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의 세무사 자격 삭제 합헌, 변리사 자격은 유지될 수 있나?
변호사의 세무사 자격 삭제 합헌, 변리사 자격은 유지될 수 있나?
헌재 2021. 7. 15. 2018헌마279, 2018헌마344(병합), 2020헌마961(병합) 세무사법 제3조 등 위헌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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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헌마279 사건의 청구인들은 2018. 1. 31. 사법연수원을 47기로 수료하여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였고, 2018헌마344 사건의 청구인은 이 사건 심판청구 직후인 2018. 4. 20. 제7회 변호사시험에 합격하여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였으며, 2020헌마961 사건의 청구인들은 2020. 4. 24. 제9회 변호사시험에 합격하여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였다.
1961. 9. 9. 세무사법 제정 이후 50년 이상 변호사는 세무사법 제3조에 의하여 세무사 자격을 부여받아 왔다. 그러나 2017. 12. 26. 법률 제15288호로 개정된 세무사법은 세무사 자격시험에 합격한 사람 이외에 세무사의 자격을 인정(이하 '세무사 자격 자동부여'라 한다)하는 대상 중 변호사를 열거하고 있던 제3조 제3호를 삭제하면서, 세무사법 부칙(2017. 12. 26. 법률 제15288호) 제1조를 통해 위 법의 시행일을 2018. 1. 1.로 정하고, 위 부칙 제2조를 통해 위 법 시행 당시 종전의 제3조 제3호의 규정에 따라 세무사의 자격이 있던 사람은 개정규정에도 불구하고 세무사 자격이 있는 것으로 본다는 경과조치를 마련하였다. 그 결과 개정 세무사법의 시행일인 2018. 1. 1. 후에 비로소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사람은 더 이상 세무사 자격을 자동으로 부여받지는 못하게 되었다.
이에 2018. 1. 1. 후에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청구인들은 위와 같은 개정 세무사법 제3조, 부칙 제1조, 제2조가 청구인들의 평등권, 직업선택의 자유, 행복추구권 등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이 사건의 심판대상은 구 세무사법(2017. 12. 26. 법률 제15288호로 개정되고, 2020. 6. 9. 법률 제1733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 세무사법 부칙(2017. 12. 26. 법률 제15288호) 제1조 중 세무사법 제3조에 관한 부분 및 제2조(이하 '이 사건 부칙조항'이라 하고, 이 사건 법률조항과 이 사건 부칙조항을 통칭하여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가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구 세무사법(2017. 12. 26. 법률 제15288호로 개정되고, 2020. 6. 9. 법률 제1733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세무사의 자격)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세무사의 자격이 있다.
1. 제5조의 세무사 자격시험에 합격한 자
2. 삭제 <2012.1.26>
3. 변호사의 자격이 있는 자 <삭제, 2017. 12. 26.>
세무사법 부칙(2017. 12. 26. 법률 제15288호)
제1조(시행일) 이 법은 2018년 1월 1일부터 시행한다.
제2조(변호사의 세무사 자격에 관한 경과조치) 이 법 시행 당시 종전의 제3조 제3호에 따라 세무사의 자격이 있던 사람은 제3조 제3호의 개정규정에도 불구하고 세무사 자격이 있는 것으로 본다.
가.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한 판단 (법정의견)
〇 이 사건 법률조항은 변호사에 대한 세무사 자격 자동부여와 관련된 특혜 시비를 없애고 세무사시험에 응시하는 일반 국민과의 형평을 도모함과 동시에 세무분야의 전문성을 제고하여 소비자에게 고품질의 세무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마련된 조항이다. 이와 같은 입법목적은 정당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변호사에 대한 세무사 자격 부여 제도의 폐지가 필요하므로 위 조항은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합한 수단이다.
〇 변호사가 세무나 회계 등과 관련한 법률사무를 처리할 수 있다고 하여 변호사에게 반드시 세무사의 자격이 부여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변호사에 대하여 세무사 자격을 부여할 것인지 여부는 국가가 입법 정책적으로 결정할 사안이라는 점, 세무사법은 세무사 제도가 정착되고 세무대리시장의 수급이 안정됨에 따라 세무사 자격 자동부여 대상을 점차 축소하는 방향으로 개정되어 왔다는 점, 변호사에게 세무사의 자격을 부여하면서도 현행법상 실무교육에 더하여 세무대리업무에 특화된 추가교육을 이수하도록 하는 등의 대안을 통해서는 세무사 자격 자동부여와 관련된 특혜시비를 없애고 일반 국민과의 형평을 도모한다는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점, 변호사의 자격을 가진 사람은 변호사의 직무로서 세무대리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법률조항이 피해의 최소성 원칙에 반한다고 보기 어렵다.
