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줬다 뺏는 게 제일 나쁘다"…'절세 끝판왕' ISA 개편안에 청년들 분노한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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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줬다 뺏는 게 제일 나쁘다"…'절세 끝판왕' ISA 개편안에 청년들 분노한 진짜 이유

2026. 08. 11 13:34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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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국내 주식 장기투자 유도" 혜택 신설

기존 가입자 혜택 소급 축소 논란

전문가들 "변동성 큰 국내 시장에 10년 묶어두라니"

코스피와 코스닥이 모두 하락 출발한 11일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는 모습. /연합뉴스

정부가 '절세 끝판왕'으로 불리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기존 혜택을 축소하려다 거센 역풍을 맞았다.


11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서는 고란 경제전문기자와 홍춘욱 프리즘투자자문 대표가 출연해 최근 불거진 ISA 개편 논란 원인과 시장 맹점을 조목조목 짚었다.


서민들의 재산 형성을 돕기 위해 도입된 계좌가 왜 1000만 가입자들의 공분을 샀는지, 그 배경에는 변동성 큰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불신이 자리 잡고 있었다.


1000만 명이 선택한 '만능 통장', 왜 인기였나


ISA는 예금, 적금, 펀드, 국내 주식 등 다양한 금융상품에 투자할 수 있는 하나의 바구니 같은 계좌다. 이 계좌의 가장 큰 무기는 '손익통산(계좌 내 발생한 이익과 손실을 합쳐 실제 순수익에 대해서만 세금을 매기는 제도)'이다.


고란 기자는 "일반형의 경우 순수익 200만 원까지 비과세고, 초과분에 대해서도 15.4%가 아닌 9.9%의 낮은 세율로 분리과세 된다"며 "만기를 계속 연장할 수 있어 장기 투자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홍춘욱 대표 역시 혜택을 강조했다. 홍 대표는 "운용 자산이 커져 세금이 부담될 때, 만기 자금을 연금저축 계좌로 이관하면 납입액의 10%(최대 300만 원)에 대해 추가 연말정산 혜택까지 받을 수 있는 최강 계좌"라고 평가했다.


혜택 늘렸다지만… "왜 남의 해외 ETF 투자를 막나"


논란은 정부가 지난달 30일 세제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정부는 기존 ISA를 일부 개편하면서 '생산적 금융 ISA'라는 새로운 상품을 내놓았다. 신설되는 계좌는 납입 한도가 최대 2억으로 늘어나고 이자·배당소득 전액이 비과세되는 파격적인 혜택을 담았다.


단, 조건이 붙었다. 국내 주식 및 펀드에만 10년간 장기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기존 ISA 가입자들에게 불똥이 튀었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만기 무제한 연장을 통해 '과세이연(세금 납부 시점을 뒤로 미뤄 재투자를 통한 복리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가능했지만, 개편안은 최장 5년으로 기한을 제한했다.


또한, 올해 다 채우지 못한 납입 한도를 이듬해로 넘겨주는 한도 이월 제도도 폐지하기로 했다.


고 기자는 "가입한 기존 가입자한테까지 새로 생기는 규칙이 영향을 소급해서 주는 것"이라며 "예측 불가능한 금융 정책에 불만이 터져 나왔다"고 지적했다.


특히 투자자들의 분노가 폭발한 지점은 '해외 주식 ETF' 투자 차단이다. 그동안 투자자들은 ISA를 통해 S&P500이나 나스닥 등 해외 지수를 추종하는 국내 상장 ETF에 투자해왔다.


해외 주식 매매차익에 붙는 22% 세금을 피하고 ISA 비과세 혜택을 누리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신설되는 생산적 금융 ISA에서는 이 투자가 전면 불가능해졌다.


"주주 멸시하는 나라에서 10년 장기 투자?" 전문가의 일침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형 ISA를 외면하는 근본적인 이유로 한국 주식시장의 구조적 한계를 지목했다.


홍 대표는 최근 SK하이닉스의 낮은 배당액을 언급하며 "우리나라가 세계 최악의 주주 경시 경영 나라잖아요. 주주 멸시 경영이라고 할 수 있겠죠"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어 "이렇게 엉망진창인 시장 구조를 내버려 둔 채, 청년들의 귀한 돈을 10년 동안 강제로 묶어두게 하면 과연 만족스러운 수익을 안고 인출할 수 있겠느냐"며 쓴소리를 던졌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이번 개편안이 '금투세(금융투자소득세)' 도입을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이 아니냐는 의혹마저 제기됐다.


고 기자는 "정부는 아니라고 하지만, 돌아가는 판을 보니 정책의 숨은 함의가 있는 것 아니냐고 투자자들이 의심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결국 비판 여론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정부와 여당은 한발 물러섰다. 기존 ISA 혜택은 그대로 유지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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