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홈플러스 채권 사기 의혹' 김병주 MBK 회장 귀국 직후 전격 압수수색
검찰, '홈플러스 채권 사기 의혹' 김병주 MBK 회장 귀국 직후 전격 압수수색
신용등급 하락 정보 알고도 820억원 채권 판매

12일 서울 광화문 MBK 사무실 앞에서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 조합원 등이 홈플러스 정상화를 촉구하며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 '홈플러스 채권 사태' 김병주 MBK 회장 귀국 직후 압수수색...신용등급 하락 정보 은폐 의혹
검찰이 '홈플러스 채권 사태'와 관련해 김병주 MBK 회장에 대한 두 번째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 이승학)는 지난 17일 영국 출장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김 회장에 대해 즉시 압수수색을 집행했다. 이번 압수수색은 지난달 28일 홈플러스 본사와 MBK 본사, 김 회장의 주거지 등에 대한 1차 압수수색에 이은 두 번째 강제 수사다.
검찰은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김 회장의 휴대전화 등 관련 수사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1차 압수수색 당시 김 회장이 해외 체류 중이어서 휴대전화를 확보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의 핵심은 홈플러스와 대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 경영진이 홈플러스의 신용등급 하락을 사전에 알고 기업회생 신청을 준비하면서도 신용등급 하락 직전까지 단기 채권을 발행·판매해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자본시장법 위반 등)다.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2월 28일 홈플러스의 신용등급을 기존 'A3'에서 투기등급(B) 바로 위 단계인 'A3-'로 강등했다. 홈플러스는 불과 나흘 만인 3월 4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 개시 명령 신청서를 냈다. 기업회생을 신청하면 금융채무가 동결되기 때문에 회생 신청이 계획된 상태에서 채권 등을 발행하는 행위는 투자자를 기만하는 사기적 부정 거래 행위로 처벌될 수 있다.
검찰은 홈플러스와 MBK가 신용등급 하락을 알고 법정관리 신청을 계획한 이후에도 채권을 발행해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떠넘기려 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특히 두 회사 경영진이 지난 2월 25일 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등급이 낮아진다는 사실을 미리 통보받고도 당일 신영증권 등 국내 증권사를 통해 채권 약 820억원을 판매했는지 여부를 확인 중이다.
홈플러스와 MBK 측은 채권 발행 및 판매를 위한 절차를 마쳤을 때는 홈플러스의 신용등급 하락 사실을 알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죄는 기본적으로 형법상 사기죄의 구성요건을 충족하면서 그 피해액이 5억원 이상인 경우에 적용된다. 대법원 2018도10973 판례에 따르면, 사기죄의 성립을 위해서는 행위자의 기망행위가 있고, 이로 인해 피해자가 착오에 빠지며, 그 결과 재산상 처분행위를 하여 재산상 손해가 발생해야 한다. 또한 손해액 산정에 있어서는 실제 발생한 재산상 손해액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
자본시장법 제162조는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거짓의 기재 또는 표시를 하거나 중요한 사항을 기재 또는 표시하지 아니한 경우 그로 인해 손해를 입은 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부과하고 있다. 서울고등법원 2021나2037763 판례에 따르면, '중요한 사항'이란 투자자의 투자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보를 의미하며, 회사의 신용등급 변동이나 재무상태의 중대한 변화는 전형적인 중요 정보에 해당한다.
홈플러스와 MBK 경영진이 신용등급 하락을 사전에 인지하고도 이를 숨긴 채 채권을 발행·판매한 행위는 기망행위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2월 25일 신용등급 하락 통보를 받고도 당일 약 820억원의 채권을 판매했다면, 이는 투자자들을 기망하여 재산상 처분행위를 유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판매된 채권 규모가 820억원에 달하므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죄의 적용 기준인 5억원을 크게 상회한다.
자본시장법 관점에서도 홈플러스의 신용등급 하락은 투자자의 투자판단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사항'에 해당한다. 따라서 홈플러스와 MBK 경영진이 2월 25일 신용등급 하락 통보를 받고도 이를 공시하지 않은 채 채권을 발행·판매했다면, 이는 자본시장법 제162조에 따른 공시의무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
검찰은 최근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정원휘 홈플러스 준법경영본부장 등 관계자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기도 했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 등이 끝나는 대로 조만간 김 회장과 김광일 MBK 부회장 겸 홈플러스 공동대표, 조주연 홈플러스 대표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