〇 청구인들은 이 사건 법률조항으로 인하여 변호사의 직무로서 세무대리를 하는 것 외에는 세무대리를 할 수 없게 되어 업무의 범위가 축소되는 불이익을 입었으나, 이러한 불이익이 위 조항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보다 크다고 볼 수 없다.
〇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청구인들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나. 재판관 유남석, 이석태, 문형배, 이미선의 이 사건 부칙조항에 대한 기각의견
〇 이 사건 부칙조항은 이 사건 법률조항의 공익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그 시행일을 2018. 1. 1.로 정하고 변호사의 세무사 자격에 관한 경과조치를 규정한 것이다.
〇 먼저, 이 사건 부칙조항이 신뢰보호원칙에 반하여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와 관련하여, 청구인들의 신뢰는 입법자에 의하여 꾸준히 축소되어 온 세무사 자격 자동부여 제도에 관한 것으로서 그 보호의 필요성이 크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설령 그것이 보호가치가 있는 신뢰라고 하더라도 변호사인 청구인들은 변호사법 제3조에 따라 변호사의 직무로서 세무대리를 할 수 있으므로 신뢰이익을 침해 받는 정도가 이 사건 부칙조항이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에 비하여 크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부칙조항은 신뢰보호원칙을 위배하여 청구인들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
〇 다음으로, 이 사건 부칙조항의 평등권 침해 여부와 관련하여, 이 사건 부칙조항이 2017. 12. 26. 개정된 이 사건 법률조항의 시행일을 2018. 1. 1.로 정한 것은 앞서 살펴본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목적을 가급적 빨리 달성하기 위한 고려에서 내려진 입법적 결단으로 인정할 수 있다.
또한, 이 사건 부칙조항은 이 사건 법률조항의 시행일인 2018. 1. 1.을 기준으로 이미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달리 취급하고 있다. 위 두 집단은 사법연수원 입소 당시 또는 법학전문대학원 입학 당시 장차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면 세무사 자격도 자동으로 부여받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갖고 있었다는 점에 있어서는 동일하다. 그러나 전자는 2018. 1. 1. 당시 이미 변호사 자격을 취득함으로써 개정 전 세무사법에 따를 경우 세무사 자격을 자동으로 부여받을 수 있는 요건을 현실적으로 구비하고 있었던 반면, 후자는 2018. 1. 1. 당시 그와 같은 요건을 현실적으로 구비하고 있지 않은 채 장차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면 세무사 자격까지 자동으로 부여받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만을 갖고 있었던 것에 그친다. 후자의 경우 본인 및 주위 여건에 따라 사법연수원 과정이나 법학전문대학원 과정을 마치지 못할 가능성 내지 법학전문대학원 졸업 후 변호사시험에 합격하지 못할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는 없다는 점에서도 전자와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이 사건 부칙조항이 2018. 1. 1.을 기준으로 이미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달리 취급하는 것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것이므로,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하지 않는다.
다. 재판관 이선애,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의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한 반대의견
〇 이 사건 법률조항은 표면적으로 제시된 입법목적과 달리, 세무사 자격시험 합격자가 세무서비스 시장에서 가지는 지배력을 강화하고, 나아가 법학전문대학원 교육이념의 취지에 부합하는 법조인을 양성하기 위한 국가의 협력의무 이행을 저해하는 것으로서, 정당한 입법목적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보기 힘들다.
〇 설령 입법목적을 '세무분야의 전문성 제고'라고 파악하여 그 정당성을 인정하더라도, 변호사에게는 세무사로서 수행할 수 있는 세무대리업무 전반에 관해 전문성이 인정되므로, 수단의 적합성을 인정할 수 없다.
세무사법 제2조 각호에 열거되어 있는 세무대리업무 중 '장부작성업무'와 '성실신고확인업무'를 제외한 나머지 업무는, 원래부터 변호사에게 전문성이 인정되어 온 업무들이다.
