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비 없는데 어떻게 비우나" 서울 5.6만호 공급 중단 위기, LTV 70%가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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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비 없는데 어떻게 비우나" 서울 5.6만호 공급 중단 위기, LTV 70%가 해법

2026. 01. 28 10:04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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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정비사업 91% 조달 차질 확인

국토부에 규제 완화 및 패러다임 전환 건의

서울시청에서 열린 이주비 대출규제 합리화 촉구 브리핑 /연합뉴스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정책과 부동산 대출 규제가 서울 시내 주택 정비사업의 공급망을 가로막고 있다. 서울시가 올해 이주를 앞둔 정비사업 구역 43곳을 전수 조사한 결과, 전체의 약 91%인 39곳이 대출 규제로 인해 이주비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정비사업 현장에는 '6·27 가계부채 관리강화 방안'과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에 따라 1주택자 주택담보대출비율(LTV) 40%, 다주택자 LTV 0%, 대출 한도 6억 원의 규제가 적용 중이다. 시에 따르면 이번 조사 대상 중 규제 영향권에 놓인 곳은 재개발·재건축 24곳(2만 6,000호)과 모아주택 등 소규모 정비사업 15곳(4,000호)을 포함해 총 3만 1,000호에 달한다.


내년까지 범위를 넓히면 대출 규제로 이주가 지연되는 사업장은 66개소, 공급 물량은 5만 6,000호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자산가로 보기 어려운 원주민 다주택자들이 LTV 0% 규제에 묶이면서 세입자 보증금 반환과 이주 비용을 마련하지 못해 사업 자체가 멈춰 서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빌려줄 수도, 나갈 수도 없다" 규제 덫에 걸린 5만 6천 가구

중랑구 면목동 A 모아타운 구역은 대출 규제의 직격탄을 맞은 대표적인 사례다. 조합원 811명 중 36.5%인 296명이 다주택자로 분류되어 대출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 시공사가 신용도 하락 우려를 이유로 지급 보증을 거부하면서 이주 단계에서 사업이 중단됐다.


또 다른 재개발 지역에서도 다주택 조합원 60여 명이 이주비 130억 원을 조달하지 못해 오는 2월로 예정됐던 이주 일정이 무기한 연기됐다. 자금 조달이 막힌 조합원들이 현금청산자로 변경을 요청하면서 사업 지연과 사업비 증가라는 전방위적 악영향이 확산되고 있다.


자금 조달 여건의 양극화도 심화되는 양상이다. 강남권 대규모 사업장은 대형 시공사를 통해 높은 금리로라도 추가 자금을 확보하고 있으나, 중견 건설사가 참여하는 소규모 사업장은 기본 이주비보다 3~4% 이상 높은 고금리를 감수해야 하거나 아예 자금 통로가 막혀 있는 실정이다.


"이주비는 투기 아닌 사업비" 법원도 인정한 특수성 주목해야

법조계와 서울시는 이주비 대출을 일반 주택담보대출과 동일하게 취급하는 현행 규제가 정비사업의 특수성을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36조 제1항에 따르면 사업시행자는 철거 주택 소유자에게 임시수용 등 조치를 할 의무가 있으며, 이주비는 이 의무를 이행하기 위한 필수적인 '사업비용'의 성격을 갖는다.


판례 역시 이주비 대출의 독특한 구조를 인정하고 있다. 서울고등법원 2025. 7. 23. 선고 2023누63170 판결과 서울고등법원 2024. 4. 24. 선고 2023누35359 판결은 이주비 대출이 조합원의 종전 자산을 담보로 금융기관에서 차입하되, 그 이자를 조합이 사업비로 처리하여 상환하는 구조임을 명시하고 있다.


즉, 이주비 대출은 새로운 주택을 구입하기 위한 투기 목적이 아니라, 정비사업으로 인해 발생하는 임시 거주 비용을 조달하기 위한 필수 행위다. 헌법재판소(2022. 3. 31. 선고 2019헌가26 결정)가 강조한 주택 공급 절차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고려하더라도, 공급 자체를 가로막는 이주비 규제는 정책 목표와 배치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서울시 "LTV 70%로 정상화" 국토부에 패러다임 전환 건의

서울시는 지난 22일과 27일 두 차례에 걸쳐 국토교통부에 이주비 대출 규제 합리화를 촉구하는 건의안을 전달했다. 주요 내용은 이주비 대출을 일반 가계대출과 분리하고, LTV를 70%까지 상향 적용하는 것이다. 또한 다주택자 중에서도 정비사업 구역 내 장기 거주한 실거주자에 대해서는 예외 규정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시 관계자는 정비사업이 관리처분계획인가 고시 이후에는 종전 토지를 사용·수익할 수 없도록 규정한 도시정비법 제81조 제1항을 근거로, 이 단계에서의 대출 규제 완화는 법률적 강제성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최진석 서울시 주택실장은 "이주비 대출은 단순 가계대출이 아니라 주택 공급을 위한 필수 사업비용으로 인식해야 한다"며 "예정된 주택 공급 일정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책적 패러다임을 시급히 전환하고 모든 행정력을 집중해 국토부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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