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서 밀쳤을 뿐"이라던 손님..서빙로봇 수리비 100만원, 누가 책임져야 할까?
"놀라서 밀쳤을 뿐"이라던 손님..서빙로봇 수리비 100만원, 누가 책임져야 할까?
CCTV엔 장면 찍혔는데…'고의' 아니라는 주장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최근 서빙로봇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한 손님이 옆으로 지나가던 로봇을 보고 놀라 손으로 밀쳤는데, 그 충격으로 로봇이 넘어져 파손됐기 때문이다.
로봇은 그대로 넘어져 액정이 깨지고 내부 센서까지 파손됐다. 업체에 문의하니 수리비 견적으로 100만원이 넘는 금액이 나왔다.
A씨가 손님 B씨에게 수리비 배상을 요구하자 B씨는 “고의가 아니라 놀라서 그런 것”이라며 책임을 질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A씨는 매장 영업에 차질까지 생긴 상황. 고의가 아니었다는 이유만으로 손해배상 책임을 피할 수 있는 걸까?
'고의' 없어도 '과실' 있으면 손해배상 책임
손님 B씨의 주장처럼 '고의'가 아니었다는 이유만으로 배상 책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법률사무소 새율 윤준기 변호사는 "고의가 아니었다는 사정은 형사책임과 관련된 이야기"라며 "재물손괴는 고의범이라 놀라서 반사적으로 밀친 정도라면 형사처벌은 어렵지만, 민사상 손해배상은 고의가 없어도 과실만 인정되면 책임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즉, B씨의 행동에 재물을 부수려는 ‘고의’가 없었더라도,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피할 수 있었던 사고를 일으킨 ‘과실(부주의)’이 인정된다면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는 뜻이다.
신언 법률사무소 박영재 변호사는 "중요한 것은 ‘고의였는지’보다 ‘조심했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는지’"라며 "식당 안에서 서빙로봇이 움직이고 있었고, 손님이 충분히 보고 피할 수 있었는데 놀라서 과하게 손을 대다가 로봇을 넘어뜨린 것이라면, 손님에게 일정한 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CCTV가 핵심 증거, 배상액 달라질 수도
다만 손님에게 100% 책임이 인정될지는 따져봐야 할 문제다. 법원은 사고 당시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양측의 과실비율을 판단하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로어스 전서현 변호사는 "법원은 당시 로봇의 이동 속도, 통행 공간의 폭, 매장 구조, 손님이 로봇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는지, 직원의 안내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과실비율을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만약 통로가 매우 좁았거나 로봇 운행 방식에 안전상 문제가 있었다면 식당 주인인 A씨의 책임도 일부 인정돼 B씨의 배상액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변호사들은 A씨가 확보한 CCTV 영상이 사건 해결의 가장 중요한 증거가 될 것이라고 봤다. CCTV를 통해 로봇의 운행 방식과 B씨의 행동이 과했는지 등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서다.
수리비 외 '영업손실'도 청구 가능할까?
A씨는 로봇 파손으로 인한 영업상 손실도 고민하고 있다. 이 부분도 청구가 가능할까?
법무법인 랜드로 신지수 변호사는 "수리비 100만 원 이상과 수리 기간 중 로봇 미사용으로 인한 영업 손실도 청구 가능하다"고 봤다.
다만 신지수 변호사는 "영업 손실은 로봇이 없던 기간의 매출 감소분을 구체적으로 산정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