'장부작성업무'와 '성실신고확인업무'는 다른 세무대리업무들에 부수한 업무이자 행정심판, 행정소송 등의 기초가 되는 업무일 뿐만 아니라, 세무대리를 시작하려면 6개월 이상의 실무교육 등을 받아야 하는 점 등을 고려한다면, 위 두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서도 변호사에게 전문성이 떨어진다고 볼 수 없다.
〇 변호사에게 세무사 자격은 부여하되, 추가 교육 이수 등 다양한 대안을 마련함으로써 입법목적을 동일한 정도로 달성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은 피해의 최소성 원칙을 충족하지 못한다.
자격제도의 속성상, 입법자로서는 이미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 사람뿐만 아니라 어느 정도의 교육만 받으면 실제 업무수행이 가능하다고 판단되는 사람을 포함하여, 실질적으로 당해 직업의 업무를 원활히 수행하는 데 필요한 능력과 지식 등을 갖춘 것으로 인정되는 사람이면 모두에게 자격을 부여하여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세무사법상 규정된 세무사제도의 목적과 세무사의 사명 등을 고려할 때, 조세법률관계에서 납세자의 위임을 받아 납세자의 권리를 충분히 보호하고 의무를 적정히 이행해 줄 수 있는 자라면, 세무사로서 능력을 갖추었다고 인정할 수 있다. 법률사무 전반을 다루는 대표적인 직역인 변호사는 당연하게도 바로 이러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변호사에게 세무사 자격 자체를 부여하지 않는 것은 과도한 기본권 제한이다.
〇 이 사건 법률조항으로 달성되는 공익의 정도는 불분명한 반면 제한되는 사익의 정도는 매우 중대하므로, 법익의 균형성 원칙도 충족하지 못한다.
이 사건 법률조항으로 인해 청구인들은 세무대리업무에 관한 능력이나 전문성을 갖춘 경우라고 하더라도 세무사로서 세무대리업무를 일체 할 수 없게 된다. 법률사무에 해당하는 세무대리업무는 여전히 수행할 수 있다고 하나, 세무대리업무 중 어느 것까지 이에 포함되는지 해석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청구인들은 이마저도 단념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이 사건 법률조항은 세무서비스 공급자간 경쟁을 약화시킴으로써 소비자가 원하는 품질의 세무서비스를 선택하는 데 현저한 제한을 가하고 있으므로, 세무분야의 전문성 제고라는 공익이 얼마나 달성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특히, 이 사건 법률조항은 소송대리까지 가능한 변호사를 세무대리인으로 선택함으로써 기장업무부터 행정소송에 이르는 원스톱 서비스를 이용할 가능성을 봉쇄하고 있다.
〇 이상과 같이, 이 사건 법률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청구인들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
라. 재판관 이선애,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김기영의 이 사건 부칙조항에 대한 헌법불합치의견
〇 변호사에 대한 세무사 자격 부여제도는 1961년 세무사법이 제정된 이래 50년 이상 동안 줄곧 시행되어 왔으며, 이러한 제도가 단시일 내에 폐지 또는 변경되리라고 예상될 만한 별다른 사정은 없었다.
〇 그런데 이 사건 부칙조항으로 말미암아, 이미 세무사 자격 취득에 대한 기대를 가진 채 상당한 노력과 시간을 들여 변호사 자격 취득을 위한 단계에 진입한 사람들은, 이제 세무사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 종전과 달리 반드시 세무사 자격시험에 합격하여야만 하게 되었다.
〇 변호사에게 세무사 자격시험의 일부를 면제한다든지 유예기간을 두는 등의 일체의 조치가 마련된 바도 없으므로, 이 사건 부칙조항으로 인한 신뢰이익의 침해정도는 중대하다.
〇 반면, 세무분야의 전문성 제고라는 공익의 실현이 장기적 관점에서 필요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이 사건 법률조항의 개정 당시 이미 변호사 자격 취득을 위한 단계에 진입한 사람에게까지 시급히 적용해야 할 정도로 긴요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〇 따라서 이 사건 부칙조항이 2018. 1. 1. 이전에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사람에 대해서만 세무사 자격을 인정한 것은, 신뢰보호원칙에 반하여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
〇 다만, 단순위헌을 선고하면 그나마 이 사건 부칙조항에 의하여 세무사 자격을 취득할 수 있는 사람들마저 그 근거규정이 사라져버리는 법적 공백이 초래되므로, 헌법불합치를 선고하는 것이 타당하다.
