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 허락 없이' 집안 뒤지고 영상까지 찍은 집주인, 법은 누구 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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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입자 허락 없이' 집안 뒤지고 영상까지 찍은 집주인, 법은 누구 편일까?

2025. 07. 15 18:20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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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침입·사생활 침해로 처벌 가능할까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집주인이 제 서랍과 옷장, 냉장고, 심지어 보석함까지 모두 열어봤어요."

"벽에 붙여둔 제 사진을 떼어내 보더니 바닥에 그대로 버리더군요."


월세 계약 만료를 앞둔 세입자 A씨는 자신의 가장 사적인 공간이 침해당하는 순간을 홈캠 영상을 통해 속수무책으로 지켜봐야만 했다. 새 계약자에게 집을 보여주기 위해 알려준 현관 비밀번호가, 집주인의 '무단 가택수색' 통로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A씨는 최근 외부인들의 잦은 방문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반려묘 걱정에 홈캠을 켰다가 경악했다. 부동산 중개인과 함께 온 새 계약자 뒤로, 사전 고지 없이 집주인이 따라 들어온 것이다. 과거 택배 절도 의심, 주차된 차량 손괴 등 여러 갈등을 겪었던 집주인이었기에 A씨의 불안감은 극에 달했다.


아니나 다를까, 집주인은 집 안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A씨의 서랍, 수납장, 냉장고, 옷장은 물론 보석함까지 열어보고 물건을 만졌다. 심지어 휴대전화 카메라로 집안 내부를 촬영하는 모습까지 고스란히 녹화됐다.


'새 계약자 따라왔을 뿐'…집주인의 출입, 죄가 될까?

가장 큰 쟁점은 집주인의 행위가 형법상 주거침입죄에 해당하는지 여부다. 이에 대한 변호사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핵심은 A씨가 '새 계약자'의 방문을 허락한 것을 '집주인'의 방문까지 '암묵적으로 동의'한 것으로 볼 수 있느냐다.


법무법인 한별 김전수 변호사는 "임대차 계약 기간 동안 주거 사용권은 세입자에게 있으며, 집주인은 세입자의 명시적인 동의 없이 임의로 출입할 수 없다"며 주거침입죄 성립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분석했다. 법무법인 공명의 김준성 변호사 역시 "임대인이라 하더라도 주거침입죄 성립에는 변동이 없다"며 고소를 적극 검토하라고 조언했다.


반면, 다른 시각도 존재한다. 법률사무소 정중동 김상윤 변호사는 "임차인이 새로운 계약자를 위해 방문을 허락했고, 이 계약자와 임대인이 동행했다면 간접적 출입 허락으로 보아 주거침입죄 성립은 어렵다는 것이 실무적 입장"이라며 신중한 견해를 보였다. 즉, 출입 자체만으로는 범죄 성립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옷장·냉장고 '구경'은 명백한 선 넘기…법적 책임은?

하지만 집주인의 출입이 죄가 되지 않더라도, 집 안에서의 행동은 명백히 선을 넘었다는 것이 변호사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시설 점검과 무관하게 개인의 사생활이 담긴 서랍과 옷장, 냉장고를 열어본 행위는 그 자체로 위법하다.


더신사 법무법인 장휘일 변호사는 "임대인이 사적 물건을 열람하거나 촬영했다면 이는 사생활 침해로서 민사상 불법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며 "해당 정황을 입증한다면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청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형사 처벌의 문턱이 높더라도, 집주인의 무례한 행동에 대한 민사적 책임을 물을 길은 열려 있다는 의미다.


법무법인 명륜 오지영 변호사 역시 "벽에 붙은 사진을 떼어내 바닥에 버린 행위는 재물손괴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홈캠'이 모든 걸 기록했다…결정적 증거의 힘

이 모든 법적 다툼의 향방을 가를 열쇠는 A씨가 설치한 '홈캠'이다. 변호사들은 홈캠 녹화 영상이 집주인의 행위를 입증할 가장 강력하고 객관적인 증거라고 입을 모았다.


법무법인 심의 심준섭 변호사는 "홈캠 영상은 주거침입죄 고소와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모두에서 핵심 증거가 될 것"이라며 "반드시 안전하게 보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의 가장 사적인 공간이 낯선 이의 구경거리가 된 순간, 법은 A씨의 무너진 신뢰와 평온을 어디까지 지켜줄 수 있을까. 그 답은 이제 홈캠 영상 속 진실과 법원의 판단에 달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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