인 지위나 권세를 이용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A교수와 B씨의 관계, 즉 현직 교수와 그의 지도를 받아 대학원에 진학하려는 제자라는 특수한 관계 속에서 B씨가 A교수의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웠던 심리적 상태를 깊이 헤아린 것이다.


특히 재판부는 성폭력 사건을 심리할 때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대법원 판례를 언급하며, "가해자 중심의 문화와 인식 등으로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알리는 과정에서 오히려 부정적인 여론이나 불이익을 입기도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B씨가 범행 이후에도 A교수와 연락을 유지한 정황 등을 피고인 측이 합의된 관계 증거로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성폭력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성정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및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항소심 재판부는 1심의 무죄 부분을 모두 유죄로 뒤집고 A교수에게 징역 4년의 실형과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5년간의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다만, 술에 취한 피해자를 유사강간했다는 혐의(준유사강간)에 대해서는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원심과 같이 무죄로 판단했다.


[참고] 서울고등법원 제10형사부 2023노3433 판결문 (2024. 6. 11.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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