〇 아울러 이 사건 부칙조항을 개정하는 경우에는 문제되는 신뢰이익의 범위를 고려하여, '2018. 1. 1. 이전에 사법시험에 합격한 사람 또는 2018. 1. 1. 이전에 공고된 법학전문대학원 입학전형에 지원하여 입학자로 선발된 사람으로서, 각 2018. 1. 1. 후에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는 사람'에 대하여 세무사 자격이 부여될 수 있도록 입법적 배려를 해야 함을 밝힌다.
가. 변호사와 법조 관련 전문자격사의 형성 배경
변호사법은 법률사무 전반을 변호사에게 독점시키고 있다(대법원 2015. 07. 23. 선고 2015다200111 판결). 그렇다고 변호사가 모든 법률사무를 전담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일제 강점기를 거쳐온 역사를 보면, 여러 전문자격사가 저마다의 법률사무를 처리하여왔음을 알 수 있다. 변리사, 세무사, 법무사, 관세사, 공인노무사, 행정사, 공인중개사, 심판변론인 등의 전문자격사를 법조 '유사직역' 또는 '인접 전문직'이라고 한다. 여기서 유사(類似)란 말은 "진짜가 아니다"라는 부정적인 의미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법조 관련 직역'이라고 함이 타당하다.
전문자격사 제도는 해방 이후 새로운 정치·사회·문화 환경에 적합한 제도를 신중하게 연구하여 정립한 것은 아니다. 미군정 시대 때 대한제국과 일제식민지 시대의 유산을 받아들여 정립된 측면이 크다. 변호사제도만 하더라도 대한제국과 일제 강점기의 조선변호사시험 등의 제도를 통하여 판사, 검사, 변호사의 자격을 취득하여 활동해 오던 이들이 해방 이후에도 소정의 과정을 거쳐 자격을 인정받아 법원, 검찰, 변호사제도의 근간을 이루게 되었다. 1949년 변호사법의 제정이 다른 자격사에 관한 법률보다 빨랐던 것도 이를 말해준다.
나. 법조 관련 전문자격사와의 치열한 직역 분쟁
변호사를 비롯한 세무사, 변리사, 법무사, 공인노무사 등에 대한 배출인원이 대폭 증가함에 따라 생존경쟁에 따른 직역 분쟁이 발생하고 있다. 2017. 12. 26. 개정된 세무사법에서 '변호사의 자격이 있는 자'에 대한 세무사 자격의 자동부여제도를 삭제한 것도 이런 영향이다. 그리고 변리사와 세무사는 소송대리권을 획득하려는 법률안이 발의되어 통과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변호사는 법률사무를 취급하는 전문자격사와 직역 분쟁에서 그 중심에 서 있다. 직역 분쟁의 원인은 법조 관련 직역 종사자의 직무수행이 변호사의 직무권한을 침해하느냐 여부 또는 변호사도 법조 관련 직역의 직무를 할 수 있느냐 여부이다.
그간 문제된 사례를 살펴보면 ① 변리사법 제8조에 의하여 변리사에게 특허심판원의 심결에 대한 심결취소소송 및 특허 등 침해를 청구원인으로 하는 침해금지청구 또는 손해배상청구 등과 같은 민사사건에서 변리사의 소송대리가 허용되는지 여부(소극) (대법원 2012. 10. 25. 선고 2010다108104 판결), ② 변호사법 제3조에서 정한 '일반 법률사무'에 구 부동산중개업법 제2조 제1호의 '중개행위'가 포함되는지 여부(소극) (대법원 2006. 05. 11. 선고 2003두14888 판결), ③ 변리사회의 가입강제를 규정하고 있는 변리사법 제11조 중 변리사 부분이 위헌인지 여부(소극) (헌재 2008. 7. 31. 2006헌마666), ④ 특허, 실용신안, 디자인 또는 상표의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 침해금지 등의 민사소송에서 변리사에게 소송대리를 허용하지 않고 있는 구 변리사법(2004. 12. 31. 법률 제7289호로 개정되고, 2011. 5. 24. 법률 제1070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가 청구인들의 직업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헌재 2012. 8. 23. 2010헌마740), ⑤ 세무사 자격시험에 합격하지 않은 변호사가 세무사등록부에 세무사로 등록할 수 있는지 여부(원칙적 소극) (대법원 2012. 05. 24. 선고 2012두1105 판결), ⑥ 세무사의 자격이 있는 자 중 변호사 자격이 있는 자로 하여금 세무사 또는 이와 유사한 명칭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 세무사법 제20조 제2항이 청구인의 표현의 자유 및 직업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헌재 2008. 5. 29. 2007헌마248), ⑦ 갑 법무법인이 구 법인세법 시행규칙 제50조의3 및 구 소득세법 시행규칙 제65조의3에 근거한 세무조정반 지정신청을 하였으나 관할 지방국세청장이 법무법인은 조정반 지정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조정반지정 거부처분을 한 사안에서, 위 처분은 무효인 시행령 및 시행규칙에 근거하여 이루어진 것이어서 위법하다고 한 사례 (대법원 2015. 08. 20. 선고 2012두23808 전원합의체 판결) 등을 들 수 있다.
다. 전문자격사제도의 특징과 입법형성권
전문자격사 제도의 특징은 진입규제와 업무에 대한 규제를 들 수 있다. 진입규제로는 자격의 취득과 제한·상실, 배출인원의 통제, 독점적·고유한 직무보장을 들 수 있다. 업무규제는 동업형태의 제한, 보수와 광고활동 규제 등을 들 수 있다.
전문자격사 중 자격취득이 쉽지 않고 희소성을 갖는 자격사일수록 용역제공에 대한 보수가 높다. 국가는 자격사의 연간 배출인원을 강력하게 통제하고 선발시험을 주관하는 부처를 법으로 정하고 있다. 예컨대 변호사시험은 법무부장관, 세무사는 기획재정부장관, 공인회계사는 금융위원회, 변리사는 특허청장, 법무사는 대법원장, 공인노무사는 고용노동부장관이 관장하고 있다.
국가가 전문자격사제도를 시행함에 있어서 어느 자격사에게 어떤 직무를 부여할 것인지는 기본적으로 입법정책의 문제이다. 입법부가 어떤 직업분야에 자격제도를 시행함에 있어서 그 업무에 대하여 설정할 자격요건의 구체적인 내용은 업무의 내용과 제반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입법자가 결정할 사항이다. 따라서 자격요건의 설정에 대한 판단·선택은 헌법재판소가 가늠하기보다는 입법자에게 맡겨두는 것이 옳으며, 그러한 범위 내에서 입법자에게 입법형성권이 인정된다. 다만 그것이 재량의 범위를 넘어 명백히 불합리한 경우에만 비로소 위헌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헌재 2001. 9. 27. 2000헌마152).
라. 변호사의 세무사 자격 자동부여 제도 및 폐지 과정
1949년 변호사법이 제정된 지 10여 년이 지난 1961년에 이르러 세무사법이 제정되었다. 그 당시에는 세무사의 자격소지자가 많도록 그 요건을 대폭 완화하고 있다.
세무사법 [시행 1961. 9. 9.] [법률 제712호, 1961. 9. 9., 제정]
제3조 (세무사의 자격) 대한민국국민으로서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자는 세무사의 자격을 가진다.
1. 변호사
2. 계리사
3. 세무사고시에 합격한 자
4. 상법, 재정학, 회계학 또는 경영경제학에 의하여 박사 또는 석사학위를 받은 자
5. 교수자격인정령에 의한 자격을 가진 전임강사이상의 교원으로서 상법, 회계학, 재정학, 조세론 또는 경영경제학을 1년 이상 교수한 자
6. 상법, 회계학, 재정학중 1과목이상을 선택하여 고등고시에 합격한 자
7. 고등학교이상의 졸업자로서 국세(關稅는 除外한다) 또는 지방세에 관한 행정사무에 통산 10년 이상 근무한 자
변호사는 세무사의 자격을 별도의 시험합격과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않고 그 자격을 자동으로 부여받았다. 현재 일본 변호사법 제3조 제2항은 "변호사는 당연히 변리사 및 세리사의 사무를 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변리사와 세리사의 업무가 '일반 법률사무'에 해당하는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에 이와 같이 규정한 것이다. 일본의 입법례를 참고한 것으로 보이는 이 제도를 '세무사 자동 자격부여제도'라고도 한다. 세무사법 제정 당시에 그 자격을 널리 허용한 것은 세무사의 직무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그 자격자들이 많이 배출되어야 할 정책적인 필요가 있었다. 또한 단기간 내에 세무사를 증원시킬 수 없었던 시대 상황도 작용했다.
그 뒤 경제 발전에 따라 조세 관련 법령이 복잡해지고 세무사 자격 소지자가 늘어나자 1972. 12. 8. 법률 제2358호로 개정된 세무사법은 세무사 자격 인정 범위를 줄여 ① 세무사시험에 합격한 사람, ② 국세에 관한 행정사무에 종사한 경력이 10년 이상인 사람으로서 그 중 일반직 3급 이상 공무원으로 5년 이상 재직한 사람, ③ 공인회계사, ④ 변호사에게만 세무사의 자격을 부여하였다.
이후 1999. 12. 31. 법률 제6080호로 개정된 세무사법은 국세 관련 경력공무원에게 세무사 자격을 부여하던 규정을, 2012. 1. 26. 법률 제11209호로 개정된 세무사법은 공인회계사에게 세무사 자격을 부여하던 규정을 각각 삭제하였다. 그 결과 2017. 12. 26. 세무사법 개정 전까지 세무사 자격 자동부여 대상으로 변호사만이 마지막으로 남게 되었다.
마. 공무원이 퇴직과 동시에 자동자격부여를 허용한 법무사법, 행정사법, 세무사법, 변리사법, 공인회계사법 등 특혜규정의 삭제 필요성
공무원들이 퇴직과 동시에 해당 분야의 전문자격사 자격을 부여받았던 전문자격자 자동부여제도는 김대중 정부 때 세무사, 관세사, 변리사, 법무사, 행정사, 공인노무사 등 6개 전문자격자의 경우에 일정기간 관련기관에서 근무한 공무원에게 자동으로 자격을 부여하는 제도를 폐지하였다. 법조 관련 직역 자격자의 취득과정에서도 해당 부처 공무원 퇴직과 동시에 자동으로 자격증이 부여되었다. 그러나 현재는 1차 시험은 면제하고 2차 시험 과목만 부과하고 있다. 그렇지만 2차 시험 과목 역시 일반 수험생에 비하여 단 몇 과목만을 지정하고 있어 여전히 특혜를 누리고 있다.
현행법 체계에서는 전문자격사는 그 분야의 공무원과 유착관계로 얽혀 있다. 현직에서 근무할 때는 장차 퇴직 후에 종사하게 될 자격사의 업무영역의 확장과 경쟁관계에 있는 자격사의 진입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려는 내용의 입법안을 제출하기도 한다. 전문자격사의 관련 부처 공무원이 퇴직한 후 오래지 않아서 전문자격사 단체의 회장으로 선출되는 등으로 공정성을 우려할 수 있는 상태가 발생할 수 있다.
공직에서 퇴직한 전문자격사에 대한 전관예우도 문제되고 있어 근절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세무사나 변리사 등과 변호사 사이에 직역다툼 문제가 아니라 공무수행의 공정성 확보와 특혜 없는 정의로운 사회를 마련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따라서 현행 각종 자격사 법률에서 자격증 취득의 특혜를 부여하고 있는 특례조항을 삭제함이 타당할 것이다. 그렇게 해야 일반 수험생과의 공정한 경쟁 하에 자격증 취득시험을 시행할 수 있게 되며, 정의롭지 못한 유착관계도 단절할 수 있다. 해방 이후 우리나라의 공무원 사회는 재직 중에 퇴직 후 살아갈 방도를 마련하는데 그의 모든 권한을 이용하여 온 부패한 문화가 형성되어 있다. 따라서 법조 관련 직역 자격증의 취득에서 특혜를 주는 규정 역시 전부 삭제함이 타당할 것이다.
바. 변호사의 변리사 자격 자동부여 제도 및 폐지 움직임
변호사는 변리사법 제정 당시부터 변리사 자격도 인정받았다. 1961. 12. 23. 법률 제864호로 제정·시행된 변리사법 제3조는 변리사의 자격을 넓게 인정하였다.
변리사법 [시행 1961. 12. 23.] [법률 제864호, 1961. 12. 23.]
제3조 (자격) ① 만20세 이상의 국민으로서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자는 변리사의 자격이 있다.
1. 변리사시험에 합격하여 1년 이상 실무수습을 마치고 전형에 합격한 자
2. 변호사법에 의하여 변호사의 자격을 가진 자로서 변리사등록을 한 자
3. 특허국에서 3급 이상의 공무원으로서 3년 이상 근속하여 심판 및 심사사무에 종사한 자
오늘날까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실무수습을 마친 변호사는 변리사의 자격이 인정되고 있다. 이처럼 변리사법 제정 당시에 그 자격을 널리 인정하여 변리사 직무의 활성화를 기하기 위해서는 그 자격사들이 많이 배출되어야 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세무사와 마찬가지로 단기간 내에 세무사와 변리사를 양산할 수 없었던 시대 상황도 작용했을 것이다.
그러나 2014. 12. 12. 발의된 변리사법·세무사법안은 "변리·세무 분야는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돼 변호사 자격을 취득했다는 이유만으로 변리사와 세무사 자격을 부여하는 것은 합리적 이유 없이 변호사에게 부당한 특혜를 주는 것"이라면서, 지적재산권 및 세무 분야의 전문성을 높여 소비자들에게 고품질의 변리·세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변리사·세무사 자격 자동부여 제도는 폐지되어야 한다고 하였다.
이처럼 변리사 자격 자동부여제도에 대하여 규제 또는 폐지하려는 움직임은 단순한 생존경쟁 차원에서만 바라볼 문제는 아니다. 변호사의 직무에 변리사의 직무까지 포함된다는 일반론 외에 현실적으로 변호사에게 변리사의 직무를 수행할 충분한 능력이 있는지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지금처럼 막연하게 변리사의 업무가 변호사의 법률사무에 해당된다는 이유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변리사의 자격을 현재처럼 자동으로 부여받으려면, 변호사시험 과목에 지적재산법 등의 과목이 추가하는 등의 특단의 조치를 하여 변호사 자격 취득으로 변리사 직무수행도 가능하다는 객관적인 능력을 증명해야 한다. 그럼에도 변호사시험에 이런 과목을 추가하자는 논의도 찾아보기 어렵다. 따라서 세무사법상 세무사 자격에서 변호사가 삭제되었듯이, 변리사법에서도 동일한 입법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사. 결 론 (전문자격사 자동부여 제도 폐지 필요성)
헌법재판소는 변호사의 자격으로 세무사 자격까지 자동으로 부여받는 제도의 폐지가 합헌이라고 판시하였다. 장차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자가 세무사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별도로 세무사 자격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해방 이후 세무사를 비롯하여 변리사도 여러 직종에게 그 자격을 자동부여하는 정책을 취하였지만, 오늘에 이르러서는 고유한 시험합격으로 그 자격을 부여하는 것으로 정착되었다. 공인중개사의 업무가 변호사의 법률사무에 해당하지만, 변호사의 자격으로 공인중개사를 할 수 없는 법원의 입장도 깊이 고려해야 한다.
우리나라 전문자격사의 업무는 상호 중복되어 있는 특징을 갖고 있다. 다만, 그 업무를 처리할 자격사는 세분화되어 있기 때문에 해당 업무를 수행하려면, 그 자격사 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따라서 이번 헌법재판소 결정에서 세무사법 제정 당시부터 인정되었던 변호사에 대한 세무사 자격 자동부여 제도를 폐지한 것이 합헌이라는 결정은, 다양한 전문자격사의 취득은 자격시험 합격이 있어야 함을 분명히 말해주고 있다. 헌법재판소 재판관 중에 반대의견도 유력하지만, 그런 견해가 금방 변경될 가능성도 크지 않다.
현재 공무원들이 퇴직 후에 자기 분야의 전문자격사를 취득하는데 1차시험 면제 등의 특혜를 누리는 제도 역시 앞으로는 폐지 또는 축소되는 방향으로 나갈 것이다. 또한 대한변리사협회는 세무사법의 전례에 따라서 변호사의 변리사 자격 자동부여 제도를 폐지하려는 입법로비 활동을 치열하게 전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변호사시험에 변리사의 자격을 유지할 수 있는 새로운 과목을 추가하는 등의 가시적 조치가 없으면, 장차 변호사에 대한 변리사 자격 부여 법 조항도 삭제될 것이다.
정형근 교수(경희대 로스쿨)
사법시험 34회, 사법연수원 24기
변호사, 전 경희대 로스쿨 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